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이전에 없던 새로운 도전...현대차 싼타페
조회수 3,7682023. 10. 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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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타페는 더 이상 그저 그런 SUV가 아니다. 트렌드를 반영한 신형 싼타페는 혁신에 가까운 모습으로 진화했다. 크게 바뀐 외모만큼 성격도 달라졌다. 도심형 SUV를 대표하던 싼타페는 이제 아웃도어 라이프까지 발을 넓혔다. 트렌드를 쫓은 5세대 싼타페, 현대차의 판단은 옳았을까?
지금으로부터 약 4년 반 전 팬데믹이 전 세계를 덮쳤다.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는 것 같던 팬데믹 시기 탈출구가 필요했던 것일까.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즐길 수 있는 캠핑, 차박, 낚시, 골프, 사이클링과 같은 아웃도어 활동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시기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 개발에 돌입했다. 5세대 싼타페의 콘셉트를 잡기 위해 빅 데이터 분석을 하던 현대차는 아웃도어 문화가 주류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싼타페가 도시와 아웃도어 모두를 아우르는 콘셉트로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시승출발지에서 마주한 싼타페는 정통 SUV를 떠오르게 하는 네모반듯한 박스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앞모습을 디자인하고 뒤로 이어가는 것과 반대로 싼타페는 뒷모습부터 디자인을 시작했다. 트렁크를 단순한 적재 공간이 아닌 일상과 아웃도어 활동을 잇는 연결고리로 만들고자 하는 의도였다. 이를 위해 널찍하고 완전한 사각 형태에 가까운 트렁크 입구가 필요했다. 테일램프의 위치가 낮아지게 된 배경이다. 이외에 트렁크 가스 리프트 위치를 최대한 바깥쪽으로 밀고 마운트 위치는 최대한 아래로 내리는 등의 섬세함을 더했다. 낮게 위치한 테일램프는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지만, 디자인 완성도가 낮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각진 뒤태는 앞모습으로 이어진다. 그릴 위로 길게 뻗은 심리스 호라이즌 주간주행등, H 라이트를 사용한 헤드램프, 범퍼 모두 직선을 사용해 디자인했다. 곡선은 찾아볼 수 없다. 보닛부터 트렁크까지 시원하게 뻗은 원도 라인과 낮은 벨트라인, 그리고 마치 각이 진 것처럼 보이는 펜더에서도 강인함이 느껴진다. C필러에는 루프박스나 루프탑 텐트 등 천장에 설치한 아웃도어 용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손잡이가 달려있다. 네모난 디자인 덕에 실루엣만 보면 대형 SUV처럼 보이지만,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로 이어지는 서열 정리는 확실하게 이루어졌다.
새로운 싼타페의 길이x너비x높이는 4830x1900x1780mm로 이전 모델대비 길이 30mm, 높이 70mm 늘어났다. 휠베이스는 2815mm로 50mm 길어졌다. 신형 쏘렌토와 비교하면 너비와 휠베이스는 동일하고, 길이와 높이가 15mm와 80mm 커졌다. 차체 크기가 커지고, 각이 져 있어 공력 성능에서 불리해 보이지만, 싼타페의 공기저항계수(Cd)는 0.29로 준수한 편이다.
파격적인 외모가 눈길을 끄는 것처럼 실내에서도 신선함이 느껴진다. 큰 테마는 최신 현대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12.3인치 디스플레이 두 개를 곡선으로 이어 붙인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6.6인치 터치 타입 공조기, 로고를 떼어 낸 스티어링휠, 그리고 전자식 변속 칼럼이 자리한다. 대신 아웃도어 SUV를 지향하는 만큼 실내 곳곳에 수납공간과 승객을 배려한 편의장비를 마련했다. 플로팅 타입 1열 센터 터널에 자리한 두 개의 스마트폰 무선 충전패드, 앞뒤로 모두 열리는 센터 콘솔 박스, 2열 승객 쪽으로 슬라이딩 되는 센터 콘솔 수납 박스가 대표적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동반자석 앞 수납공간이다. 글로브 박스, 오픈형 트레이는 물론 대시보드에도 수납공간이 있어 총 세 개의 공간을 마련했다. 컵홀더 개수는 무려 14개다.
풍부한 편의장비만큼이나 공간도 넉넉한 편, 5인승을 기본으로 6인승과 7인승을 선택할 수 있다. 1열과 2열은 키가 큰 성인이 앉아도 머리와 무릎 공간 모두 충분하다. 3열은 신장이 크지 않다면, 앉을 수는 있지만, 안락하지는 않다. 대신 3열을 접으면 광활한 적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시승차 사양은 직렬 4기통 2.5L 터보와 8단 습식 DCT 조합.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kg•m의 힘으로 앞바퀴를 굴린다. 이전 싼타페와 같은 파워트레인 조합이지만, 커진 덩치와 무게에도 부족함은 없다. 300마력에 가까운 출력을 바탕으로 어느 영역에서나 시원스레 속도를 높인다. 폭발적인 가속감과는 거리가 있지만 다루기 편하다.
탄탄하게 변한 서스펜션 세팅은 고속안정감을 더한다. 대체로 느긋하고 부드럽다. 코너에서 스티어링휠을 강하게 잡아 돌려도 여유롭게 움직인다. 스포츠 성향과 담을 쌓은 듯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출렁이진 않는다. 이러한 세팅은 2열에 앉은 승객의 안락함을 보장한다. 더불어 전면과 1,2열 측면 모두 이중접합유리를 사용해 정숙성까지 챙겼다. 고속으로 달려도 실내에선 잔잔한 바람 소리만 들릴 뿐이다.
도시 생활과 아웃도어 생활을 연결하겠다는 독특한 아이디어는 새로운 싼타페의 탄생을 가능케 했다. 도시와 자연 어디서든 어울리는 디자인, 승객을 배려한 편의장비, 넉넉한 실내 공간, 편안한 승차감, 그리고 아쉬움 없는 출력까지 흠잡을 곳은 없다. 단 하나, 익숙해지는데 조금의 시간이 필요한 디자인만 빼고….
FOR 콘셉트에 충실한 디자인과 편의 및 안전장비
AGAINST 적응이 필요한 뒷태… 시간이 필요하다
4833만원
I4 2.5L 터보
281마력
8단 DCT
0-100km/h -초
10.0km/L
152g/km
글 남현수 사진 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