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5.26 (일)
고성 아이언맨70.3 철인대회
아이언맨70.3대회는
수영 1.9km + 바이크 90.1km + 런21.1km
제한시간 8시간 30분내 완주해야 하는 대회이다.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아이언맨 국제대회는
구례 아이언맨 대회와 올해 처음 개최된 고성 아이언맨70.3대회
(구례는 킹, 고성은 하프)
참가비가 만만치 않은 대회인만큼 대회 참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대회이다.
이번 고성 아이언맨70.3대회 참가인원은 1,820명 참가한(한국:1,554명 / 외국인:266명) 엄청난 규모의 대회.
대회 참가전 싸이클 연습이 덜 된 상태라 싸이클 걱정과 과한 런 훈련으로 무릎에 통증이 있어 대회 참가전부터 걱정과 우려를 많이 했다
이번대회는 클럽에서 대량의 인원 참가로 버스대절과 싸이클을 모셔갈 작은 트럭을 준비했다.
다행히 경남 고성까지의 장거리 운전을 안해도 된다는 ... (대회 마치고 지친몸으로 장거리 운전을 한다는 건 솔직히 위험도가 크다)
여행을 가는듯한 가벼움과 즐거움으로 오랜만에 버스에서의 달콤한 잠도 즐겨본다.
고성 대회장에 도착, 등록접수를 하고 싸이클 검차받고 거치대에 거취해 놓으니 맘이 홀가분하다
이제 일단의 준비는 된 듯하다
그런데 날씨가 꼭 한여름 날씨처럼 덥다. 뜨거운 햇볕과 후덥지근한 바람이 은근히 맘을 무겁게 만든다.
잠깐의 자전거 용품과 철인용품 등을 구경하는 사이 더위에 지쳐버린다.
내일도 이런 기온이라면 으으으으 ....
경기설명회를 듣기위해 남은 무료한 시간을 공룡엑스포공원에서 퍼질러 시간을 떼운후 경기설명회를 듣고 숙소로 가서 내일 대회준비를 한다.
< 모닝기어백 / 바이크백 / 런백 >
모닝기어백에는 대회마친후 갈아입을 옷, 신발, 핸드폰 등을 넣어 대회전 정해진 트럭에 실으면 골인후 찾으면 된다.
바이크백과 런백은 바꿈터에서 매 종목후 찾아서 미리 넣어둔 장비와 준비물을 챙기면 된다.
바이크백에는 자전거핼멧, 클릿슈즈, 양말, 장갑, 고글, 파워젤과 음료 등 넣어두고 수영후 찾아서 슈트정리해서 넣고 싸이클 준비하고,
런백은 러닝화, 모자, 배번 등을 넣어두고 싸이클 완료후 런 준비를 하게된다.
잘하는 철인들은 바꿈터에서의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 난 바꿈터의 시간을 줄여지지가 않는다. "바꿈터 시간이 왜이리 길어요?"여러 지인들의 말이다.
하지만 난 천천히 하나하나 챙겨서 빠뜨리는거 없이 가는게 차라리 낫다고 생각한다. 성급하게 서두르다가 뭐라도 빼먹으면 더 골치 아프다는 생각에 나름 여유를 가지려 한다. 그리고 수영 나오기전 물속에서 바꿈터에서의 할 일과 순서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해본다. 나름 도움이 되는듯하다.
수영(1.9km) 38:57초 / 바꿈터(T1) 8:81초
바이크(90.1km) 3:08:05초 / 바꿈터(T2) 5:10초
런(21.1km) 2:05:52초
-----------------------------------
토탈기록 6:06:53초
나름 괜찮은 기록이다
수영 출발전 ...
두근두근, 물이 얼마나 차가울까, 그리고 얼마나 줘 터질까 등등의 긴장감으로 가슴떨림이 심하다.
이 가슴떨림은 지극히 기분이 안좋다. 대부분의 대회 참가자들이 그럴것이다. '내가 철인운동을 그만게 된다면 그건 아마 이 기분 때문일것이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기분이 뭐같다. 내빈소개와 간단한 몸풀기 운동후 개인수영기록별로 롤링스타트 방식으로 출발 ...
무난했고 생각보다 거리가 좀 짧다는 생각에 들었다. 다른 지역 바닷물처럼 너무 짜서 쓴맛이 날 정도까지는 아닌 적당한 짠맛에 나름 편안했다.
수영에서 트라우마가 생길것 같은 느낌이 든다. 수영중 옆에 사람 인기척이 느껴지면 덜컥 겁이 난다. 오지마라 오지마라 가라 가라 저리가라 제발 ...
부딪치고 팔에 맞고 다리에 차이고 페이스 놓치고 .... 해서, 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가이드 레인과는 멀찍히 떨어져서 가게 된다. 거리가 좀 늘어나지만 난 좋다.
수영 마치고 바이크백을 찾아 슈트벗어 정리하고 발딱고 양말과 클릿슈즈신고 헬멧쓰고 장갑끼고 고글착용하고 다시한번 빠진게 없나 보고 파워젤 하나 먹고 다시 바이클백 걸어놓고 자전거 거치대로 가다가 혹시나해서 화장실 한번 들러주고 자전거 끌고 출발선으로 고고
화장실 얘기가 나왔으니
내 당초 계획은 수영 완료 100m쯤에서 속도를 늦쳐 마음을 안정시킨후 작은거를 해결하려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처음에는 몇번 됐었는데 어느 대회부터인가 뜻대로 안된다. 마음의 안정을 시키고 집중을 해야 하는데 이놈의 팔젓기 때문인지 집중이 안된다.
싸이클 >>
초반 싸이클 페이스가 좋은듯하다가 이내 처지기 시작한다. 막 추월당한다. 자전거에서 제일 많이 추월 당한다. 기분이 씁쓸하다.
작년 구례대회때 준비한 선식을 한모금 두모금 쭉 들이킨다. 추월 당해 다리 무거워지고 속도 떨어지고 사기 저하되고 허리까지 아파온다. 에고 안되는데 ....
이래저래 힘들게 반환점을 돌고나니 전날 버스로 싸이클 코스 투어했던 곳이 나오길래 다음 진로가 눈에 읽혀진다. 맘이 가벼워 진다. 길이 보이고 다음코스가 짐작이 되니 힘이 좀 나는듯 하다. (혹시 선식의 효과가 아닌가 하는 엉터리 상상도 해본다). 순간 추월 당해 뒤처지는것에 나름 오기(?)가 발동, 기어비를 무겁게 해서 푸욱~ 눌러 본다. 쭉 나간다 쭉쭉 잘 나가네. 낮은 오르막도 탄력받아 단번에 올라간다. '이거 뭐지?' 하는 의아함과 희열을 느낀다. 평소 케이던스 80~90수준에 맞추려 애썼는데 60수준에서 무겁게 변속하여 밟으니 속도가 난다. 혹시 '이게 나한테 맞는 기어레벨인가?' 대회후 조만간 다시 시험해 보자고 생각하며 후반의 레이스를 쭉쭉~ 쭉쭉~ 기분좋게 달렸다.
자전거 하차지점에 내려 끌고 가는데 "강무원 화이팅, 잘한다~" 클럽 선배님들의 응원소리가 들린다. 기분좋다. 힘든데 걸어야 하는데 뛴다 뛰는 시늉으로 응원에 보답을 한다. 응원군의 시야를 벗어나서 다시 자전거를 잡고 걷는다.
런이다 >>>
런은 힘들어 힘들어 너무 힘들어 역시나 힘들어
시간은 어느덧 뜨거운 햇살이 내리째는 시간대. 덥다 뜨겁다 지친다 걷고싶다 런에 무슨 오르막이 이케 많아 초반 오르막을 걷는다 나만 걷는게 아니다. 앞에 한두사람이 걸으니 주변 사람들 걷기 시작한다. 이제 이 오르막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걷는다. ㅎ 맘이 편하다. 사람은 한사람이 어떤행동을 하면 주위사람들도 아무렇지 않게 따라서 하는 동물인 듯 하다. 재밌다. 힘든데 재밌고 웃긴다.
10km정도 내자신과 싸운듯 하다. '이번대회가 진짜 마지막이다. 다음대회 취소할까 취소하고싶다 환불해주갰지 ... 아 힘들어 걷고 싶다. 서고싶다. 내가 이걸 다시 왜 하는거야 ㅆㅂ' 매 대회때마다 되풀이되는 헛소리이다.
어느순간 자세잡고 바르게 달려본다, 괜찮다. 조금만 참고 뛰니 그닥 힘들지 않다. 기분탓인지 페이스도 좋다. '오늘은 후반부가 좋다. 싸이클도그렇고 ...' 이런생각을 하며 오르막도 뛴다. 내리막도 뛴다. 그렇게 3lap을 돌고 분기점에서 심판이 3랩이냐고 묻는다. 기분이 좋다. 살짝 웃어주며 자신있게 손꾸락 3개를 핀다. "3랩은 이쪽으로" 외쳐 주는데 기분 너무 좋다. 3랩 아닌 사람들 다시 반환점을 돌아간다. 안돼보인다. 힘들어 보인다. ㅎㅎㅎ 난 이제 골인점으로 간다. 힘이 더 난다.
골인 ~~~~
아무런 기분이 없다.
자원봉사자 학생들이 수건 둘러주고 메달 걸어주더니, 기념품 받고 밥먹으러 가란다.
기념품(모자&티셔츠)받고 잘 나온 밥 한그릇 뚝딱 !!
어여 씻고싶은 생각이 간절해 클럽분들 기다리지 못하고 혼자서 바꿈터로 가서 잔차찾고 기어백 찾아 숙소로 가니 우리 클럽 에이스(프로선수 ○○○)가 벌써 들어와서 자고 있다. '멋찐놈'
숙소 욕실 밀리기 전에 얼른 씻고 옷갈아입고 짐정리 대충하고 숙소 베란다에서 시원하게 부는 바람을 맞으며 담배 한입 물고 여유를 즐긴다.
이 여유가 좋다. 다끝난뒤의 시원함, 상쾌함, 우울하지 않는 기록. 다 좋다. 이번대회는 다 좋다. 기분좋타 ㅎ <끝>
첫댓글 어딘지 낚시글 같은데요 ...
그래도 물지 않을래요.
순간순간 머리속을 정리해내는 힘이 참으로 멋져보이네요.
몸과 생각이 조화로울 때 짜릿한 법인데 ..
축하드립니다.
잘생긴 공룡 같아요.
우아... 역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니였어....
마르코님 대단하세요!!
너무 더웠죠.
좋은기록으로 완주 축하드립니다.
덜컥 겁이 나네요... ㅎㅎㅎ
진심 멋지십니다 철인3종 경기... 좋은기록으로 완주까지 멋지십니다
후기도 잼있게 쓰시네요 짱!
와우 역쉬 대단하십니다. 제 주변에 철임이 계시다니 저또한 뿌듯하네요 ^^
수영만 되면 저도 도전 해볼만 한데..ㅎㅎ
생생 후기에서 많은 인내와 심적 고통이 느껴지내요. 뿌듯 하시겠습니다~~
근데 70.3이 뭐에요?
전체 거리를 마일 단위로 .
70.3마일
마르코님, 대단하십니다.
그 어렵다는 철인 3종 경기를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셨네요.
후기 잘 보았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축하드립니다.
나도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
(마음만은~ ㅎ)
좋은 기록으로 완주 축하드립니다.
바로 도전해보고 싶을 정도로 후기가 생생하고 특히 사진들이 멋지네요~
공부건, 노는 것이건, 일하는 것이건,
운동이건
극한에 도전하는 인간의 모습은
참 아름답습니다.
저도 극한에 도전 중입니다.
게으름의 끝이 어딘지.
낚시줄에 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르코니 축하드립니다.
글을 읽고 나니 저절로 3종경기 하고싶게 밑밥 제대로 뿌린글 맞네요!
힘들지만 즐겁게 완주 하신것 같아요... 수고 많았습니다 ~
대회분위기 최고였다고 들었어요 왜 참가비가 비싼지 이해할듯요^^최고의 대회에서 멋지게 무사히 완주 축하드립니다 준비과정도 고생하셨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