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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경기의 세세한 내용보다는 몇 가지 인상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적어보겠다.
1회 선두타자 정수근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는 바람에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는듯 했으나,
이은 타자들의 연속적인 안타로 2득점 하면서 분위기는 롯데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김주찬의 초구 기습 번트는 타구의 방향이 약간 투수 정면이라 위험했으나,
레스가 생각지도 못했는지 허둥대는 바람에 볼을 놓치며 간신히 살아났다.
연이은 찬스에서 이대호의 타구가 라이트 방향으로 잘 뻗어나갔으나 우익수에게 잡혔는데,
3루 쪽에서 봤을 때 안타가 될 것 같았는데 참 아쉬운 부분이다.
2회에도 3개의 안타가 터지면서 대량 득점의 기미가 보였지만,
라이온의 1루 파울 플라이 때 정수근의 터치오프가 홈에서 아웃이 되면서 무산된다.
주심의 아웃 판정 후 화이바를 집어던지며 심판에게 들이대던 정수근의 정신에 감탄했다.
멋있다. 야구는 그렇게 해야한다.
4회에 나온 정수근의 안타는 투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내야안타였는데,
정수근의 빠른 발이 만들어낸 안타라고 봐도 될 듯 하다.
두산의 2루수 안경현이 맨손으로 재빠르게 처리했지만 타자는 이미 1루에서 세이프.
정수근의 도루를 기대했지만, 이전 두 타석에서 안타를 맛 본 신명철이 일찍 공을 건드리는 바람에 무산되었다.
오늘 양팀 모두 도루와 홈런이 없었다는 점에서 조금 아쉽다.
5회 커다란 파울을 쳐대던 라이온이 결국 삼진 당하면서,
이 놈 은근히 불안하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1회 안타도 솔직히 약간 삘삘이)
그런 생각을 하는 찰나에 페레즈와 손인호가 연속 2루타를 터뜨리면서 1득점 한다.
연이은 득점을 기대했으나 김주찬과 이대호의 불발로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6회 최기문이 깨끗한 좌전안타를 쳐낸 뒤에 진루해서 추가 득점을 기대했으나,
정수근이 6-4-3 더블플레이를 당하면서 무산되었다. 정수근의 병살은 처음 보는 듯.
7회 신명철과 라이온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들어 추가 득점의 찬스가 왔다.
기록상으로는 페레즈가 1-4-3 병살로 나와있는데, 그게 아니고,
투수 옆을 가르면서 센터방면으로 타구가 잘 굴러갔는데,
더블플레이를 위해서 베이스 가까이 수비하던 안경현이 넘어지면서 공을 건졌고,
그것이 4-6-3 병살로 이어진 것이다. 안경현이 잘했다. 페레즈가 못한게 아니고.
이어진 2사 3루에서 손인호의 오늘 유일한 볼넷으로 2사 1,3루가 되었으나
김주찬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어나면서 또 무산된다.
8회 선두타자 이대호의 타구를 두산 3루수 김동주가 멋있게 역동작으로 잡으려다 놓친다.
희생번트에 이은 1사 2루의 찬스에서 레스가 강판되고 노경은이 올라온다.
롯데는 정수근 대신 박연수를 내보내지만 크게 헛스윙 세 번 하고 삼구삼진 당한다.
신명철에게 한 방 기대했지만 3루 땅볼로 물러나 추가 득점 또 실패.
9회엔 선두타자 라이온이 큼직한 2루타를 때려내면서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의 불발로 무득점. 오늘 6,7번이 상당히 아쉽다.
오늘 상목이 형님의 투구를 살펴보면,
위기라고 할 만 한건 4회 와 6회 두 차례 있었던 것 같은데,
위기 상황에서 침착하게 플라이와 삼진으로 막아내면서 좋은 피칭했다.
직구 구속은 140 밖에 되지 않았지만 적절한 볼배합과 컨트롤이 오늘의 좋은 결과를 낳은것 같다.
130 짜리 공에도 헛스윙을 뻥뻥해대던 두산의 타자들을 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장원진과 김동주를 스탠딩 삼진으로 잡아낼 때는 속이 다 후련했다.
완봉승을 한 번 노려볼만 했는데, 8회에 2사까지 잡고 볼넷을 내주는 바람에 교체되었다.
내려올 때 엄청난 환호를 받고 내려왔는데, 형님 수고하셨습니다.
임경완은 올라오자마자 강봉규한테 안타 얻어맞고, 다음 타자에게 볼넷 내주면서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지만 손시헌을 2루 땅볼로 잡아내면서 불을 끈다.
신명철이 넘어질 듯 잘 잡아낸 것도 있지만 임경완의 능력이 좋았다고도 볼 수 있겠다.
9회초 롯데 공격 때 3명의 투수가 몸을 풀길래 내려가서 봤더니,
강상수, 장원준, 이정민 이더라.
상수 형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기 위한 양감독님의 배려라 생각했고,
9회말이 전상렬부터라 장원준을 곧바로 투입하려는가 했고,
이정민은 그냥 그러나 보다 했다. (자리가 없어서 불펜 밖에서 연습 하더라.)
그런데 9회초 끝날 때 쯤 다시 임경완이 나와서 던지더니 결국 9회말도 올라갔다.
장원진에게 안타를 허용하자 손민한이 다시 몸을 풀기 시작했으나, 병살타로 경기가 마무리된다.
아마도 오늘 불펜에서 공 던진 강상수, 장원준, 이정민, 가득염 은 내일 경기를 위한 컨디션 조절이 아니었나 싶다.
불펜에서 한 가지 눈에 띄던 것은 김장현이 자꾸 불펜에 나와서 밍기적거린 것이다.
내일 선발이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리 두산 타자들을 분석하려는 것이었을까.
내일 선발은 아마도 김장현 이겠지? -_-;;
김주찬과 이대호의 부진에 대해서 말들이 많은데..
오늘 이대호의 타구는 나름대로 괜찮았다.
첫 타석의 우익수 플라이는 잘 밀어쳤는데 코스가 약간 안좋았고,
유격수 땅볼 아웃도 잘 받아쳤는데 재수없게 정면으로 간 것 뿐이다.
이대호는 서서히 감을 찾아가고 있는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대호에게 가장 맘에 안드는 점은 열심히 안한다는 거다.
내야 땅볼 치면 걸어간다. 정말 맘에 안든다. 그냥 치고 기어가라. 걷는거 보면 짜증난다.
김주찬은 첫 타석에서 기습번트를 성공 시키면서 재미를 봤다.
다른 타석에서도 번트를 한 번 시도해봤는데 실패했다.
높은 공에 아직도 방망이가 돌아가는 문제점이 보였고,
공을 끝까지 보지 않고 휘두르니깐 플라이가 많았다.
그래도 두 선수 모두 자기감을 금방 찾을거라 믿는다.
우리 새로운 귀염둥이 라이온에 대해서 간단하게 언급을 해보자면,
타격 연습 때 폼이 양다리를 넓게 벌리고 배팅 그립을 가슴팍에 대는 모습이...
내가 보기엔 양준혁 같았지만(대기자세만), 혹자들은 심정수, 송지만, 제프 베그웰에 비교하는데,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첫 타석에서 약간 삘삘이 우전안타를 뽑아냈고,
두 번째 타석에서 들이대는 정수근 사건의 빌미 1루 쪽 파울플라이. (은근히 관중석에 떨어질 줄 알았다.)
세 번재 타석에서는 삼진.
네 번째 타석에서는 잘 때린 중전안타.
다섯 번째 타석에서는 좌중월 2루타.
잘한다. 잘해~ 귀엽구나~!
아직 첫 게임이라 뭐라고 말은 못하겠지만 야구 열심히 할 것 같다.
게임 끝나고 나올 때 관중들의 호응에 아주 만족하는 표정이었다.
신명철은 조성환의 공백을 메우기에 아직은 부족함이 없는듯 보인다.
수비에서도 큰 무리가 없어보이고, 공격에서도 잘 쳐주는게 자신의 아마시절 명성을 이제야 보여주는 것 같다.
나중에 조성환이 돌아왔을 때, 2루수 경쟁이 재미있을 것 같다.
왠만하면 박정태까지 가세해서 2루수 삼파전 한 번 봤으면 좋겠다.
박기혁은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길래 오늘은 2할대로 진입하나 했는데 못해서 참 아쉽다.
최기문은 처음 두 타석에서 전광판에 기록이 잘 못 나왔다.
대략 28타수 5안타에 타율 1할 8푼 쯤으로 나왔는데, 이건 누구 기록이지? -_-;;
오늘은 야구를 분석해보고 즐기자고 야구장에 간게 아니라,
대놓고 소리지르고 놀아보자는 맘으로 간거라 별로 생각나는 부분이 없다.
아무튼 오늘의 완봉 승리는 앞으로의 두산과의 2연전에 좋은 영향을 미칠거라 본다.
잘하자. 롯데. 목요일에 또 가께. 기다리.
P.S.
야구장의 백미는
스릴있는 경기도 아니고, 예쁜 우리 응원단 누님들도 아니고, 옆에 있는 매력있는 아가씨도 아니고, 뒤에 앉은 시끄러운 아가씨도 아니다.
게임이 끝난 후에 나오는 선수들 구경하는 재미인데,
오늘도 여전히 최강으로 재미있었다.
나오는 선수들마다 한 번 씩 툭툭 쳐보고 만져보았다.
정수근 나올 때는 환호가 장난이 아니다.
어떤 아저씨가 끌어안고 머리에 뽀뽀를 해댔고, 다른 사람들이 같이 햄버거 했다.
나도 하고 싶었는데 햄버거가 너무 커질까봐 참았다.
페레즈 나올 때 환호는 더 커졌고 이에 보답하듯 페레즈는 왼손을 불끈 쥐어 들었다.
뒤이어 라이온이 나왔는데 아까 정수근 끌어안았던 아저씨가 또 끌어안았다.
아주 재미있게 생겼다. 딱 성남 일화에서 뛰고 있는 데니스 아니 이성남 닮았다.
팬들의 환호에 아주 만족하는 듯 했다. 앞으로 환호 받고 싶어서 더 잘할 것 같다.
오늘의 히어로 이상목이 안나와서 사람들이 우왕좌왕 했는데,
늦게 이상목이 나오자 열광의 도가니탕이었다.
이상목은 모자를 높이 들어 환호에 보답했다. 멋있었다. 오늘만큼만 해주세요.
일찍 나온 선발진들. 주형광(솔직히 머리 크다), 염종석(멋있다), 박지철(완전 초미남).
박기혁 나올 때 사람들이 환호했다.
더 열심히 잘해서 내일은 꼭 2할 만들어달라는 뜻인거 같았다.
아~~ 그리고 정수근이 버스에 일찍 안들어가고 밖에 있길래 봤더니,
부인과 아들하고 같이 있었다.
아들은 대략 6살 쯤 되어보이던데 무럭무럭 자라는거 같아서 대견스러울것 같다.
정수근 부인은...미인이다. 이쁘다. 부럽다.
정수근이 버스를 타고 떠나자 아이가 칭얼대기 시작했다.
엄마가 아이를 달래며 야구장을 떠났다.
아이를 달래는 엄마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솔직히 이뻐서 그런거 같다.
가족이 나온거 보니 아직 부산에 집을 안구했나보다.
양상문 감독은 빨리 나온걸까? 안보여서 좀 아쉬웠고,
오랜만에 윤학길 투수코치 봐서 기분이 산뜻했다.
잠이 슬슬 오네..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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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없는 글솜씨라..^^;
오랜만에 한 자 적어봤습니다~
첫댓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재미있네요...꾸벅
이대호가 공믈 맞추는 능력은 있는데 아직 힘을 빼고 가볍게 치는 법을 몰라서 그런거지 곧 좋아질겁니다... 심정수처럼 됐음 좋겠네요ㅋㅋ
이대호 선수는 인코스 공을 휘드를 때 스윙이 퍼져 나옵니다. 팔 상박을 몸에 붙이고 팔꿈치와 손목으로 쳐야지요.
잘읽었습니다....요즘은 경기끝나고 선수나오는것을 거의 보지못했는데 한번 봐야겠네여...
넘 잘봣어요 담엔 경기외적인 부분 더 올려주세요 시간잘가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