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으니까 일어나야지' 하며 겨우 일어났다. 일어나기가 싫어서 밍그적거리고 밍그적거리다가 아직은 내가 살아있음을 인정하고서 용기를 냈다. 매일 그랬다. 늙으면 잠이 줄어든다고 하는데, 그도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닌가보다. 젊어서도 부지런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대놓고 늦잠을 자거나 할 상황은 아니었다. 애들 학교는 지각 안하게 보내야 했고, 나역시 출근을 해야했으니까. 그리고 그시대 모든 여자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모든 일체의 가사일이 다 내몫이었으니까 결코 쉽지는 않았다. 어느날엔 손빨래를 하다가 뛰어가기도 했고, 며리를 감고나서 수건을 손에든체 달리기도 했다. 일터인 직장이 가까이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그건 지금 생각해도 그랬다. 사실 세탁기는 빨래가 가장 많았던 애들 중고등학교 시절인데, 그때만 해도 우리집엔 세탁기가 없어서 손빨래를 해야했다. 그렇게 살았는데,,, 불평은 지금이 오히려 더 많은것 같으니 사람 참 분별없는것 같다. 그때나 지금이나 잘하고 있는게 없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다만, 그때는 내 앞만 보고 살아왔다고 하겠다. 솔직히 한치앞도 보이지 않았기에, 남들은 어찌지내는지 관심도 없었는지 모른다. 나만 힘들고, 나만 창피하고, 나만 억울하고,,,. 이제는 적어도 힘들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안다. 다들 억울하다고 분을내며 살고 있기도 하고. 아니, 나만 빼고, 모두들 얼마나 치열하게 살고있는지도 알고있다. 드라마를 봐도 그렇다. 주인공이 아니라고 투덜데고 있지만, 정작 그주인공들이 얼마나 맹렬하게 살고있는지를 보게되었다. 목슴을 내놓고 살지않던가. 나는 목슴을 내놓기는 커녕, 늘 억지로, 등떠밀려서 간신히 살아온것 아닌가. 이제와서 그걸 부끄러워 한들 소용이 없다. 내 마음속엔 늘 '안살면 그만인데, 누가 살라고 붙잡고 사정하는것도 아닌데', 이런 마음을 품고 있었다. 내 인생에 돌풍이 불어와 내 상황과 처지를 바꾸어 놓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랐다.ㅎㅎㅎ. 80을 바라보고, 기대수명이 코앞이라고 하면서도 여전히 허황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사람이 철들기는 어려운 것인가. 나만 그렇겠지? 작은 아이가 영어 시험에서 0점도 맞고, 10, 20점은 양호한 편이라며 씩 웃었다. 낙심한 기색도 없는걸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점수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천원씩 주겠다고 응원을 하기는 했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안느낄수가 없었다. 이제 초등학생인데, 중고등학교가 6년인데, 그리고 영어 빼고 살수있는 세상도 아닌데,,, 며늘은 무슨 생각일까. 자기일을 줄이고라도 아이들에게 시간을 주면 안되는 것인지,,, 며늘이 괜찮다면 내가 신경쓸일도 아니고, 내가 신경써서 될일도 아니긴 하지만,,, 가슴이 답답해온다. 학생에게는 공부가 힘이 아니던가. 이 힘이 권력이 되기도 하고, 무한 능력이 되기도하는 세상 아닌가. 잘난 지들이 더 잘알고있을 터인데 뭐,,,. 오늘은 하늘이 맑으려나,,, 나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