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의 투수들과 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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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서울에서 퍼왔습니다.
흔히들 8-7로 이기면 사람들은 이기는 법을 아는 투수라고 부른다.
반면 1-2로 진다면 클러치에 약한 투수라고들 한다. 참으로 넌센스다. 이런 불공평은 또 있다. 종종 선발투수는 불펜진의 역량에 따라 그날의 운명이 결정된다. 6이닝 3자책, 2사후 주자 1,3루에 바통을 터치했을 때, 불펜이 좋거나(3자책), 혹은 나쁘거나(5자책)...
승수와 방어율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투수들의 행운(?)은
SNW(Support-Neutral Wins)-SNL(Support-Neutral
Losses)로 알아볼수 있다. SNW-SNL은 리그의 평균적인 지원-득점지원, 불펜지원-을 가정한 투수의 변환 승수를 구장효과(Park
Factor)로 조정한 수치다.
세이버 메트릭스의 미래로 칭송받는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Baseball
Prospectus 이하 BP)의 팀 구성원중 한명인 Michael Wolverton은 올해 LA 다저스의 SNW-SNL 팀 랭킹을 ML 전체 11위로 평가했다. LA
다저스 선발진의 순수한 능력으로 기대할수 있는 승수는 55승 54패.
SNW-SNL은 다저스 선발진의 실제승수 65승 50패가 상당히(Team
Luck Totals 4위) 과대포장 되어 있음을 말해준다. (SNW-SNL 팀순위 보기)
Michael Wolverton은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킨 이시이를 ML 전체에서 불펜진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은 3번째 선수로 평가했고, (Reliever
help 순위 보기) 가장 운이 좋은 투수 TOP 10에 이시이와 노모를 나란히 올려놓았다.(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운이 좋은 투수란 실력이 없는 투수를 일컫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좋은 피칭에 더해지는 승운으로 보는 편이 바람직하다.)(Luckiest 10 ML Starters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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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소개한 Michael Wolverton의 피칭 리포트가 다저스 선발진에게
호의적이지 못한 것은 다저스 투수들의 '행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BP팀의 변환통계들이 투수들에게 절대 유리한 다저 스타디움의 구장효과(Park Factor:BP제공-20.7%)를 감안한 조정 수치들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다저스 투수들의 액면가 성적은 못믿겠다 이거다. 주지하듯, 다저 스타디움은 마운드 높이가 높아 투수들이 편안함을 느끼며, 야간 경기시 습기가 많아 홈런이 적게 나오는 투수들의
천국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샌디 쿠펙스, 돈 드라이스데일, 페르난도 발렌주엘라, 오렐 허샤이저 등의 명투수들이 가꿔온 전통의 영향탓도 크다. 머 어쨓든 좋다. 복잡한 함수식을 동원한 머리 아픈 가상세계의 파크팩터 보다는 당장은 현실세계의 좋은 방어율과 적은 실점이
필요하고, 파크팩터의 신뢰수준을 떠나 다저 스타디움에서 잘 던지는
것도 능력이니까.
다저스 투수들이 올해 보여준 방어력은 기대이상이다. 23일 현재 실점, 피안타, 피OPS에서 리그 4위에 올라있고, 방어율과 WHIP는 리그
3위에 해당된다. 노모는 7연승 포함 지난 13번의 등판에서 무패행진을 벌이고 있고, 철벽마무리 에릭 가니에는 ML 역사상 8번째이자, 올시즌 존 스몰츠에 이은 두 번째 50세이브 고지를 등정했다. 페레즈,
오마달, 애쉬비, 이시이로 이어지는 안정감을 미덕으로 삼는 선발진과 퀀트릴, 오로스코, 카라라로 짜여진 미들라인은 깔끔한 시즌을 보냈다. 다저스는 (어쨌거나) 좋은 투수들과 그들을 충분히 서포트 해줄수 있는 야구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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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패배중 대부분은 공격력 빈곤에 기인한다. 단 한명의 3할타자도 없으며,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숀 그린을 제외하면, OPS 8할 이상의 타자가 전무한 전형적인 다저스 스타일의 야구다. 팀타율은
.263로 리그 6위에 해당하지만, 홈런은 152개로 11위, 득점은 689점으로 리그 9위에 랭크되 있다. 팀 공격력의 가장 중요한 팩터인 출루율은 .319로 NL 15위, 볼넷은 405개로 꼴찌다. 팀배팅 역시 별로다.
출루율이 리그 최하위 수준인 팀이 병살타는 당당 리그 2위에 올라있다. 이래서는 이기는데 애로사항이 너무 많다.
올시즌 다저스는 게임당 4.45점의 공격력을 4.07점의 수비력을 보여줬다. 9월에는 게임당 평균 5득점 4.5실점으로 10승 11패를 기록중이다. 9월 3일 애리조나전과(19-1승), 14일 콜로라도전(16-3승)에서의
미러클을 믿지 않는다면 게임당 평균 득점은 3.6점이다. 특히 홈에서조차 3승4패 27득점 36실점으로 실점이 더 많다. 이는 선발진의 도미도 부상 악재가 결정적이다. 브라운의 허리부상이 재발하고 전반기에
돌풍을 일으킨 좌완 이시이마저 타구에 머리를 맞고 시즌을 끝내 선발이 부족한 상황에서 불펜진은 연일 풀가동 되고 있다. 노모는 3일
휴식 후 등판을 고려하는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9월 한달간 21게임에서 13승 8패로 치고 올라온 NL 와일드카드 선두이자 앙숙인 샌프란시스코에 2게임차 뒤진 다저스는 콜로라도와 샌디에고로 이어지는 마지막 승부 홈 6연전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투타의
조화가 거의 완전체에 가까운 시즌 막판의 샌프란시스코가 멀게만 느껴진다. 지난 2경기 클러치 상황에서 역전승을 이끌어낸 그들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겨우 불씨를 되살린 것뿐이다.
다저 스타디움에 남아있는 6경기에서 극적 반전이 없는 이상 올해도
다저스의 시즌 리뷰는 어느해와 다르지 않은 다저 스타일의 필체로
쓰여질 것이다. 시즌 막판 약발이 떨어지고 볼끝이 무뎌지면 아무것도 할수 없는 야구. 현재로선 또 다시 그리 될 확률이 매우 높아보이는게 사실이다. 경쟁자인 SF의 시즌막판 놀라운 상승세가 있지만, 그것이 다저스의 물먹은 방망이에 면죄부를 줄수는 없을 것이다.
투수들? 커트실링과 랜디존슨이 아닌데 더이상 어떻게 잘하지? 파크팩터와 무관하게 그들의 1년은 더없이 훌륭했다. 단 한사람만 빼고는...
ps.일각에서는 전통의 다저 스타일을 옹호한다. 1960년대 샌디쿠팩스와 돈 드라이스데일의 다저스는 한점을 뽑는 기술이 탁월한 팀이었다. 그들은 매뉴펙처런(manufacture run-사사구, 번트 희생플라이등으로 적시타없이 기술적으로 뽑아낸 득점)이면 이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야구가 생긴 이래로 가장 홈런이 많이 나오는 시대다. 다저스의 오프시즌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