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둘레길 제11구간 "마비정벽화길"
비슬산둘레길 제11구간 마비정벽화길은 비슬산둘레길 108㎞ 여정의 마지막 구간이다. 구간 중반부에 마비정벽화마을이 있어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대구시 달서구 도원동 도원지와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를 잇는 11.4㎞ 둘레길이며, 비슬산둘레길 출발점인 남평문씨 본리세거지가 이 구간의 종점이다.
마지막 구간이라 아쉽지만 둘레길의 구성은 알차다. 출발점인 도원지에서는 수변공원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고, 삼필봉을 오를 때는 숲이 선사하는 신선한 공기를 만끽할 수 있다.
또한 옛 정취와 전통이 오롯이 남아 있는 마비정벽화마을에서 오래된 추억을 끄집어낼 수 있으며, 화원자연휴양림에서는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구간 초반 삼필봉 등반 코스를 제외하고는 체력적으로 부담되는 코스가 없으며, 탐방시간은 4시간 전후다. 볼거리가 꽤 있는 구간이어서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번 구간의 들머리인 도원지에서 마비정벽화마을까지는 7.5㎞로 시작점에서 3km까지는 고도가 없는 평평한 길이며, 3km 부터 5.5km에 위치한 삼필봉까지는 오르막길이며, 삼필봉에서 마비정벽화마을까지는 내리막길이다.
비슬산둘레길 제11구간의 출발점인 대구시 달서구 도원동 도원지 둑길에 들어선다. 출발점 바로 앞, 저수지 배수로를 가로지르는 아치 모양의 목재 다리가 보인다. 다리를 건너면 400여m 길이의 도원지 둑길이 일직선으로 이어져 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도원지 남쪽 월광수변공원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월광수변공원은 여러 수종의 나무와 꽃을 비롯해 다양한 체육시설이 갖춰져 있어 대구시민의 휴식처로 각광받고 있다. 구간 출발점과 월광수변공원을 잇는 목조데크길이 도원지 수면 위에 조성돼 있는데, 이 데크길을 이용해 공원으로 갈 수 있다. 데크 중간지점에는 간이공연이 가능한 원형의 무대도 조성돼 있다. 데크 난간에 기대서서 저수지 맞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니 절로 기분이 상쾌해진다.
데크길을 따라 200여m를 걸으니 월광수변공원이다. 월광수변공원은 대구보훈병원 앞 도원지를 배경으로 뛰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인근에는 커피전문점과 식당이 밀집해 있어 찾는 이들이 많다.
음악에 맞춰 물을 쏘아올리는 도원지의 분수는 월광수변공원의 명물이다. 분수가 뿜어내는 물이 야간 조명과 어우러지면 그 아름다움은 배가 된다. 분수의 화려함 덕분인지 알 수 없지만, 월광수변공원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몰이 중이다.
월광수변공원을 둘러본 다음 다시 도원지 둑길 앞 둘레길 출발점으로 복귀한다. 아치 다리를 건너 도원지 둑길에 들어선다. 둑길은 마치 그림속 한 장면처럼 눈앞에 펼쳐져 있다. 길 양쪽으로 이름 모를 잡초와 갈대가 우거져 있고, 도원지 수면 위에 비친 삼필봉의 모습은 아련하다. 오른쪽으로는 빽빽하게 들어선 아파트들이 도시의 위용을 뽐내듯 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다.
곧게 뻗은 둑길을 걸어 도원지 서편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는 삼필봉으로 향하는 등산로를 걸어야 한다. 도원지 서편의 완만한 능선과 산 속 둘레길을 따라 2㎞ 이상 걷는 코스다. 가파른 길을 걷다보니 곧 능선길이 나온다. 산길 중간에 갈림길이 여러 곳 나오는데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갈림길마다 설치된 안내판 덕분에 어렵지 않게 길을 찾을 수 있다. 삼필봉 도착 전 삼거리가 나오는데, 이곳 삼거리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삼거리에서부터는 내리막길이다. 30분쯤 걸으니 나무와 흙으로 조성된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따라 30여m쯤 내려오면 벽화로 유명한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본리2리 마비정벽화마을에 도착한다.
마비정벽화마을에서 이번 구간의 날머리인 남평문씨 본리세거지까지 3.9㎞는 고도가 거의 없는 내리막길이다.
둘레길을 따라 마비정벽화마을에 도착하면 반기는 것은 ‘마비정’이란 이름의 정자와 우물이다. 마비정벽화마을은 가파른 비탈면에 자리잡고 있지만, 산줄기가 마을을 감싸듯 둘러싸고 있어 아늑한 분위기가 맴돈다. 서편으로 난 두 갈래의 길만이 마을을 드나드는 주요 통로로 사용되고 있다.
정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둘레길을 따라 마비정 마을을 둘러본다. 정자에서 30m쯤 떨어진 삼거리에 도착하면 진귀한 구경을 할 수 있다. 돌배나무와 느티나무 줄기가 이어진 연리목(連理木)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남녀 간의 사랑을 상징하는 연리목이기에 수많은 연인들이 서로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나무 아래 옹벽에 매달아 놓았다.
마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정겹다. 옛 농가들이 잘 보존된 덕분에 1960~70년대 마을 전경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어린시절 함께 놀던 친구들이 예전 모습 그대로 막 뛰어나올 것만 같다. 마을의 자랑인 담벼락은 다양한 벽화가 장식하고 있다. 농민과 어린아이들의 모습, 계절의 변화 등 농촌마을의 다양한 풍경이 벽화에 담겨 있다. 특히 골목마다 벽화의 주제가 달라 그림이 주는 느낌이 다채롭다.
먹고 즐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얼핏 보기에는 일반 민가처럼 보이지만 촌두부 등 전통 먹거리를 파는 식당이 마을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마을 농촌체험전시관에서는 다양한 체험도 가능하다. 작은 농촌마을이지만 유치원생부터 중국인 관광객에 이르기까지 마을을 찾는 이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밖에도 마비정벽화마을에는 물레방아, 사랑의 자물쇠, 느림보 우체통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돼 있어 대구 근교 관광명소로 급부상 중이다.
마을의 농촌체험전시장 앞길로 빠져나오면 다시 화원자연휴양림으로 향하는 둘레길이다. 길은 콘크리트로 포장돼 있지만 밭 사이를 지나는 좁은 길이어서 운치가 있다. 또한 굽은 길 아래로 평화로운 농촌 들녘이 한눈에 들어온다. 길 곳곳에는 포토존도 있다. 포토존 벽에는 들꽃과 무당벌레 등 아름다운 자연을 상징하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농사를 위해 종종 지나는 자동차를 빼고는 걷는데 방해되는 요소가 없다. 일행은 마비정마을을 빠져나와 1.4㎞를 걸은 후 화원자연휴양림 입구에 도착한다.
화원자연휴양림 또한 쉬어가기 좋은 장소다. 화원자연휴양림은 콘도형인 ‘산림문화휴양관’과 펜션형인 ‘숲 속의 집’ 등 숙박시설과 산림욕장, 트레킹 코스 등 다양한 체험시설과 휴양시설을 갖추고 있다. 화원자연휴양림 입구를 지나면 비슬산둘레길 여정은 끝으로 치닫는다. 화원자연휴양림에서 자동차 도로변 인도를 따라 2.5㎞를 걷는다. 곧 둘레길 108㎞ 여정의 출발점이자 끝인 남평문씨 본리세거지에 도착한다.
긴 여정을 마치고 출발점으로 돌아오니 감회가 남다르다. 비슬산 주변을 둘러보는 여정을 짧다고 보는 시선도 있겠지만, 길 곳곳을 샅샅이 살피며 돌아왔기에 꽤나 길게 느껴진 탐방이었다. 대구 달성군을 비롯해 경남 창녕군과 경북 청도군을 통과했고 대구 수성·남·달서구를 지나는 등 6개 시·군·구와 3개 광역시·도(대구·경북·경남)를 넘나드는 여정이었다. 비슬산둘레길이 선사한 즐거움도 크다. 대구 달성군과 비슬산 일원의 생생한 역사·문화·자연의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둘레길을 걸으며 도시생활에 찌든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던 것도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마비정벽화마을
말(馬)의 슬픈 전설을 간직한 대구 달성군 화원읍 본리2리 마비정(馬飛亭) 마을이 최근 녹색 농촌체험마을사업을 통한 '벽화마을'로 탈바꿈해 대구는 물론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SBS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런닝맨 촬영장소로 알려져 많은 내·외국인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마을 전체가 60~70년대의 정겨운 농촌의 풍경을 토담과 벽담을 활용하여 벽화로 꾸며져 있으며, 국내 유일의 연리목+연리지 사랑나무와 국내 최고령 옻나무, 대나무 터널길, 이팝나무 터널길 등 자연과 호흡하며 벽화를 감상할 수 있다. 옛 시골정취를 느낄 수 있는 소품들이 자리해 있고, 체험관에서는 다양한 농촌체험도 가능해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찾기 좋은 관광명소이다.
화원자연휴양림
대구하면 떠오르는 팔공산도 좋은 산이지만 대구 남서쪽에는 비슬산이라는 큰 산이 있다. 이 산은 대구와 청도에 걸쳐 있는데 그 규모가 만만치 않다. 그리고 여기 소개하는 화원 자연휴양림은 그 산의 대구 쪽 자락에 걸쳐져 있다. 물론 휴양림 시설 이용은 물론 비슬산 탐방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요즘 도심지 가까운 곳에서 물 구경하기가 쉬운 일이 아닌데 여기서는 가능하다. 본격적인 계곡 피서도 가능하다. 계곡에 들어서면 서늘한 계곡 특유의 기운이 마음까지 시원하게 씻어준다.
무엇보다도 화원 자연휴양림의 장점은 접근성이다. 가까운 지하철역(대구 1호선 대곡역)에서 차로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2010년에 대구시 달성군에서 만든 자연휴양림으로서 이용료도 비싸지 않다. 8평에서 20평까지 세 가지 방 종류가 있으며 각각 이용료는 7만5천 ~ 16만원이다.(성수기 기준)
요즘 유행하는 캠핑도 즐길 수 있다. 자리가 많지는 않지만 데크에 텐트를 칠 경우는 1만원이고 그 밖의 자리엔 요령껏 무료로 치는 방법도 있다. 버너 사용은 가능하지만 숯불구이를 해서는 안 된다. 도심형 휴양림인 관계로 설거지 시설이 없는 것도 좀 불편하다. 하지만 지하철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런 멋진 자연휴양림을 갖고 있다는 것은 분명 자랑할 만한 일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맑은 공기와 쾌적한 시설을 갖춘 산림휴양시설이다. 콘도형 산림문화유양관, 펜션형 숲속의 집 등 숙박시설과 산림욕장, 트레킹코스 등 다양한 체험시설과 휴양시설을 갖추고 있다.
월광수변공원(도원지)
도원지(桃原池) 주변에 공원을 조성한 것으로, 대구보훈병원에서 남쪽으로 5분 정도만 걸어가면 나온다. 공원 내에 동요 작곡가 박태준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다목적운동장·롤러스케이트장·게이트볼 장· 농구장 등의 운동시설이 있으며 파고라와 벤치 등의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이 밖에도 여러 종류의 체력단련 시설, 유모차 및 휠체어 무료 대여, 어린이 놀이터, 자전거 전용도로 등이 있다. 공원 옆에는 도원지, 뒤쪽은 삼필봉, 청룡산이 있어서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형태를 띠고 있다. 삼필봉과 연결되는 다리와 못뚝 간을 연결하는 아치교인 월광교가 설치되어 있으며 삼필봉까지 2km의 산책로가 조성되어 등산객은 물론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곳의 명물은 음악분수다. 특히 음악분수는 야간에 보면 분수 조명, 호수 풍경, 인근 아파트 조명이 어우러져 굉장히 아름답다.
달서구 도원동 보훈병원 앞에 위치하며, 시원한 저수지를 배경으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수변공원이다. 온갖 나무와 꽃, 각종 편의시설과 체육시설이 잘 어우러진 휴식공간이며, 특히 음악과 율동에 맞춰 물을 쏘아 올리는 음악분수가 이채롭다.
1. 일시 : 2019. 2. 2(토)
2. 코스 : 도원지←<7.5km>→마비정벽화마을←<3.9km>→남평문씨본리세거지
3. 실거리 : 11.4km
4. 소요시간 : 3시간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