[시승기] 우아함에 가려진 폭발적인 터보 엔진..마세라티 ‘MC20’
데일리카 신종윤 기자입력 2023. 6. 19. 17:51
마세라티, MC20
[데일리카 신종윤 기자] 마세라티 MC20는 마세라티를 대표하는 미드엔진 플래그십 슈퍼카로 자체제작한 네튜노 엔진과 탄소섬유 섀시를 사용해 외관만큼이나 강력한 퍼포먼스를 뽐내는 것이 특징이다.
마세라티, MC20
MC20는 2004년 등장했던 MC12의 후속 모델로 마세라티를 대표하는 미드십 슈퍼카라는 점이 동일하다. 하지만 엔초 페라리와 형제 모델인 동시에 50대 한정 생산 모델인 MC12와는 희소성 및 상징성 측면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형 MC20가 지닌 상징성을 꼽아보자면 페라리의 영향력을 벗어나 자체제작한 네튜노 엔진을 탑재한 것이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이며, 차세대 마세라티를 대표하는 디자인큐가 모두 반영 됐다는 점에서 MC20는 마세라티의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마일스톤 같은 존재라고 볼 수 있겠다.
마세라티, MC20
차체 전면을 살펴보면 미드십 슈퍼카 특유의 낮고 넓은 차체를 확인할 수 있다. 로우 앤 와이드 컨셉에 따라 차선을 가득 채우는 넓은 차폭(1965mm)이 인상적이며, 초등학교 1학년 평균키 수준에 부합하는 전고(1225mm)는 MC20가 얼마나 낮은 시트포지션을 지녔는지 한 눈에 보여준다.
마세라티, MC20
비율에서 풍기는 강력함에 비해 세부 디자인 항목들은 심플함이 강조됐는데,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태를 보면 화려하고 기교 섞인 디자인보다 반듯하고 미니멀한 감각이 돋보인다. 물론 라디에이터 그릴에 위치한 삼지창 로고와 카본으로 제작된 립스포일러는 MC20의 남다른 외관에 파괴력을 더한다.
마세라티, MC20
측면 실루엣은 미드십 슈퍼카의 전형으로 앞・뒤 바퀴 사이에 승객석과 엔진이 배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낮은 앞코와 윈드실드를 넘어 매끄럽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이 모두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우아한 분위기가 강조됐다. 공기역학적인 디자인 특성으로는 다운포스를 높이기 위해 공기저항계수 0.38Cd가 세팅됐다.
마세라티, MC20
후면 역시 전면과 같은 넓은 차폭이 인상적이다. 테일램프 디자인은 얇고 넓은 삼각형태로 안정감을 더하고 엔진룸 덮개는 마세라티의 삼지창 로고를 적용했다.
마세라티, MC20
후면 범퍼 또한 폭넓은 탄소섬유 사용이 눈에띈다. 차체 바닥 안쪽부터 길게 뻗은 리어 디퓨저의 모습이 제법 본격적이라는 인상이며, 배기구는 범퍼 가운데에 위치해 역시나 담백한 분위기로 완성됐다.
마세라티, MC20
실내로 들어가기 위해 차문을 열어보면 버터플라이 방식으로 작동되는 도어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탄소섬유로 완성된 MC20의 문짝은 프레스 성형 금속과 달리 세밀한 디자인이 가능하며 동시에 더욱 가벼워진 무게를 자랑한다. 참고로 도어캐치는 전자식으로 작동되며, 내부에서도 버튼을 통해 차문을 열 수 있다.
마세라티, MC20
스티어링휠은 카본과 알칸타라 소재가 사용됐다. 손이 닿는 3시와 9시 방향은 알칸타라를 통해 그립감을 높였으며, 스티어링 휠 상・하단은 카본이 사용된 식이다. 하단의 경우 다리 움직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D컷 디자인이 사용됐다.
혼커버 왼쪽은 크루즈컨트롤과 차체 리프터 버튼이 마련됐으며, 오른쪽은 멀티미디어 버튼이 마련됐다. 하단으로는 엔진 스타트 버튼과 런치 컨트롤 버튼이 위치했다.
마세라티, MC20
시트는 승하차 용이성을 높이기 위해 ‘이지 엑시트’ 기능이 마련됐다. 시동을 끄면 시트가 뒤로 밀려나는 방식인데, 시동을 걸었을 때 이전에 앉았던 시트 포지션으로 복귀 되지 않는 부분은 아쉽다.
마세라티, MC20
간결한 분위기의 실내는 운전에 집중하기 위한 최소한의 구성으로 디자인됐다.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는 모두 10.25인치 화면이 사용됐고 센터터널에 드라이브 모드 다이얼, 기어레인지 버튼 등이 사용됐다. 조수석 앞쪽의 대시보드 트림 또한 가죽, 카본, 알칸타라 소재가 두루 사용됐으며, 카본 트림에는 차명과 이탈리아 국기 로고가 새겨져 차량의 정체성을 다시금 확인시킨다.
마세라티, MC20
마세라티, MC20
자그맣게 마련된 센터 콘솔에는 USB 타입 A와 C가 각각 마련돼 있어 범용성을 높였다. 하지만 컵 홀더의 경우 센터 터널 맨 뒤에 하나만 마련돼 있었는데 이는 곧 달리는 차에 음료를 들고 타지 말라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일상접근성에 있어서는 아쉬운 포인트다.
마세라티, MC20
차세대 마세라티의 핵심자원으로 개발된 네튜노 엔진은 3.0리터 V6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 630마력, 최대토크 73.4kg・m를 발휘하는 고성능 엔진이다. F1에서 사용하던 프리챔버 기술을 발전시킨 마세라티 이중 연소(MTC) 기술은 네튜노 엔진을 리터당 210마력의 고효율 엔진으로 만들었다.
마세라티, MC20
마세라티, MC20
본격적으로 차를 몰기 위해 시트포지션을 맞춰보면 낮은 차체에 대한 실감이 밀려온다. 평소라면 가장 낮춰 앉았을 시트도 살짝 들어올려줘야 한다. 차량 전방 및 좌우 폭을 확인하기 어려울 만큼 낮게 내려앉기 때문이다. 그런 반면 전자식 룸미러는 쾌적한 후방 시야를 제공한다. 또한 사이드미러로 보이는 거대한 흡기구는 미드십 차량의 특별함을 시각적으로 즐길 수 있게 한다.
마세라티, MC20
차를 몰아보면 여느 슈퍼카들이 그러하듯 상당한 수준의 페달 답력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브레이크 페달의 경우 디스크와 맞닿는 캘리퍼 감각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세밀하게 미트 포인트를 조절할 수 있었다.
마세라티, MC20
드라이브 모드는 총 다섯 가지가 마련됐다. WET, GT, SPORT, CORSA, ESC-OFF 순서로 세팅됐으며, 오른쪽으로 돌릴 수록 전자장비 개입이 해지된다. 안정성 제어가 적어지는 만큼 CORSA와 ESC-OFF는 해당 모드 진입에 다소간의 딜레이를 적용했다.
마세라티, MC20
스티어링 휠 위에 위치한 런치 컨트롤 기능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CORSA 모드 진입이 필수다. 이때 계기판의 그래픽은 변경되고 엔진 회전수와 기어 단수, 속도 등이 간략하게 표시된다. 주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필수 요소들만 표시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런치 컨트롤 버튼을 누르고 브레이크 페달에 이어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리면 비로소 런치 컨트롤이 활성화 된다.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타이어 마찰음이 울려 퍼지며 환상적인 가속력을 보여준다.
한편, 계기판에는 액셀레이터 및 브레이크 사용량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 브레이크의 경우 10~20% 내외면 어지간한 일상 고속 주행도 커버할 수 있었다. 그만큼 MC20의 한계영역은 높고 일상의 범주 밖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마세라티, MC20
런치 컨트롤 이후에도 차를 몰아붙여 보면 순식간에 일상의 속도를 벗어나는 폭발적인 가속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 0-100km/h 가속에 2.9초, 0-200km/h 가속에 단 8.8초만이 소요될 뿐이다.
낮고 넓은 차체는 지면에 달라붙어 도로를 잡아채 듯 맹렬하게 뛰쳐나간다. 높아지는 속도와 좁아지는 시야에 점차 가속 페달의 힘을 뺀다. 차의 한계성능은 한참 남았지만 운전자의 담력과 기술, 도로 환경이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행 모드를 GT로 돌려놓으니 비로소 차체가 안정된다. CORSA의 단단한 서스펜션 세팅은 서킷에 최적화 된 모습이다.
마세라티, MC20
일상 영역과 거리가 먼 듯한 슈퍼카지만 최신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갖춰 높은 수준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마세라티 인텔리전트 어시스턴트(MIA)는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를 기반으로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접근이 가능하며, 스텔란티스 앱을 통해 자체 내장된 티맵을 이용할 수도 있었다. 사운드 시스템은 소너스 파베르가 사용됐으며,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도 마련됐다.
마세라티, MC20
마세라티 MC20는 슈퍼카 카테고리 내에서 차별화 된 매력을 뽐내는 신선한 분위기의 미드엔진 슈퍼 스포츠다. 과격함 일색인 카테고리 내에서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무장했으며 최신 멀티미디어 시스템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이에 상반되는 터보 엔진의 무시무시함도 이 차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폭발적인 펀치력을 우아함으로 포장한 마세라티 MC20의 판매가격은 3억 900만원이다.
jyshin@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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