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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종의 소도구 개발로 원가절감 이뤄
집 주변이나 학교 놀이시설에 어린 자녀들을 보낸 후 대부분의 부모들은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불안전한 구조나 시설,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놀이기구 때문으로 실제로 매년 수백건의 안전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 같은 ‘어린이 안전사고 공화국’이란 불명예를 벗어 던지기 위해 23년 동안 한 우물만 파고 있는 기업이 있다. ㈜신이랜드(대표 이은구·한국놀이시설생산자협회 회장)는 1985년 설립 이래 전국에 안전한 놀이시설을 공급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놀이터는 어린이들이 꿈과 희망을 키우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 수 있도록 어떤 놀이에도 안전한 시설을 만드는 것이 신이랜드의 목표입니다.”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15년간 중고등학교에서 미술을 지도해 온 이은구(사진) 대표의 어린이들에 대한 애정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 회사의 제품에는 날카로운 모서리는 물론 툭툭 불거져 나와있던 나사나 못들도 전혀 보이질 않는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결과이다.
‘어린이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그의 확고한 신념은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검사에서 국내최다 ‘검’ 마크를 획득한 데에서 잘 드러난다. 이 회사는 2004년 12월부터 산업자원부가 실시하는 국내 놀이시설 안전검사 부문에서 국내 최초로 ‘검’자 마크를 42종이나 획득했다. 이 때문에 놀이시설과 휴게시설 등 각종 조경시설물이 있는 곳이라면 신이랜드 제품 및 특허품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하루에 현장을 평균 5천보 이상 걷고 있다”는 이 대표는 각 공정에 ‘시스템화 작업’을 도입, 절차가 복잡하고 번거로운 작업을 단순화시켰다. 기존에 눈대중이나 어림짐작으로 측정해 실수가 많았던 작업을 개선하기 위해 120여개의 소도구들을 별도로 제작, 불필요한 작업 시간을 줄이는 등 다양한 표준화 작업을 통해 생산성 향상은 물론 타사에 비해 3분의 1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처럼 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점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발명특허 1건을 비롯하여 실용신안 특허 9건 등 140여 가지의 관련 특허를 획득했다. 이를 통해 신이랜드를 자타가 공인하는 업계 최강의 기술력을 지닌 ‘아이디어 뱅크’로 우뚝 세웠다.
이 대표가 고객과의 거래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신뢰’이다. 쌍방간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사람일 경우에만 고객으로 대우한다. 주문도 선별해서 받고 선 입금이 안되면 출고하지 않아 한때 항의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철저한 품질관리와 적정가 이하 납품 등을 통해 차츰 신뢰 관계를 형성, 지금은 600여 곳에 이르는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했다.
신이랜드가 설립 이래 한번도 빠짐없이 하는 일이 있다. 바로 매일 1시간씩 안전성과 창조성, 예절 등에 역점을 둔 사내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물론 직원들의 반발과 함께 이를 정착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거의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달리 교육을 소홀히 여깁니다. 하지만 회사 실정에 맞는 맞춤 교육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신이랜드 직원들은 누가 지켜보지 않아도 주인의식을 갖고 열정적으로 일에 전념하고 있지요. 이것이 바로 매일 반복된 교육의 힘”이라고 말하는 이 대표는 일을 1시간 더하는 것보다 교육 1시간이 중요하다고 한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사업성장의 동반자요 파트너로 인식하는 이 대표는 회사에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거래처로부터 칭찬의 전화를 받거나 감사 편지를 받을 경우 각 부서별로 포상을 하는 등 포상 종류만 36가지에 이른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업무를 자신의 일처럼 재미있고 책임감을 갖고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과감성과 모험성을 중시하는 일본은 놀이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지만 우리는 사교육으로 인해 많이 뒤떨어진게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올해 10여가지 역발상 놀이시설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집이나 동물, 자동차 등을 뒤집어 놓은 일명 ‘꺼꾸리’ 제품을 설치해 아이들이 창조성과 모험성을 맘껏 느끼도록 하고 싶습니다. 이밖에 알루미늄과 목재 소재로 만든 전봇대와 음수전 등 다양한 신제품도 내놓을 생각입니다.”
국내 놀이·조경 시설물의 ‘표준’을 만들어 온 신이랜드. 품질과 신뢰를 통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국 방방곡곡에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고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신제품 개발 및 국내외 마케팅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2008년 2월 22일 동아경제 이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