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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소타주립대 연구팀이 타구가 멀리 날아가기 위한 바람의 조건을 실험 장비를 통해 시험해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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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야구시즌이 개막되면서 국내외 선수들의 활약이 시작됐다. 이승엽, 최희섭 선수는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을 쳐내고 있고, 박종호 선수는 아시아 최다 연속경기 안타 기록을 세웠다.
각종 기록이 쏟아지는 야구는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밴 스포츠.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의외로 과학자들도 도전정신을 발휘하는 종목이다.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드러나는 야구의 신비를 짚어본다.
◆ 변화구를 쳐야 홈런이 된다 = 야구의 ‘꽃’으로 불리는 홈런은 과학자들의 집중 연구대상. 특히 물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홈런은 놀라운 순간 판단력과 집중력의 산물이다. 투수와 타자 사이의 거리는 18.44m. 시속 150㎞의 속도로 날아오는 투수의 공이 타자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0.44초에 불과하다.
인간의 반응 속도는 대략 0.25초이므로, 타자는 약 0.19초 만에 결정을 내리고 스윙을 해야 한다. 타자가 120m 이상 야구공을 날리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방망이 스피드는 시속 122㎞ 이상.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홈런타자인 이승엽 선수의 방망이 스피드는 시속 140~150km. 이 같은 방망이 스피드 덕분에 지난 4일 이승엽 선수는 150m 초대형 장외홈런을 칠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의 정상급 타자들은 시속 160 km 이상의 방망이 스피드를 갖고 있다.
물리학자들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홈런이 만들어지는 조건을 더욱 면밀히 분석했다. 지난해 말 미국 캘리포니아대 기계항공공학과 몬트 허버드 박사는 완벽하게 받아칠 경우 직구보다 변화구가 홈런이 되기 쉽다는 논문을 미국 물리학회지에 실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동원한 실험에서 잘 받아친 변화구는 직구의 경우보다 약 4m 더 멀리 날아갔다. 이는 야구 방망이로 공의 아랫부분을 쳐 공을 띄울 때 홈런이 나오기 때문.
연구팀은 진행 방향으로 도는 느린 변화구의 경우 방망이로 공의 아래를 치면 상승 효과가 커지는 반면, 진행 반대방향으로 도는 빠른 직구는 띄우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호주 시드니대학의 로드 크로스 교수는 홈런을 치기 위한 방망이의 특정 지점을 밝혀냈다. 크로스 교수는 오실로스코프(빠른 시간 내에 벌어지는 운동을 관측하는 과학장비)에 연결한 방망이를 천장에 줄로 매단 뒤, 한 곳을 가격해 방망이 각 부분의 움직임을 살폈다.
그 결과 방망이의 끝에서 17㎝ 지점에 공을 맞히면 적은 진동으로도 큰 힘을 실을 수 있음이 드러났다. 이른바 ‘스위트 스폿(sweet spot)’이다. 미국 예일대의 로버트 어데어 교수는 홈런이 공기 저항이 적은 고산지대에서 많이 나온다는 원리를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풍속과 습도, 공을 친 힘 등 외부조건이 같을 때 해발 1마일(1609m)에서의 타구 비거리는 해수면에 비해 평균 7% 늘어난다.
◆ 타순배치법 36만가지 = 야구에는 물리학뿐 아니라 웬만한 학술 논문거리가 될 만한 수학도 가득하다. 최근 미국 뉴저지 몽클레어주립대 연구팀은 야구 기록을 검토한 결과 나타나는 이상한 현상을 발견, 연구 결과로 발표했다.
야구팀의 승패는 그 팀의 득점과 실점을 보면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게 보통. 득점이 실점보다 많을수록 당연히 승률이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80년대 야구 통계학자 빌 제임스는 이 가정에 따라 지금도 승패 예측의 기본 모델로 쓰이는 ‘야구의 피타고라스 정리’를 확립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1969년부터 2003년까지 메이저리그의 기록을 검토한 결과 이 가정이 수정돼야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면 2001년 뉴욕 메츠의 경우 득점보다 실점이 많았지만, 실제 성적은 승(勝)이 패(敗)보다 많았다.
콜로라도 로키스는 득점이 실점보다 많았지만, 거꾸로 패가 승보다 더 많았다. 연구팀은 정교한 확률 계산을 위해 ‘베타(β)’라 불리는 변수가 더 삽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뉴저지기술대 부루스 부킷 교수는 메이저리그의 야구경기를 조사해 4번타자 타순을 2번으로 옮길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부킷 교수 연구팀은 1989년 메이저리그에서 열린 경기 결과와 타자들의 타율 등을 조사한 결과, 팀의 타순 변화에 따라 한 시즌에 최고 10경기의 승패가 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야구에서 9명의 타자를 배치하는 방법은 산술적으로 무려 36만 가지. 연구팀은 시뮬레이션 결과 강타자가 앞에 서야 더 많은 찬스가 만들어지며, 팀에서 가장 약한 타자는 마지막 타순인 9번보다는 7, 8번에 배치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UC 버클리의 컴퓨터과학자들은 야구 리그의 ‘매직 넘버’(특정 팀이 우승하기 위해 필요한 승수)를 알아내는 방법을 게시한 사이트(riot.ieor. berkeley. edu/~baseball)를 운영하고 있다.
(이 기사는 박성근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와 김기형 고려대 스포츠과학연구소장의 도움으로 작성됐습니다.)
첫댓글 그대로 퍼오면 잡혀가는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