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날씨는 좋았나요? 울릉도 얘기 좀 해주세요. 언제였어요?
A1. 높고 파아란 하늘, 잔잔한 바다와 반짝이는 윤슬에 눈부셨던 날! 2024년 4월 13일 생애 처음 울릉도에 다녀왔습니다.
Q2. 울릉도까진 배로 가셨죠? 어디에서 타셨나요? 시간은 얼마나 걸렸어요?
A2. 포항 영일만 23:50 출발 / 울릉도 사동항 06:20 도착이었습니다.
포항까지는 5시간 차로 이동했습니다.
Q3. 크루즈는 처음이셨나요? 어떠셨어요?
A3. 5층 식당, 공연장, 카페, 편의점, 노래방 있고 6층부터 8층까지 객실. 저흰 6인 침대칸이었는데 남녀 구분되어 있습니다.
크루즈 사이즈가 어마무시해서 기대가 컸는데 출발도 전에 놀라버렸죠.
이미 배에 오르는 50%가 취객들이었고 두 손 가득 외부음식과 술들을 들고 타더군요. 뉴스 자료영상에나 나올법한 통제불가+고성방가의 끝판왕을 체험한 셈이죠. 공간도 없어 갑판에 돗자리깔고 밤새 노래부르고 술마시고 떠들고...으휴!!!
저는 OSK 트레일 참가자들만 있어서 입실 후 다들 트레일 준비하고 바로 불끄고 자는 분위기였습니다. 노이즈캔슬링 버즈 덕에 잠은 잘 잤습니다.
Q4. 울릉도 첫인상은 어땠나요?
A4. 트레일 참가자들은 하선 전에 떡국이 준비되어 있어 든든히 먹고 9층 갑판에 올라가봤습니다. 05:50 뭔가 무겁게 자리 하고 있는 커다랗고 검게 보이는 묵직한 실루엣 옆으로 붉게 그날의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어요.
크루즈에서 내리니 형광색 OSK 조끼를 입은 스태프들과 오세진작가님이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단사 찍고 버스에 올랐죠.
Q5. 도착하자마자 바로 대회 시작되었나요? 코스 설명 좀 해주세요.
A5. 사동항에서 20분이면 갈 거리에 관음도라는 섬이 있어요. 그 섬을 한바퀴 돌아나와 울릉도의 동쪽을 쭉 남쪽으로 내려오는 코스였어요.
OSK 측에서 버스를 준비해줬습니다.
모두 트레일 복장을 하고 하선해서 바로 짐은 숙소로 보내는 트럭에 올리고
선수들은 버스 3대로 나누어 해안도로 따라 반대방향으로 1시간을 관광하며 돌고 내려줬습니다. 볼거리가 가득하고 입담 좋으신 기사님 덕에 울릉의 아침을 한바퀴 잘 돌았습니다. 일주도로가 아주 스펙트컬해서 처음엔 자전거 타기 좋으려나 했는데 너무 굽이지고 터널도 많아 자전거로는 아닌걸로...
Q6. 함께 참가한 러너들은 많았습니까?
A6. 모집인원은 130명으로 알고 있었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2/3는 트레일 러닝 팀으로 먼저 출발했고. 나머진 하이킹 팀으로 나눠 후미에 출발했습니다. 마닐라에서 온 외국인 친구도 있었고. 구미, 울산 등 경상도 지역 러너들이 많은 것 같았는데 친구를 만들 틈은 없었습니다.
Q7. 얼마나 걸려 완주하셨죠? 기억에 남는 구간이나 스팟 좀 설명해주세요.
A7. 5시간 꽉 채워 완주했습니다. 15.7km, 누적상승 1,053m.
트레일 러닝팀 컷오프가 6시간. 하이킹이 8시간이었는데 느리게 걷는다고 천천히 지치는 건 아닐 것 같더라고요. 필립의 경우 취객들과 함께 방을 써서 수면 부족도 심했고요.
그래서 평지는 거의 뛰고 오르막도 많이 쉬지 않고 느려도 계속 걸었습니다. 그래도 영상도 담고 사진도 찍고 수다도 떨며 걸어서 곳곳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CP가 나왔는데 와! 감동! 시원한 캔콜라에 롯데리아 새우버거가 똭! 멀리 바다 보며 내수전 전망대 올라가서 먹고 오라고 하셨는데 저흰 너무 배고파 CP 앞에서 우걱 우걱 먹고 올라갔습니다.
내수전 전망대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멀리 독도가 보이기도 한다는데 독도는 못 봤지만 아래로 저동항도 보이고 갈매기가 되어 울릉의 바다를 날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너무 좋았습니다.
(올라가는 길에 동백 터널도 멋있었고 저동항으로 하산길은 벚꽃길이었는데 걷긴 힘들었지만 아름다웠습니다.)
Q8. 해안쪽은 어땠나요? 느낌은 제주도와 같은가요?
A8. 울릉도는 제주도와 느낌이 완전히 다름니다. 해안가가 뾰족 뾰족 합니다. 제주도처럼 한라산 중심에서 바다로 퍼져 내려가는 느낌이 전혀 아닙니다. 그래서 트레일 코스도 매우 가파르게 오르고 가파르게 내려오는 구간이 꽤 있었습니다.
마지막 도동항으로 피니시라인 들어가는 해안가 산책로는 해안 절벽 아래 길을 만들어 그냥 막 찍어도 인생 사진이 팍팍!
Q9. 비용은 얼마나 들었죠?
A9. 배번, 근육마사지크림, 플라스크 리유저블컵, 인스팅트 국뽕바이저, 에너지젤리, 단백질바는 우편으로 미리 받았고,
크루즈왕복 18만원, 울릉도 숙박비 대략 8~10만원 선, 출발지로 버스이동, 짐 숙소 이동 및 보관, 관광지 입장료, CP 새우버거+콜라 + 소금사탕 + 미니약과 + 물+게토레이,
완주 후 꽝없는 완주기념품 (1등 가민부터 울릉도 마스코트 인형)+완주증+울릉브루어리 맥주+물회, 고퀄의 기념 사진들 포함 359,000원은 가성비가 괜찮았다고 판단이 됩니다.
Q10. OSK 행사에 대한 솔직 후기도 알려주세요.
A10. 이번 행사는 사막레이스 그랜드슬램 달성한 오지레이서 유지성 대장과 오세진 (힐링진) 작가님 이하 OSK 스태프가 울릉군과 함께 만들어낸 성공적이 행사였던 것 같습니다. 울릉도를 더 알리고 독도를 가기 위해 스쳐지나가는 이미지보다는 대회를 통해 울릉도가 가지고 있는 자연을 홍보하고 싶은 이미지 변화도 노리는 것 같고요.
2025년에는 7월 6일 다른 코스로 35km 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번 대회로 ATM (Asia Trail Master)에 Ulleungdo Crossing (UDC)로 소개되고 2026년에는 50km 로 거리를 늘려 개최할 예정이라고 많은 홍보도 부탁드렸고 저도 응원의 한 줄 보태고 싶은 마음에 후기를 썼습니다.
스태프 모두 오픈채팅으로 소통하고 레이스 중간중간 3명의 포토그래퍼 영상쵤영기사 2명이 있었고 모두 친절하고 화이팅 넘쳐 긍정의 에너지 듬뿍 잘 받고 왔습니다.
(참고로 유지성대표는 2025년 2월 뉴질랜드 SouthernLakesUltra 7일짜리 레이스에 팀을 꾸려 가신다고 합니다. )
https://www.facebook.com/share/p/4ErV379dFnUJFmtf/?mibextid=oFDknk
https://www.instagram.com/p/C6FYzaWPL1D/?igsh=cXBndWV1NTR6dHY2
마무리하며...
눈이 번쩍 뜨이게 아파 잠도 매일 쪽잠 자는 제가 울릉도 트레일 과연 괜찮을까 걱정했지만 또 막상 가니 자연에 홀려 아픈지도 모르고 신나게 달렸습니다.
역시나 다녀온 뒤 1주일은 만세도 더 안되고 저릿저릿 힘들어 너무 고생했지만
잊지 못할 추억과 함께 '이렇게 살순 없지...' 하고 더 열심히 재활을 하기로 마음 다잡게 되었습니다.
포항은 전복요리집이 훌륭했고
울릉도에선 홍합 따개비밥과 따개비 칼국수, 부지깽이 나물, 명이나물 등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호박막걸리는 밍밍해 별로였어요.
도동항 호박조청 호떡과 카페1025 독도크림라떼도 진짜 맛있었어요.
환자 데리고 잘한다 잘한다 하며 끌고 데려가준 필립! 감사!🙌🙌🙌🙌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첫댓글 바다 건너는 해외 원정 잘 완주 하셨군요! 축하합니다!!!
해외원정!🤣🤣🤣 몸은 힘들었지만 다시 가고 싶은 울릉도였습니다.
도동항에서 보이는 우뚝 솟은 성인봉이 몸시 챌린징했습니다. 4km 수직으로 오르는 느낌이었어요. 디오님은 한숨에 찍고 오실 것 같습니다.
와우. 수기가 일문일담식으로 가려운곳 콕콕 긁어주는 작품 수준입니다. 후기쓰시느라 머리에 쥐 좀 났겠어요.
시간순으로 하려니 너무 길고 너저분해져서 바꿨는데 그래도 또 기네요...크흐흐흐
울릉도의 깊은 바다와 깍아지른 듯한 산자락을 배경으로 하니
더욱 싱싱한 모습들이 드러나네요.
멋진 동반, 오랜 추억이 될 시간들 축하드립니다.
북쪽에 현포리는 바다가 깊어 검게 보인다고 현포리라 하더라고요. 정말 그 쪽 바다만 짙은색이었어요.
배멀미 걱정했는데 워낙 배도 커서 울릉도가 생각보다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해외여행 간다치고 또 다녀오고 싶을 것 같아요.
저도 기회가 되면 참석해 보고 싶어지는 후기입니다.
울등도는 하늘이 허락하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곳이라던데, 날씨도 후기도 완벽합니다. 멋져요~
요즘 다른 채널을 통해서도 울릉도 마라톤부터 행사 걷기 행사 등 스포츠 행사들이 늘고 있더라고요. 한맺힌 술놀이 승객들만 없어진다면 완벽한 곳일것 같아요. 좋아지겠죠??
다소 영상의 질은 떨어지지만 .. 제가 편집한 영상 입니다.
(울릉군수님이 웅짱님이랑 넘 비슷해요^^)
https://youtu.be/wBg8jx3fd_4
PLAY
몸도 둔해지고 아프다 징징대는 마눌 델꼬 다녀오느라 수고했소~ 올 해는 산이랑 좀 친해져볼까나??
아름다운 나비~~ 음악도좋구~~
영상으로보니 더더 좋으네요~^^
트레일런을 사랑하는 1인으로 읽는 내내 마음이 설래고 흥분 됐네요~
알찬 정보에 울릉도 트레일런 저도 도전해 볼 용기가 불쑥!!^^
부럽습니다. 산에서 날라다니신다고 들었어요~
트레일런과 친해지고 싶은 1인입니다. 저는 오르막이 참 힘들어요. 그래도 울릉도의 첫 기억이 좋아 또 가고 싶습니다. 꼭 다녀오세요.
캐런님 컴백 축하드립니다
캐런님과 회장님의
캐런님 컴백기념 트래일런
수고하셨어요 ㅎ
컴백은 했는데 2주째 회복이 안되는 느낌입니다. 힘내서 또 돌아다녀보려고 계획 중입니다.
울릉도에서 러닝이라...생각만 해도 두근두근...
즐겁고 행복한 기운이
읽는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됩니다.
행복한 가족~~ 즐거운 부부~~
울릉도마라톤 코스도 어마무시하던데요. 트레일 하기 딱입니다. 날씨만 허락한다면 매력이 넘치는 곳인 것 같습니다.
대단하십니다
멋진사진들~
좋은대회 부상중에 해내는 깡~~ㅎ
꼭가고싶은 울릉도 ..
다음에는 소문쫌내고 같이 가입시다~~ ^^
소문내고 갔어야했는데...후회 됩니다. 가기 전날까지 취소해야할지를 엄청 고민하다 갔거든요.
악으로 깡으로 무리했다가 혼나는 중이지만 늘 그래왔듯이 또 몸에 충격 살짝 주면 아파도 치유과정으로 생각하고
시간과의 싸움도 해야하는걸 아니까요.
@캐런(Caren) 네네 맞아요
더 단단해지는 중~ ㅎ
울릉도!! 울릉도 트레일런이라니!
사진으로만 봐도 좋네요
부부같이 열심히 하는 모습 넘 좋아요!
응원합니당
메모님도 곧 부부 트레일에 합류하시리라 믿어요. 전 산과 별로 안 친했는데 이번 기회에 좀 다가가보려고요. 울릉도 짱 좋았어요. 섬이 주는 큰 힐링 포인트가 있더라고요.
바다건너 좋은데 다녀오셨네요
글과 사진으로 보니 더 가고 싶네요
회복하신 것도 축하드리고 멋진 완주도 축하합니다^^
트레일러닝은 하이원 때 체험해보고 좋았는데 다시해도 마라톤과 또다른 매력이 있네요. 산 체력을 키워보고 싶은데 생각보다 산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네요. 바다 보며 갔다오니 더 좋았습니다.
오~굿 재미지게 글 썼네요!😄 날씨도 좋았고 컨디션도 나쁘지않아 성공적인 하이킹! 축하합니당. 기회가 된다면 을릉도 가고프네요. 산과 친해지게 때때로 서리풀 데이트도 합시다요 ㅋㅋ 다음 글 2편 기대 만땅😄
띠네님 바쁜 스케줄에 틈 있으면 시간내주세요. 우면산도 좋고 서리풀도 좋아요. 2주간 힘들어 고생했지만 또 가고 싶단 생각이드네요. 올 여름에도 유럽 여행 이야기 기대하겠습니다.
부부가 갈 수있는, 할 수 있는, 최고의
끝판왕입니다.
서로의 배려가 쌓여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란 걸 저는 알고 있습니다.
잠달 부부 화이팅!!!!!!
이젠 뭐 의리로 기대어 살아야지 싶은데 어디든 가고 싶어할 때 따라나설 수 있는 체력을 키우는 게 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Q &A로 이루어진 이색적인 후기 재미나게 읽었어요^^
무엇보다 캐런님의 재활투혼이 대단하셔요 응원합니다 ~~
선상 일출사진 정말 멋지네요
그리고 오징어 캐릭터 인형은 왤케 귀여워요 ㅋㅋ
앞으로도 주욱 철인부부 화이팅입니다 ^^
올해는 철인하프 경험해보고싶었는데 길게 쉬어가게 되니 또 안하길 잘한것 같기도 합니다. 나름 멘탈관리 하며 이것저것 재미나게 지내는데 울릉트레일 후 너무 아파서 밤에 베개안고 눈물흘리기도 했어요. 울릉의 기억은 그럼에도 너무 아름다웠고 또 가고 싶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빨리 복귀해 둘레길도 다니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