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8시에 열리는 대회가 있어서 신청했다.
토요일 오후2시에 충북괴산에서 송년회 모임이 있어서, 일요일 대회는 엄두를내지 못하는 상황에,
토요일 8시에 출발하는 대회라해서, 얼시구나하고 대회신청을 하였다.
사실 11월 마지막주에 훈련한 날이 겨우 하루였다. 그것도 아주 짧게 마무리 했다.
연거푸 행사가 있으니, 술이 술을 부르는 날의 연속이다.
주말이라도 훈련하지 않으면, 운동할 시간이 없을 정도다.
물론 헤이해진 정신력이 문제지만, 부상을 핑계로 차일피일 훈련과 담을 쌓으면서, 늘어나면 변면거리만 산을 이룬다.
저번에 만만한 대회라도 술이 떡이 되어 참석한 대회에서 고배를 마신 적이 있어서, 금요일에 술은 마시지 않았다.
역시나 한강의 날씨는 매서웠고, 충분한 복장을 갖추지 않고 달리다가, 걷는날에는 상당히 고생하기 딱 좋다.
대회장에 도착하니, 역시나, 준비가 미흡한 대회임을 느낄 수 있는 흔적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배번호도 배송되지않아서, 현장에서 받아야했고, 참가자도 역시나 적었다.
아쉬움이 묻어나는 대회였지만, 뭐라 이야기 할 입장이 아니니, 그냥 나는 내 훈련을 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출발전에 준비해간 CCD를 충분히 마셔주었고, 아침식사를 하지 않아서, 카보샷도 하나는 먹고, 주로에서 먹을 것도
하나 지참하였다.
하프와 풀코스가 동시출발한다.
특별한 고수분들이 없는것 같아서, 내가 페이스를 리더하였고, 함께 달리시는 분들의 자세도 잡아주고,
급수도 내가 도와 드렸다.
대회 페이스인데, 남은 거리로 표시되어 눈에 보이는 대로 찍었다.
출발 ~ 5km 20분04초
5 ~ 10km 20분05초
10 ~ 하프반환 43분21초 1시간 23분32초
하프 ~ 25km 20분01초
25 ~ 30km 20분46초
30 ~ 골인 ??? 총 소요시간 2시간 49분55초
8km까지 동반주를 잘 하다가, 풀코스 선두로 2등하신분이 치고 나가신다.
그분은 뒤쪽에서 자세교육 잘 받았다고 하시면서, 먼저 치고 나가신다.[작년 춘마에서 246하셨다고 하심]
나는 조성갑형님이랑 같이 달리면서 이런저런 러닝 자세와 정보를 공유해 드렸다.
반환을 하고보니, 앞의 선두와 거리차가 많이났고, 14km 지점에서는 600m 가량 벌어졌다.
사정권에서 벗어났지만, 걱정이 없었다. 술을 마시지 않았기에, 후반이 자신 있었다.
그래도 조성갑님이 자꾸 걱정을 하시며, 따라가라고 하신다.
사실, 조성갑님이 힘이 드셔셔 같이 달리시기가 힘드신지 자꾸 빠지시려는 표정이 역력했다.
더 이상 끌고갈 수 없는 상황에 15km 지점에서 선두추격에 나선다.
정확한 거리측정과 시간측정은 하지 않았지만, 1km당 3분30~35초 페이스,구간 17분 후반 페이스로 선두를 추격해갔고,
하프 반환전에 선두를 따라 잡을 수 있었다.
반환후, 속도를 내어 239 욕심을 내어 보았지만, 2km 랩타임이 3분40초를 넘어가는 것을 보고, 239의 미련을
과감히 버렸고, 조깅모드로 들어간다. 239를 하려면, 3분35초 페이스로 쭉 밀어야 하는데...
뒷주자를 기다렸다가, 그분과 동반주를 한다.
3차반환을 하고, 상당히 힘들어 하시며, 더 이상 못 가시겠다는것을 끝까지 가도록 만들었고,
끝끝내 함께 결승점에 들어섰다. 2초차이로 내가 먼저 들어갔다.
2등하신분은 4km를 남기고 멈추어 서시며, 도저히 못 가겠다고 하시는 것을 막무가네로 달리도록 하였다.
이제 얼마남지 않았는데, 여기서 끈을 놓으면 너무 아쉽기 때문이다. 시간은 멈춰선 그 시간에도 쉬지않기 때문에,
1초가 아쉬운 상황이였다.그런 고비가 있었지만, 기꺼이 고비를 이겨내시고, 함께 결승점으로 나아간다.
아주 아슬아슬하게 들어갈 것 같았고, 역시나 3초의 여유로 그분은 249를 달성하셨다.
결승점에서 너무나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오늘 아주 가치있는 훈련과 공유의 시간이 되었음을 자각했다.
그분은 이제껏 마라톤을 하면서, 나처럼 이렇게 달려주는경우는 처음이라 하셨다.
다들 자기 달리기 바쁘지 누구를 돌아보는 사람이 없는데, 오늘 많이 배우고 간다며, 좋아하셨다.
GPS로 거리가 조금 길어서, 어렵게 249를 하셨다. 약 400m 길게 나옴.
시상식도 없는 그렇고 그런 대회였지만, 훈련을 잘 하고 충북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일행을 만나 충북괴산으로 이동하였고, 그곳에서 좋은분들과 11월의 마지막을 멋지게 마무리 하였다.
1박 2일은 그렇게 훵하니 지나가고, 일요일 오후 3시에 대전에서 계획된 마라톤 교실때문에,
일요일 아침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교육에 민폐를 끼치면 곤란한 일이니...
아침부터 쉼없이 내리는 비는 오후에도 그치지 않았고, 비를 맞으며, 마라톤교실은 진행 되었다.
다행히 참석자가 많아서, 흥이나게 교육을 진행하였다.
춘천마라톤 229주자인 김수용 아우님이 함께 자리를 빛내주었고, 예정된 2시간은 손살같이 지나갔다.
몸은 피곤했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좋았던 11월의 마지막 주말이였다.
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하루를...
저는 위대한 하루를 사는 정석근 이였습니다.
첫댓글 1등도 하시고 좋은일도 하시고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혼자 뛰는것 보다 같이 달리니, 저도 더 좋았습니다.
세상살이 혼자보다는 여럿이 좋잖아요.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무쇠다리이십니다.ㅎㅎ
늘 멋진 모습 보이시는 감독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