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님의 열매(1) - 사랑. 고린도전서 12장 31-13장 7절

[이남수]

갈라디아서 5장 22-23절에 성령님의 열매를 말씀하십니다.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서 살 때 맺는 열매입니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 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

‘오직 성령의 열매’는 복수가 아니고 단수로 쓰였습니다. 한 사람이 성령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살아갈 때 맺는 전체적이고 그리스도적인 성품을 의미합니다. 한 사람의 인격에 9가지 요소가 전체적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 성령님의 열매에서 가장 먼저 언급되고 있는 것이 “사랑”입니다. 이 “사랑”은 어떤 특별한 그리스도인들만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참된 믿음을 가진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든지 가지고 있어야 할 영원한 법입니다. 바울은 은사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사랑이 없으면

고린도전서 12장 29-30절에 성령님께서 교회를 위하여 어떤 사람들을 세우셨는가를 말씀하시고(교회는 다양한 지체들의 공동체임) 31절에 “너희는 더욱 큰 은사를(the best gifts) 사모하라. 내가 또한 가장 좋은 길을(excellent way) 너희에게 보이리라.”고 하십니다. 이것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해당되는 가장 탁월한 것입니다. 이 사랑을 은사인 것처럼 말씀하셨지만 성령님께서 주셨다는 사실에서는 은사이지만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맺어야 하는 열매라는 사실에서는 일부에게만 주시는 은사라고 볼 수 없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참된 믿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사랑이 반드시 존재합니다.

사랑은 가장 탁월한 덕입니다. 고린도전서 14장은 은사에 대하여 가르쳐주시는데 14장 1절에 “사랑을 추구하라”고 하십니다. 은사는 사랑에 의하여 지배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고린도 교회는 은사는 있었지만 사랑의 탁월함이 결핍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세상 법정으로 교회의 문제를 가지고 가고 지식이 있다고 판단하고, 은사를 가지고 있다고 우월의식을 갖고 다른 사람을 업신여겼기 때문입니다. 고린도 교회의 문제는 은사의 결핍이 아니고 사랑의 결핍이었습니다. 진정으로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표는 사랑이자 은사가 아닙니다. 병을 고치는 은사가 탁월한 것이 아니고 사랑을 행하는 삶이 탁월한 삶입니다. 고린도 교회의 교인들은 하나님께서 무엇을 더 탁월하게 보시고 중요하게 보시고 성숙하게 보시는지 알아야 했습니다. 사랑의 속성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사랑이 있어야 은사가 있어도 교회의 유익을 구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사랑하는 삶에 뜨거워야 합니다. 요한일서 4장 8절에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고 하셨습니다. “사랑”은 하나님의 속성입니다. 요한복음 3장 16절에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하시고 그 사랑의 구체적인 증거가 독생자를 주셔서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랑이 율법의 핵심이라고 하셨습니다. 마태복음 22장 37-40절에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고 하십니다. 사랑은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법입니다.

요한복음 13장에는 예수님께서 섬기는 도리를 실제적으로 가르쳐주십니다. 그러면서 강조하는 것이 “사랑”입니다. 서로 섬기는 것은 서로에 대한 사랑의 표라는 사실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34-35절에 사랑은 예수님의 제자 된 표라고 하시지요.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

요한복음 13장 1절에 예수님은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고 했습니다. 그 증거는 요한복음 21장 15-19절에서 구체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했던 베드로를 다시 회복시키어 주님께서 부르신 그 목적을 위하여 살도록 하시지요.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이런 사랑을 받은 베드로는 성도들에게 베드로전서 4장 8절에 “무엇보다도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서로 지속적으로 흠뻑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참된 믿음을 가진 그리스도인의 심장에는 사랑의 뜨거움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랑’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시는지 13장 1-3절에 가르쳐주십니다. 1절에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아가페)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된다.”고 했습니다. 고린도 교회는 방언을 높이 평가했지만 아무리 방언을 해도 사랑이 없다면 소리 나는 구리(구리로 만든 바람 악가)와 울리는 꽹과리(예. 심벌즈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존재 가치가 없다는 뜻입니다. “천사의 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존재합니다. ‘방언’으로 보는 분도 있고 고대의 웅변(설득력. 뛰어난 언어 구사력)으로 보는 분도 있습니다. 실제로 천사가 하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웅변가를 생각해 보십시오. 이들은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웅변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웅변보다 위대한 것은 사랑입니다.

2절을 봅시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12장 10절에 “예언”은 성령님께서 주신 은사입니다. “예언”은 하나님의 감추어진 뜻과 목적을 이해하도록 전하는 은사입니다. 아주 귀한 일이지만 이것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우리 시대에 성경 지식이 풍성한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으로 교회에서 가르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민수기 24장 17절을 보면 발람이라는 술사가 메시야 예언을 합니다. “한 별이 야곱에게서 나오며 한 규가 이스라엘에게서 일어난다.”고 예언을 했습니다. 그러나 발람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도 없고 하나님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도 없었습니다. 그 자신이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마음에는 삯을 사랑하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돈에 대한 욕심이. 발람은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모압 여인들과 음행하도록 하고 우상 숭배에 가담하도록 하지요.(민 25장 1-2절)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배도의 길을 가도록 꾀를 쓴 것입니다. 하나님을 섬겨야 하는 백성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떠나서 망하게 하는 길로 가게 하는 이 사람이 메시야 예언을 했다고 한들 그 자신에게 무슨 유익이 있습니까?

“산을 옮길만한 믿음”은 아주 굉장한 믿음입니다. 마태복음 17장 20절에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만일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리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는 말씀을 생각하게 합니다. 이런 믿음이 있어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아무리 위대한 사역을 하고 큰 일을 해도 참된 믿음에서 나오는 사랑이 없다면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유명한 선교사 리빙스톤이라는 분은 아프리카에서 복음을 전하는 놀라운 사역을 했습니다. 그 분이 죽은 후 3년이 지나서 헨리 드러몬드라는 목사님이 아프리카를 방문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리빙스톤을 가까이 했던 원주민들에게 평소 리빙스톤은 어떤 사람이었는가, 물었을 때 여러 사람의 입에서는 일치된 한 가지 대답이 나왔는데 “그는 우리를 사랑했습니다.” 라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참된 믿음이 있으면 사랑이 있고, 사랑으로 해야 다른 사람에게 유익을 줄 수 있습니다.

그 다음 3절을 봅시다.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으로 구제를 아무리 많이 해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유익이 없습니다. 바리새인들은 구제를 경건생활의 표로 생각하고 열심히 구제를 했습니다. 그러나 마태복음 6장 1-2절에 그들은 사람들에게 영광을 받으려고 했습니다. 참된 사랑으로 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관계에서 한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그들은 이미 자기 상을 받았다고 하십니다. 하나님께 더 이상 받아야 할 것이 없습니다. 구제는 사랑의 표여야지 사랑이 없는 구제는 유익이 없습니다. F. B. 마이어는 초대 교회 때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서 했던 구제에 대하여 “초대 교회의 구제는 단순히 먹을 것을 뒷문으로만 건네주는 차가운 의무의 수행이 아니라 고들을 식탁에 초대하여 사랑과 기도, 관심과 복음을 나누는 사역이었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몸을 불사르게 내주는 것은 순교에 대한 표현일 것입니다. 이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요한 후스(John Huss)는 프라하에 있는 베들레헴 교회의 목사였습니다. 17년 동안 그는 그 도시에 있는 수준 높고 지적인 교회에서 목회를 했는데 사람들은 그의 복음 설교를 듣기 위하여 몇 시간씩 기다리곤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는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귀족들의 부패와 교회의 악습을 공격했기 때문에 그들로부터 미움을 받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모국어인 보헤미아어로 설교를 했기 때문에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지만 귀족들과 교회의 악습에 젖어 있던 사람들은 미워했습니다. 그의 메시지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성도들은 모두 사제이다. 그러나 사제들이 모두 성도인 것은 아니다.”입니다. 의미 있죠. 헤롤드 세일러라는 분이 이 후스가 대중들에 설교한 죄로 사형 선고를 받을 때 서 있었던 그 지점에 갔었는데 그는 자신의 믿음을 위하여 기꺼이 죽을 수 있었던 사람이 후스였음을 담담한 심정으로 생각해 보았답니다. 자신이 말하고 행동했던 바를 철회하기보다 화형대에 자신의 몸을 내어주는 편을 택했던 그 사람을. 불속에서 후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따른 진리를 말했다. 그래서 나는 죽기를 택했다. 기쁘게” 이런 순교는 참된 신앙의 표입니다. 초대 교회 때에도 순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후스는 주님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순교했습니다. 이런 순교 가운데로 들어가도 참된 사랑이 없다면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고린도 교회는 은사들이 있었습니다. 성령님께서 주신 은혜의 선물입니다. 그러나 이런 은사들을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참된 사랑이 없다면 그의 존재 가치가 무엇이냐? 바울은 묻고 있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그 은사를 가지고 자신을 자랑하고 서로 경쟁과 시기하고 상대를 업신여기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한 것입니다. 사랑이 없으면 은사를 가지고 교회를 찢는 행위를 하는 것입니다. 참된 사랑이 있어야 은사를 주신 본래의 목적대로 교회를 유익하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첫째로, 4절에 사랑은 오래 참는다고 했습니다. 갈라디아서 5장 22절 성령님의 열매의 요소에 “오래 참음”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오래 참음”은 성령님을 따라서 살아가는 삶의 표입니다.

성경에 하나님은 오래 참는 분이시라고 계시합니다. 이사야 48장 9절을 봅시다.

“내 이름을 위하여 내가 노하기를 더디 할 것이며 내 영광을 위하여 내가 참고 너를 멸절하지 아니하리라.”

이 말씀은 1절에 “야곱의 집”에 하시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들에게 공의도 없고 진실도 없고(1절) 완고한 사람들이라고 하십니다.(4절) 이런 문맥에서 하나님의 이름과 영광을 위하여 노하기를 더디 하고 참는다고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노하셔야 할 상황인데 하나님께서 오래 참고 계시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죄를 지을 때마다 하나님께서 노하신다면 우리는 이 땅에서 살아갈 수가 없을 것입니다.

베드로후서 3장 9절에 하나님께서 오래 참는 이유를 말씀하십니다.

“주의 약속은 어떤 이들이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 오직 주께서는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하지 아니하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노라.”

하나님께서 오래 참으시는 뜻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이 멸망하지 아니하고 회개하기를 원하신다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오신다고 약속하셨는데 아직 오시지 않고 있는 이유는 오래 참고 계시기 때문임을 우리에게 비춰주고 있는 말씀입니다. 아직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참으로 믿는 사람들에게는 남은 삶을 낭비하지 않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사용하도록 기회를 주시는 것이고,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전서 1장 16절에 예수님의 오래 참으심으로 자신이 은혜를 입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내가 긍휼을 입은 까닭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게 먼저 일체 ‘오래 참으심’을 보이사 후에 주를 믿어 영생 얻는 자들에게 본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사도 바울은 예수님의 ‘오래 참으심’을 자신이 긍휼을 입음으로 깊이 깨달은 사람입니다. 오래 참으심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성품입니다. 사도 바울은 주 예수님과 교회를 대적하는 사람이 잇지만 지금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사는 일꾼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주께서 오래 참으심 때문임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지상에 계셨을 때 “오래 참음”으로 모든 일을 참아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공의에 모든 것을 맡기고(벧전 2장 19-23절) 모든 부당한 일들을 다 참아내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알면 알수록 참으로 오래 참으시는 분이시구나, 하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얼마나 많은 비난을 받으셨습니까!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눅 7장 34절) “귀신의 왕을 빙자하신 분”(마 9장 34절) “목수의 아들”(배척의 의미. 마 13장 55절) 등. 예수님은 많은 비방과 조롱을 받으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그들을 향하여 오래 참으셨습니다. 능력이 없거나 권위가 없어서도 아니요 그들의 마음 상태나 하는 일을 몰라서도 아니고 그들을 처벌할 능력이 없어서도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 대하여도 오래 참으셨습니다. 제자들이 때로는 이해도 못하고 때로는 오해도 하고 때로는 어린아이적인 행동도 하고, 이 세상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오래 참으셨습니다. 심지어 자신을 모른다고 부인한 제자들도 참으셨습니다. 요한복음 13장 1절에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사랑으로 제자들은 회복되었고 제자들은 자신들의 목숨까지도 주님을 위하여 기쁘게 드렸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 대하여 참으실 때는 그냥 참으시는 것이 아니고 목적을 가지고 참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들의 생각과 가치관을 바꾸시고 하나님을 의지하고 사람들 바르게 대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주님으로부터 보냄 받은 사람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크리소스톰(Chrysostom)은 이 ‘오래 참음’에 대하여 “부당한 대우를 받고 상처를 받았을 때 복수할 힘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하는 능력”이라고 했습니다. ‘오래 참음’은 진정한 사랑의 능력입니다. 복수할 힘이 있어서 복수를 하는 것은 능력이 아닙니다. 일반 사람들은 미워해야 할 사람을 미워하는 것을 당연히 여깁니다. 사람의 본성입니다. 그것은 능력이 아닙니다. 진정한 능력은 미워해야 할 사람인데 미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속한 사람들은 이런 삶을 살지 못합니다. 성령님의 능력을 힘입어 사는 사람들이 이런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주장을 막 펼치는 것은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삶의 모습이 아닙니다. 성령님의 인도함을 받는 삶이란 부당한 대우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항하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오래 참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후서 12장 12절에 자신의 사도가 된 표가 “오래 참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주님께 속한 사도인 표가 “오래 참음”에 있다고 합니다.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서 길을 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골로새서 3장 12절에 “오래 참음을 옷 입으라.”고 했습니다. 고린도 교회가 서로 고발하고 서로 비판하고 분쟁한 까닭은 이 오래 참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고린도 교회에는 “오래 참음”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신앙이 어린아이적인 사람들이 고린도 교회에 있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자라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누가복음 8장 15절에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어 결실하는 데는 ‘인내’가 있어야 한다고 했지요. 그렇기 때문에 바울은 갈라디아서 4장 19절에 해산하는 수고를 한다고 했습니다. 골로새서 1장 28절에 각 사람을 가르쳐서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고자 한다고 했는데, 여기에는 오래 참음이 있어야 합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자라는 데까지 부모는 많은 인내를 해야 합니다. 이 세상의 풍습에 젖어 살던 사람이(엡 2장 2절) 순전한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는 데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때에 있어야 하는 것이 “오래 참음”입니다. 꽃 한송이 피는 것도 시간이 걸리는 법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르치시면서 오래 참으셨습니다. 자라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서로에 대하여 이런 인내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신앙생활을 시작하신 분도 오래 참음이 있어야 합니다. 바로 어떤 수준에 오르는 것이 아닙니다.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전진해나가는 것입니다. 영적인 성장은 시간이 걸립니다. 거대한 산을 오르는 것도 한 걸음씩 가야 하듯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계속해서 인도해 가실 때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떼어 옮기면서 순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름길, 편법은 없습니다. 한 걸음 가지 않으면 그 다음은 못 갑니다. 신앙의 성숙에는 오래 참음이 있어야 함을 알아야 합니다.

‘오래 참는 것’은 하나님의 주권을 신뢰하는 믿음의 표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사는 삶의 표입니다. 하나님께서 합력하여 선을 이루실 줄 믿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사는 삶의 태도입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분명히 믿고 의존하고 사는 것입니다.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도 자신의 힘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사는 삶의 태도입니다. 그 예가 다윗을 죽이려고 했던 사울에 대한 다윗의 태도입니다.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사울을 하나님께 맡기지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사는데 다른 사람들이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럴 때에도 ‘오래 참음’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을 계속해서 의존하면서 주님께서 맡기신 뜻을 감당해나가야 합니다. 예수님도 그러셨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위하여 사시고 하나님의 뜻을 전했지만 사람들이 이해를 하지 못하고 오히려 예수님을 대적하는 일이 많았지요. 심지어 가족들도 예수님을 이해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모든 것을 참으셨습니다.

요즘 세대는 참으로 조급함이 있는 세대입니다. 성격이 조급해졌습니다. 디모데후서 3장 4절 말씀대로 ‘말세’의 시대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조급함이 있습니다. 오래 참는 것을 잘 못합니다. 이런 시대에 우리 주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십니다. “오래 참으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이 오래 참음은 사랑의 성격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1-3절에 말씀한 대로 오래 잘 참아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이 세상에서도 오래 참는 사람이 있습니다. 예를 든다면 자신의 본래 성격이나 체면, 자신의 인격 때문에 오래 참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랑이 없이도 오래 참을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은 그런 뜻이 아니라 사랑의 성격을 가진 오래 참음입니다. 참된 사랑이 있으면 오래 참습니다.

사랑은 온유하고

그 다음 4절에 “사랑은 온유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온유”는 성령님의 열매의 요소에 나옵니다. 갈라디아서 5장 23절에 온유는 성령님의 열매에 속합니다. 즉 온유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서 사는 데서 나오는 성품입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이 어떤 분이신가, 말씀하실 때 이 ‘온유’를 말씀하십니다. 마태복음 11장 29절에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온유하고 겸손한 분이셨습니다. 사도 바울도 고린도후서 10장 1절에 ‘예수 그리스도의 온유와 관용’을 얘기합니다. “나 바울은 이제 그리스도의 온유와 관용으로 친히 너희를 권한다.”고 합니다. 바울은 권면을 해도 부드럽게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온유함을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겸손은 빌립보서 2장 5-11절에 나옵니다. 하나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심과 관계해서 말씀하십니다.

“온유”는 두 가지로 얘기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온유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대하여 온전히 순종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 앞에 부드러운 마음입니다.(겔 36장 26-27절) 하나님의 뜻을 행함에 있어서 변함이 없이 신실하게 순종하는 것입니다. ‘온유함’이 결핍 되면 하나님의 뜻에 대하여 완고의 성격을 드러내게 됩니다.

둘째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온유입니다. 그 인격이 부드러워서 다른 사람을 용납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 대하여 ‘친절함’(kind)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어린아이들까지도 기쁘게 가까이 할 수 있는 부드러움을 가진 분이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위엄이 있는 분이셨지만 누구나 가까이 하여 대화할 수 있는 인격이셨습니다. 그러니까 온유는 하나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는 굳셈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가는 방향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 대하여 나오는 품성은 부드럽습니다. 진리에 굳게 서 있지만 다른 사람에 대하여 친절하고 선대함이 있습니다.

고린도 교회에 결핍되어 있었던 것은 ‘온유함’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대하여 온전히 순종하지도 못했고 서로에 대한 깊은 배려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내적으로 서로를 용납하지 못하는 분쟁을 했고 외적으로 세상 법정까지 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 당시 헬라인들은 소송하기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이런 것이 그들에게는 흥밋거리였다고 합니다. 그런 습관이 그들에게 남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6장 2절에 “지극히 작은 일”도 교회 안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이 세상 법정으로 가지고 간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장 5절에 그들은 언변과 지식이 풍족했다고 합니다. 자신들이 지혜롭게 말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바울은 6장 5절에 그들에게는 참된 지혜가 없다고 합니다. 이들의 문제는 첫째로 하나님께서 교회를 세우신 그 뜻에 합당하게 살지 못한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권리를 주장했습니다. 법정으로 간 것은 그것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 교회를 세우신 뜻에는 큰 관심이 없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일을 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 대하여 온유함이 없는 것입니다. 온유는 자신의 이권을 주장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고 하나님의 영광과 교회의 유익을 위하여 살아가는 성품입니다. 주님을 사랑하면 주님께 대하여 이런 온유함이 있습니다.

둘째로, 법정으로 가는 것은 복음이 무능력하다고 말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의 통치를 받아 이 말씀에 의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이 세상 법정으로 갑니다. 하나님의 말씀보다 이 세상 법정이 더 탁월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뜻에 대하여 온유가 없는 것입니다.

셋째로, 교회는 지체 공동체입니다. 고린도전서에 이 사실을 강조합니다.(고전 12장 12-27절) 법정에 가는 것은 나와 함께 교회를 이루는 형제가 누구인가? 이 사실을 망각한 행동입니다. 이것은 형제에 대한 배려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지체 의식이 있다면 형제에 대하여 온유하게 대할 텐데 이 의식이 결핍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갈라디아서 6장 1절에 우리 그리스도인은 온유한 심령을 가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형제들아, 사람이 만일 무슨 범죄 한 일이 드러나거든 신령한 너희는 온유한 심령으로 그러한 자를 바로 잡고 너 자신을 살펴보아 너도 시험을 받을까 두려워하라”

온유는 첫째로 죄를 용납하는 것이 아닙니다. 온유는 진리와 함께 하고 진리에 굳게 서 있습니다. 둘째로, 죄를 지은 사람이 있으면 바로 잡아줍니다. 이것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셋째로 죄를 바로 잡아주되 친절하고 부드러운 성품으로 해야 한다고 합니다. 온유한 심령은 진리에 굳게 서 있되 부드럽고 친절한 하나님의 백성의 성품으로 사람을 대하는 마음입니다. 이 온유한 심령은 참된 사랑이 있을 때 드러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가 온유한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민수기 12장 3절에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고 했습니다. 그는 하나님께 충성된 종이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백성들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사랑했습니다. 백성들은 자주 모세를 향하여 돌을 들었지만 모세는 그들을 향하여 돌을 들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 그들을 위하여 기도를 하였습니다.

교회의 지도자는 ‘온유함’이 있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디모데후서 2장 24-25절을 봅시다.

“주의 종은 마땅히 다투지 아니하고 모든 사람을 대하여 온유하며 가르치기를 잘하며 거역하는 자를 온유함으로 훈계할지니 혹 하나님이 그들에게 회개함을 주사 진리를 알게 하실까 하며”

우리 그리스도인이 이 온유함으로 살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공의롭게 심판하시는 하나님께 의존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벧전 2장 22-23절)

(참고. 역사상 링컨 같은 분이 온유한 사람으로 얘기되고 있습니다. 링컨에게는 친구도 많았지만 대적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링컨을 괴롭혔던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스텐톤이라는 사람입니다. 그는 신문지상에 링컨을 ‘교활한 어릿광대’라고 욕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모인 데서 연설할 때는 ‘오리지널 고릴라’라고 놀렸습니다. 고릴라를 보기 위해서는 아프리카에 갈 필요가 없이 링컨을 보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후일 링컨이 대통령이 되어 내각 각료를 임명할 때 스텐톤을 국방장관으로 임명합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반대하지 링컨은 “그 자리에는 그가 적임자요” 대답할 뿐입니다. 링컨이 암살되었을 때 링컨의 시신 앞에서 그는 울면서 꿇어 엎드려 “여기 세계가 지켜보았던 사람 중 가장 위대한 지도자가 누워 있노라.”고 고백했습니다. 링컨이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했는지 알 수 없으나 그가 하나님을 의존하는 신앙으로 했다면 참으로 온유한 성품을 드러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