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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성 0409(토)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 제12강 (#184-200) ▢
제1절 레베카와 야곱
창세기 제27장
야곱이 에사우의 복을 가로채다
1 이사악은 늙어서 눈이 어두워 잘 볼 수 없게 되었을 때, 큰아들 에사우를 불러 그에게 “내 아들아!” 하 고 말하였다. 에사우가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2 그가 말하였다. “네가 보다시피 나는 이제 늙어서 언제 죽을지 모르겠구나. 3 그러니 이제 사냥할 때 쓰는 화살 통과 활을 메고 들로 나가, 나를 위해 사냥을 해 오너라. 4 그런 다음 내가 좋아하는 대로 별미를 만들어 나에게 가져오너라. 그것을 먹고, 내가 죽기 전에 너에게 축복하겠다.” 5 레베카는 이사악이 아들 에사우에게 하는 말을 엿듣고 있었다. 그래서 에사우가 사냥하러 들로 나가자, 6 레베카는 아들 야곱에게 일렀다. “얘야, 너의 아버지가 네 형 에사우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7 ‘사냥한 고기를 가져다가 나를 위하여 별미를 만들어라. 그것을 먹고, 내가 죽기 전에 주님 앞에서 너에게 축복하겠다.’ 8 그러니 내 아들아, 내가 너에게 말하는 것을 듣고 시키는 대로 하여라. 9 가축 있는 곳으로 가서 좋은 새끼 염소 두 마리를 나에게 끌고 오너라. 내가 그것을 가지고 네 아버지가 좋아하는 대로 별미를 만들어 줄 터이니, 10 너는 그것을 아버지께 가져다 드려라. 그러면 아버지가 그것을 잡수시고, 돌아가시기 전에 너에게 축복해 주실 것이다.” 11 그러자 야곱이 어머니 레베카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형 에사우는 털이 많은 사람이고, 저는 살갗이 매끈한 사람입니다. 12 혹 시나 아버지께서 저를 만져 보시면, 제가 그분을 놀리는 것처럼 되어 축복은커녕 저주를 받을 것입니다.” 13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말하였다. “내 아들아, 네가 받을 저주는 내가 받으마. 너는 그저 내 말을 듣고, 가서 짐승이나 끌고 오너라.” 14 그가 가서 짐승을 끌고 어머니에게 왔다. 그의 어머니는 그의 아버지가 좋아하는 대로 별미를 만들었다. 15 그런 다음 레베카는 자기가 집에 가지고 있던 큰아들 에사우의 옷 가운데 가장 값진 것을 꺼내어, 작은아들 야곱에게 입혔다. 16 그리고 그 새끼 염소의 가죽을 그의 손과 매끈한 목둘레에 입힌 다음, 17 자기가 만든 별미와 빵을 아들 야곱의 손에 들려 주었다. 18 야곱이 아버지에게 가서 “아버지!” 하고 불렀다. 그가 “나 여기 있다. 아들아, 너는 누구냐?” 하고 묻자, 19 야곱이 아버지에게 대답하였다. “저는 아버지의 맏아들 에사우입니다. 아버지께서 저에게 이르신 대로 하였습니다. 그 러니 일어나 앉으셔서 제가 사냥한 고기를 잡수시고, 저에게 축복해 주십시오.” 20 그래서 이사악이 아들 에게 “내 아들아, 어떻게 이처럼 빨리 찾을 수가 있었더냐?” 하고 묻자, 그가 “아버지의 하느님이신 주님께서 일이 잘되게 해 주셨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1 이사악이 야곱에게 말하였다. “내 아들아, 가까 이 오너라. 네가 정말 내 아들 에사우인지 아닌지 내가 만져 보아야겠다.” 22 야곱이 아버지 이사악에게 가까이 가자, 이사악이 그를 만져 보고 말하였다. “목소리는 야곱의 목소리인데, 손은 에사우의 손이로구나.” 23 그는 야곱의 손에 그의 형 에사우의 손처럼 털이 많았기 때문에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에게 축복해 주기로 하였다. 24 이사악이 “네가 정말 내 아들 에사우냐?” 하고 다져 묻자, 그가 “예, 그렇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5 그러자 이사악이 말하였다. “그것을 나에게 가져오너라. 내 아들이 사냥한 고기를 먹 고, 너에게 축복해 주겠다.” 야곱이 아버지에게 그것을 가져다 드리니 그가 먹었다. 그리고 포도주를 가져 다 드리니 그가 마셨다. 26 그런 다음 아버지 이사악이 그에게 말하였다. “내 아들아, 가까이 와서 입 맞 춰 다오.” 27 그가 가까이 가서 입을 맞추자, 이사악은 그의 옷에서 나는 냄새를 맡고 그에게 축복하였다. “보아라, 내 아들의 냄새는 주님께서 복을 내리신 들의 냄새 같구나. 28 하느님께서는 너에게 하늘의 이 슬을 내려 주시리라. 땅을 기름지게 하시며 곡식과 술을 풍성하게 해 주시리라. 29 뭇 민족이 너를 섬기고 뭇 겨레가 네 앞에 무릎을 꿇으리라. 너는 네 형제들의 지배자가 되고 네 어머니의 자식들은 네 앞에 무릎을 꿇으리라. 너를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너에게 축복하는 자는 복을 받으리라.”
에사우가 잃어버린 복
30 이사악이 야곱에게 축복하고 나서 야곱이 아버지 앞에서 물러나자마자, 그의 형 에사우가 사냥에서 돌아왔다. 31 그도 별미를 만들어 아버지에게 들고 가서 말하였다. “아버지, 일어나셔서 아들이 사냥해 온 고기를 잡수시고, 저에게 축복해 주십시오.” 32 그의 아버지 이사악이 그에게 “너는 누구냐?” 하고 물으니, 그가 “저는 아버지의 아들, 아버지의 맏아들 에사우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33 그러자 이사악이 깜짝 놀라 몸을 떨면서 말하였다. “그렇다면 사냥을 해서 나에게 고기를 가져온 자는 누구란 말이냐? 네가 오기 전에 나는 이미 그것을 다 먹고, 그에게 축복해 주었다. 그러니 그가 복을 받을 것이다.” 34 에사우는 아버 지의 말을 듣고 비통에 차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 저에게, 저에게도 축복해 주십시오.” 35 그러나 이사악이 말하였다. “네 동생이 와서 나를 속이고 네가 받을 축복을 가로챘구나.” 36 그러자 에사우가 말하였다. “이제 저를 두 번이나 속였으니, 야곱이라는 그 녀석의 이름이 딱 맞지 않습 니까? 저번에는 저의 맏아들 권리를 가로채더니, 보십시오, 이번에는 제가 받을 축복까지 가로챘습니다.” 그러고서는 “저를 위해선 축복을 남겨 두지 않으셨습니까?” 하고 묻자, 37 이사악이 에사우에게 대답하였 다. “얘야, 나는 그를 너의 지배자로 세웠고, 그의 모든 형제들을 그에게 종으로 주었으며, 곡식과 술을 그 에게 마련해 주었다. 그러니 내 아들아,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겠느냐?” 38 그러자 에사우가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 아버지께는 축복이 하나밖에 없다는 말씀입니까? 아버지, 저에게, 저에게도 축복해 주십시오.” 그런 다음 에사우는 목 놓아 울었다. 39 그러자 아버지 이사악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네가 살 곳은 기름진 땅에서 저 위 하늘의 이슬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리라. 40 너는 칼을 의지하고 살면서 네 아우를 섬기리라. 그러나 네가 뿌리칠 때 네 목에서 그의 멍에를 떨쳐 버릴 수 있으리라.”
1. 성서 이야기
● 184. 형 에사우는 동생 야곱에게 장자의 상속권을 팔았다. 여러 해 뒤에 그들의 어머니 레베카가 거룩하고 신비가 가득한 재치로 사랑하는 아들 야곱에게 장자권을 확정지어 주었다는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 이사악은 자신이 이미 늙었음을 알고 죽기 전에 아들을 축복해 줄 생각이었다. 그래서 그는 맏아들 에사우를 불러 사냥해서 잡아온 짐승으로 성찬을 마련해 오라고 했다. 그런 다음 에사우를 축복해 줄 생각이었다. 레베카는 즉시 이러한 사실을 야곱에게 알리고 나서 양떼 가운데서 새끼 염소 두 마리를 가져오라고 했다. 야곱이 두 마리의 새끼 염소를 가져오자 레베카는 그것으로 이사악이 평소에 좋아하는 성찬을 준비했다. 그리고 레베카는 보관해 두었던 에사우의 옷을 야곱에게 입히고 야곱의 손을 염소의 가족으로 덮어 쌌다. 눈먼 아버지 이사악이 - 비록 야곱의 목소리를 알아들을지라도 - 더듬어 보아도 손이 거칠다는 이유로 야곱을 형 에사우로 잘못 알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사악은 야곱의 목소리를 듣고서는 사실 놀랐다. 그래서 이사악은 야곱을 가까이 오라 해서 손에 덮인 가죽털을 만져 보았다. “목소리는 야곱의 목소리지만 손은 에사우의 손이구나”하고 이사악은 말했다. 이사악은 식사를 하고 야곱에게 입을 맞추고 야곱의 옷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고 나서야 비로소 야곱을 축복하여 그에게 하늘의 이슬과 땅 위의 풍요를 빌었다. 그리고 야곱을 자기의 모든 재산의 주인으로 만들고 “너를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너에게 복을 빌어 주는 사람은 복을 받으리라”고 축복해 주었다.
이사악이 이 말을 마치자마자, 에사우가 사냥해서 잡아온 것으로 준비한 음식을 가지고 들어와서 식사 후에 있을 자기 아버지의 축복을 바랐다. 그 거룩한 성조 이사악은 일이 잘못되었음을 알고 크게 놀랐으나 자기의 축복을 취소하지 않고, 이렇게 된 일에는 반드시 하느님의 섭리가 있었음을 알고 오히려 그 축복이 유효하다고 선언했다. 성서에 있는 내용과 같이, 에사우는 이 일에 크게 울부짖으며 동생의 속임수를 소리 높여 비난하고, 자기 아버지에게는 축복이 오직 하나뿐이냐고 되물었다. 교부들이 지적한 것처럼 여기서 에사우는 너무나 세속적이고 하늘과 땅의 위로를 동시에 누리려고 하는 사람으로 비유된다. 아버지 이사악은 에사우의 울부짖음에 못이겨 땅의 축복을 주었으나 야곱의 지배하에 두었다. 이것 때문에 에사우는 야곱에 대해서 격화된 증오감을 품고 아버지가 죽기만을 기다려 동생을 죽이려 했다. 야곱은 사랑하는 어머니 레베카의 충고와 도움을 충실히 따르지 않았더라면 죽음을 모면하지 못했을 것이다.
2. 야곱 설화에 대한 해석
● 1) 에사우는 하느님께 버림받은 사람들의 상징
● 185.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설명하기 전에 먼저 말해 두어야 할 것은 교부들이나 성서 해설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야곱은 예수 그리스도와 하느님 자녀들의 상징이며, 에사우는 세속적인 사람들, 즉 하느님께 버림받은 사람들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 이 양자의 행동을 관찰하지 않을 수 없다.
(1) 형 에사우는 체격이 건장하고 궁술이 뛰어나 사냥해 온 것이 항상 풍부하였다.
(2) 그는 집에 남아 있는 일이 거의 없고, 자신의 힘과 솜씨만 믿고 산과 들에서 일하였다.
(3) 그는 어머니 레베카에게 효도하기 위해서는 별로 노력하지 않았고, 그 일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4) 그는 탐식가로서 불콩죽 한 그릇에 자신의 장자권을 팔아 넘길 만큼 성찬을 좋아했다.
(5) 그는 카인처럼 동생 야곱을 질투하여 지나치게 학대했다.
● 186. 이처럼 에사우의 행동은 세속의 자녀들이 취하는 태도이다. 세속의 자녀들은 세상의 모든 일에 있어서 자신의 능력과 재간을 신뢰한다. 그들은 이 세상 일에는 매우 강하고 능력 있고 현명하나 천상의 일에 관해서는 너무나 약하고 무지하다.
● 187. 그러므로 세속의 자녀들은 자기 집, 즉 하느님께서 언제나 그 안에 계시는 하느님께서 마련한 내적이고 중요한 집인 영혼 속에는 전혀 머물러 있지 않거나 거의 조금밖에 머물지 않는다. 이러한 세속인들은 피정이나 내적 및 영신적 신심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또한 세속을 멀리하고 내적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을 미개하고 완고하며 소심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 188. 세속인들은 하느님의 자녀들의 어머니인 마리아 공경을 위해서는 별로 노력하지 않는다. 그들이 마리아를 절대적으로 미워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또 때로는 마리아를 찬미하기도 하고 마리아를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더구나 마리아를 공경하는 뜻으로 어떤 신심을 가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마리아께 대하여 야곱과 같은 애정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마리아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지극한 사랑을 받으면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마리아의 착한 자녀들과 종들이 마리아의 사랑을 얻기 위해 충실히 행하는 신심 행위를 비난한다. 그들은 마리아 신심이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그리고 마리아에 대해서 어떤 고의적인 증오감을 가지지 않고 마리아 공경을 공공연히 경멸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마리아께 대한 애정도 없고 자기들의 행실을 고치려는 노력은 없이, 마리아께 경의를 표하여 어떤 기도문을 형식적으로 외우 거나 중얼거리면 마리아의 총애를 얻었고 마리아의 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 189. 에사우의 자녀들은 세상적 기쁨을 주는 불콩죽 한 그릇을 위해서 자신의 장자권, 즉 천국의 기쁨을 팔아 넘긴다. 그들은 흥청대고 먹고 마시는 에사오처럼 하늘에 계신 아버지로부터 축복받기 위해서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그들은 세속 일에만 몰두하고 세속의 일과 향락에 대해서만 급급한다. 순간적인 쾌락을 위해서, 헛된 명예를 위해서, 황금처럼 반짝이는 무가치한 세상의 물건을 위해서 세례 성사의 은총과 때묻지 않은 순결의 옷과 천상의 상속권을 팔아 버린다.
● 190. 마지막으로, 이들은 하느님의 자녀들을 공공연하게 혹은 은밀하게 미워하고 박해한다. 이들은 또 하느님의 자녀들을 괴롭히고 멸시하며, 비난하거나 웃음거리로 만들며, 모욕하고 속이며, 내쫓고 망하게 한다. 그러면 서 자신은 성공을 하고, 쾌락을 즐기고, 순조로운 상황에 있고, 지위를 얻어 출세하고, 안락한 생활을 한다.
● 2) 야곱은 하느님 자녀들의 상징
(1) 야곱의 태도
● 191. 동생 야곱은 온화하고 평온하며 약한 기질을 갖고 태어났다. 그러나 그가 그토록 사랑하는 자기 어머니의 마음에 들도록 그는 대개 집에 머물러 있었다. 그가 집 밖으로 나가게 될 때는 자기 뜻대로 나가지 않았고 자기의 능력을 믿지도 않았으며 순직하게 어머니에게 순종하기 위해서였다.
● 192. 그는 집에 있으면서 어머니 레베카를 사랑하고 공경하여 어머니를 모시는 것을 큰 행복으로 삼았다. 그는 어머니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은 모두 피하고 어머니를 기쁘게 하리라고 생각되는 일은 무엇이든지 행하였 으므로 야곱에 대한 어머니 레베카의 사랑은 더욱 커졌다.
● 193. 그는 어떠한 경우에도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순종하며, 지체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불평 없이 마음을 다하여 어머니를 따랐다. 어린 야곱은 어머니의 눈짓에 의해서도 지체없이 행동하고 일했으며 어머니 말이라면 그대로 믿었다. 야곱은 어머니가 아버지의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새끼 염소 두 마리를 가지고 오라고 말했을 때 한 사람분의 식사를 준비하는데 한 마리면 충분하지 않느냐는 등의 불평도 없이 어머니의 말에 그대로 따랐다.
● 194. 야곱은 사랑하는 어머니를 크게 신뢰하였다. 그는 자기 능력에 조금도 의지하지 않고 순전히 어머니의 돌보심과 보호에 의탁했다. 어떤 일이 생기면 반드시 어머니를 불렀고 의문이 생기면 어머니에게 물었다. 예를 들어, 야곱이 “이렇게 하면 아버지의 축복이 아니라 오히려 저주를 받게 되지 않겠느냐”고 어머니에게 물었을 때 레베카가 “그러한 저주가 있다면 그 저주는 내가 받겠다”고 하자 야곱은 어머니의 말을 그대로 믿고 신뢰했다.
● 195. 마지막으로, 야곱은 자기가 평소에 보아 온 어머니의 모범을 힘껏 따랐다. 그가 즐겨 집안에 머물러 있었던 것도 매일 눈앞에 보는 덕이 많은 어머니를 본받고 타락한 친구들을 멀리하기 위해서였다. 그리하여 그는 아버지로부터 이중의 축복을 받기에 합당한 자가 되었다.
(2) 하느님의 자녀들이 취하는 태도
● 196. 하느님에 의해 선택된 사람들이 날마다 행하는 태도들을 살펴보자. 그들은 거룩한 어머니를 모시고 그 어머니의 모범을 따라 속세의 잡된 일을 멀리하는 은둔을 좋아하고 내적이며, 기도에 전념한다. 그들의 어 머니이신 마리아를 본받아 그렇게 하는 것이다. ● 사실 마리아의 모든 영광은 내적인 것이고, 그분은 일생 동안 은둔과 묵상 기도를 몹시 좋아하셨다. 빛의 자녀들도 가끔 바깥 세상에 나가기도 하나, 그것은 오직 자기들의 신분이 요구하는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하 느님의 뜻과 사랑하올 어머니의 뜻에 순명하기 위해서이다. 그들은 외적으로 어떠한 큰일을 한다 해도 내적으로 성모 마리아와 일치하여 하는 일을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내적으로 하는 완덕이라는 큰일에 비 하면 다른 모든 일들은 한낱 어린아이의 장난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때때로 다른 형제 자매가 매우 힘 있고 재치 있고 성공적으로 일을 하여 많은 사람들의 칭찬을 받 으면서 큰일을 이루어 내는데도, 하느님의 자녀들은 에사우나 그 밖에 하느님께 버림받은 사람들처럼 세상에서 자기 자신의 힘으로만 훌륭한 일을 하는 것보다는 그들의 어머니께 완전히 순종하면서 그들의 모범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더불어 고요한 자리에 들어않아 있는 데에 더 많은 영광과 이익과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성령의 빛으로 안다. 마리아의 집에는 “하느님의 영광과 사람의 참된 부귀가 있도다” (시편 112, 3 참조) “나의 왕, 나의 하느님, 만군의 야훼여, 당신의 제단 곁에는 참새도 깃들이고 제비도 새끼 칠 보금자리 얻었사옵니다” (시편 84, 3), 당신이 일찍이 당신의 거처로 삼으셨던 마리아의 집에 사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되나이 까? 선택된 이로 사는 그는 당신의 모든 도움을 받아 눈물의 골짜기, 이 세상에 있으면서도 완덕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덕에서 덕으로 올라가고 있나이다. “만군의 야훼여, 계시는 곳 그 얼마나 좋으신가!” (시편 84, 1)
● 197. 선택된 그들은 거룩하신 마리아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자기들의 어머니로서, 여왕으로서 진정으로 공경한다. 그들은 마리아를 말로써만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랑하고, 겉으로만이 아니라 마음으로 공경하고 있다. 마치 야곱처럼 마리아가 원하지 않는 것은 무엇이든지 피하고 마리아에게 의합하다고 생각한 것은 무엇이든지 열심히 실천한다. 야곱이 어머니 레베카에게 드린 것처럼 새끼 염소 두 마리를 드리지 않고, 야곱의 새끼 염소 두 마리로 상징되는 그들의 육체와 영혼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마리아에게 바친다. 그리하여 마리아 께서는 그들을 마치 당신의 소유물처럼 받으시고, 그들이 죄에 죽고 이기심에서 벗어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 의합하게 되도록 하신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 자신을 끊어 버리는 사람들을 친구와 제자로 삼으시기 때문이다. 마리아의 전구와 중개는 그들로 하여금 그 육체와 영혼이 깨끗해지고 자신을 억제하고 끊어 버리 게 하며, 완전히 죽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합당한 자가 되게 한다. 이것은 모두 내가 지금까지 말해온 바로서, 마리아의 손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께 완전히 바쳐진 선택된 사람들이 보여주는 실천적이고 용감한 사랑이다. 하느님께 버림받은 사람들도 자기들이 예수님을 사랑하고 마리아를 사랑하고 공경한다고는 말하지만, 하느님께 선택받은 사람들처럼 실제적으로 그렇게 하지는 않으며 그들의 육체를 그 관능과 더불어, 그들의 영혼을 그 격정들과 더불어 모두 희생하지는 않는다.
● 198. 하느님의 자녀들은 성자께서 세상에서 공생활 전 30년 동안 어머니 마리아에게 완전히 순종하여 성부께 영광을 돌려드린 예수 그리스도의 표양을 본받아 사랑하올 어머니 마리아에게 순종한다. “내 말을 잘 듣 고 내가 하라는 대로 하여라”(창세 27, 8)고 말한 레베카를 따른 어린 야곱처럼,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 5)고 말한 마리아를 따른 가나의 혼인 잔치의 사람들처럼, 그들은 마리아에게 순종하고 마 리아의 권고를 정확히 따른다. 야곱은 어머니의 권고를 따랐기 때문에 그로서는 받을 수 없는 장자권을 받을 수가 있었으며, 또 가나의 혼인 잔치의 사람들도 마리아의 권고를 따랐기 때문에 어머니의 청에 의해서 물을 포도주로 만든 예수 그리스도의 첫 번째 기적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축복을 받고 하느님의 기적을 얻기에 합당한 모든 사람들도 마리아에게 바친 순종 덕분으로 세상 마칠 때까지 이러한 은혜를 받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에사우의 자녀들은 마리아에게 순종하지 않으므로 이러한 축복마저 잃어버리게 된다.
● 199. 하느님의 선택된 자녀들은 사랑하올 어머니 마리아의 인자와 능력을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그들은 끊임없이 마리아의 도움을 청하고, 마리아를 무사히 항구로 이끄는 북극성으로 여긴다. 그들은 괴롭고 어려운 사 정을 마리아에게 솔직히 털어놓으며 마리아의 전구에 의해서 죄의 용서를 얻고, 환남과 불안 속에서도 마리아의 모성적 사랑을 느끼고자 인자하고 감미로운 마리아에게 매달린다. 또 그들은 극히 작은 죄까지도 깨끗이 씻고, 마리아 안에서 영광스러운 왕좌를 지은 예수 그리스도의 풍성함을 찾아내기 위해서 기묘한 방법으로 마리아의 사랑 가득한 순결한 품속에 완전히 숨어든다. 아,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아브라함의 품속에 사는 것이 주께서 친히 그의 왕좌를 지은 마리아의 품속에 사는 것보다 더 낫다고 믿지 말라”고 게릭 대수도원장은 말한다. 이와는 반대로 하느님께 버림받은 자들은 전적으로 자신을 신뢰한다. 그들은 오직 눈에 보이는 것과 밖으로 드 러나는 것만을 좋아하고 마리아의 모성적이 사랑과 자비로움을 소중히 여길 줄 모른다. 그들은 마리아가 주는 안전함을 알지 못하고 하느님의 선택된 자녀들이 마리아에게 갖는 의지와 신뢰감도 알지 못한다. 그레고리오 성인의 말과 같이 그들은 예수님과 마리아 안에 완전히 마련되어 있고, 그들 자신의 마음속에 마련되어 있는 감미로움을 맛보려 하지 않기 때문에 불쌍하게도 세속적인 것을 갈망하고 있다.
● 200. 마지막으로 빛의 자녀들은 마리아의 길을 따르고 덕을 본받는다. 이렇게 함으로써 비로소 그들은 행복해지고 경건해지며 틀림없는 구원의 표지를 갖게 되는 것이다. “나의 길을 따르는 자는 복되다” (잠언 8, 32)라고 마리아는 말한다. 하느님의 은총의 도움으로 마리아의 모범을 따르고, 성덕을 실천하는 자는 행복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마리아를 충실히 따르지 않는 사람보다 풍성한 은총과 위로를 더 많이 받기 때문에 현세 생 활 중에서도 행복하다. 또한 그들이 평화롭고 영원한 기쁨으로 인도되기까지 마리아께서 함께 있기 때문에 죽을 때에도 그들은 행복하다. 또 그들은 영원의 세계에서도 행복하다. 그것은 이 세상에서 사는 동안 마리아의 성덕을 본받는 사람은 그 누구도 멸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어둠의 자녀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동안이나 죽을 때나 죽고 나서도 불행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마리아의 성덕을 본받으려고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도 때때로 여러 신심회에 가입하고 어떤 기도를 바치거나 외적인 신심 행위를 실천하지만 그들은 오직 외적인 것으로만 만족하기 때문이다. “오, 사랑하올 어머니시여! 저는 뜨거운 마음으로 어머니께 아뢰나이다. 어긋난 신심에서 방황하지 않고 어머 니의 길과 권고, 명령을 충실히 따르는 자는 얼마나 행복하나이까! 그러나 어머니께 대한 신임을 남용하여 어머니의 아드님의 명령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은 얼마나 불행하나이까! ‘당신의 계명을 어기는 거만한 자들, 그 저주받을 자들을 꾸짖으소서’”(시편 119,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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