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는 남펴니 겨우 선식하나 타 주고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바로 이불속으로 들어가
또 잠에 떨어졌습니다.
김장 뒷끝의 피로는 여전히 버겁습니다.
실컷 자고 어슬렁거리며 사자머리를 하고선 소파에 앉았는데 내 몰골을 비추는 티비가 묵언의 욕을 하는 것 같아 벌떡 일어나 모양새를 추스리고 늦은 아침밥을
어제 담군 김치와 함께 배를 채웠습니다.
밖에 날씨는 쌀쌀하다고 하는데 베란다에 비추는 햇살은
환장하게 따사롭고 좋습니다.
멍 때리며 식탁의자에 앉아 베란다를 보다
화분에 물을 준 적이 언제인지를 헤아려 봅니다.
더듬더듬 날짜를 헤아려 보니 2주는 넘은 것 같아
튕기듯 일어나 화분에 물을 주기로 했지요.
작은 화분들은 이동시켜서 샤워호수로 시원하게 듬뿍 주고 큼직막한 화분들은 작은 바가지로 떠다 들이 부어 줍니다.
작년에는 냉해를 입어서 곧 죽을 것 같았던
커피나무였는데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을 거치면서
새 잎을 계속 밀어 내더니 이젠 제법 의젓하게 살 의지를
내 보이는 아주 씩씩한 아이가 되었습니다. 봄이오면 올해는 달짝지근한 향을 품었다는 꽃을 피웠으면 좋겠습니다.
한 줌도 안 되는 작은 화분에 여리게 담겨 있던 녹보수를 안쓰러운 마음에 안고 와서 좀 더 큰 집으로 옮겨주고 햇살과 통풍이 잘 드는 곳에 놓아 두었더니
내 마음이 통했는지 이제 제일 큰 화분에서 당당한 폼새를 자랑하는 녀석이 되었답니다.
전에 키우던 벤자민을 무지해서 잃어버리고 다시 입양한 아이 벤자민. 가느다란 외목대가 일 년 사이 튼실한 외목대가 되어 댐빌테면 댐벼 봐.. 하는 냥 건장한 아이로 성장하겠다는 뜻을 내 비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버드나무처럼 형태를 잡아 놓았더니 착한 아이가 되어 잘 유지하고 있답니다.
이름을 훔쳐다가 현재 닉네임으로 쓰고 있는 아이입니다.
칼라데야 그레이스타. 이 애는 처음 키워보는 앤데 느낌에 얌전하달까요..
조용조용하게 작은 잎사귀를 살포시 내 비추며 수줍게 피어나는 아이인 것 같습니다.
그런 여린 수줍음이 굉장히 귀여운 아이 같아요..ㅎ
그늘을 좋아한다고 해서 벤자민 옆에 놓아 두었더니
친구의 덕분으로 잘 자라고 있답니다.
롯데마트 갔다가 한 눈에 반해서 데려온 아이입니다.
뱅갈고무나무. 씩씩하게 장군감 같은 자태가
어디를 데려다 놔도 나는 이길 수 있어요.. 하는 것 마냥
서 있길래 남펴니의 만류에도 찌릿하게 눈빛 한 번으로 남펴니의 반대를 꺽고 내 품에 안고 집으로 데리고 왔답니다. 아직은 작은 입을 펴지 못하고 있지만 곧 내게 새로운 잎사귀를 보여 주겠지요.
따스하고 따가운 햇살이 들어 오는 봄과 여름이 되면 화사한 꽃을 피울 할매 제라늄과 늦 여름에 순결하게 피어나는 스파트 필름, 그리고 가을에 꽃을 선 보이는 중 늙은이 라벤더와 잊을만 하면 새 잎을 내 놓으며 사랑을 받고 있는 새침한 몬스테라, 남펴니가 이름이 길고 어렵다며 새로 얼룩배기라고 이름을 지어 준 칼라데야 인시그니스는 우리집에서 가장 오랜 세월을 보낸 아이죠. 장장 20년 가까운 시간을 함께 했답니다.
날이 어두워지면 잎사귀가 일어서는 통에 가끔 남펴니가
”나이도 많은 것이 아직도 청춘이네. 저거 분명히 나 몰래 야관문 먹었을 거야.” 하며 놀림을 받기도 한답니다..ㅎㅎ
안시리움은 내가 이쁘다고 하니
남펴니가 선물로 사 준 앤데 우리집에 와서 예쁜 자태를 여전히 뽐 내고 있습니다.
화장실에서 키우는 애라고 하는데 날씨가 따뜻한 날에는 베란다에 꺼내 놓고 날이 추워지면 거실장 한 곳에서
겨울을 나게 합니다. 처음에 몰라서 겨울에도 베란다에 놔뒀다가 냉해를 입어 죽을 뻔한 뒤로 애지중지가 되었습니다.
게발선인장은 연분홍 꽃을 피우는 모습이 예뻐서 하나로마트 갔다가 카트에 무작정 담긴 아입니다. 너무 작아서 클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우리집이 맞았는지 무럭무럭 쑥쑥 자라 주어 큰 화분으로 옮겨 주었더니
촉진제를 맞은 것처럼 폭풍성장을....
매번 겨울이 시작할 무렵부터 일찍 봉우리를 맺혀
꽃을 피워 제 눈을 즐겁게 해 주는 애랍니다.
한동안 꽃은 계속 진행 중일 것 같습니다.
거북알로카시아는 독특한 잎사귀가 좋아서 데려 왔어요. 그런데 남펴니는 잎사귀가 맘에 안 든다고 외계인 껍데기 같다고 난리를 폈던 아인데 이젠 남펴니가 좋아합니다.
“저게 은근 중독성을 갖고 있네.” 하면서요..
오랜만에 화분들 물을 주면서 소곤소곤 이야기도 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햇살이 좋은 어느 날.
싱그러운 잎사귀에 맺힌 물방울을 보면서 애들이
각자 예쁜 모습을 한 껏 내 비칠 계절이 오면
또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하나하나 정을 듬뿍 담아 줄 것입니다.
첫댓글 칼라데아님
식물 사랑이 너무 예뻐요
님 에게 사랑받는 식물들이
많기도 하네요
김장뒤끝 피곤한데도
남편분 굶지않고
몸에좋은 선식까지
챙겨드렸으니
복이많으신 남편분 이시군요 ㅎㅎ
예쁘게 식물들도
잘 자라네요
김장에 너무 신경을 쓴 탓으로
잠시 식물들을 깜빡 했었어요.
한 달에 겨우 두 번 물 주면서요..ㅎ
예쁘게 자라주고 있어 제가 고맙답니다.
식물 사랑이 돋보입니다
감사합니다 ~~^^
베란다에서 저리 키우시다니 보통 솜씨는 아니군요.우리집 베란다애들은 흰가루병이 와서 내년까지 살아줄지도 의문입니다
헉~!!
예쁜 애들이...어쩐대요..ㅜ.ㅜ
저도 커피나무에 깍지벌레가 생겨서
날마다 잡아주고 닦아주고 한다고
신경썼더니 흰머리카락이 대량 생산이
된 것 같드라구요.
얼른 병치레 털고 건강해졌음 좋겠네요.
화원 같아요
식물사랑이 느켜집니다 ^^
초록초록을 좋아해서 하나씩 들이다보니
식구가 늘어 버렸네요...^^
식물사랑도 대단하시고
그만큼 건강하게 잘 키우고 계시네요
남편분과 소통도 잘하시고
행복한 모습입니다
벌레 꼬인다고 식물 키우는 걸 싫어했는데
이제 자기가 더 좋아하네요.
게발이가 꽃을 피우니 쪼그리고 앉아서 사진에 담고 있드라구요...ㅎㅎ
식물사랑이 대단하시네요
저는 다 외우지도 못하는 이름들
대단 멋지세요
울집 냉해입은 커피나무 잎 다 떨구었는데
내년 다시 잎 피울지 걱정된답니다
신기해서 디다보고 또보다 갑니다
남펴니가 이름표를 달아 달라 해서
달았는데 매일 보다보니 그냥 외워져 버렸나 봅니다.
작년에 너무 추운 날씨에 울 커피도 냉해를 심하게 입었는데 올해는 큰 봉지를 비닐하우스처럼 뒤집어 씌워 놓고 햇살이 좋을 때만 벚겨줬더니 올해는 작년에 비해 포근해서 그런지 잘 견디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식물들이 사랑을 듬뿍 받고 있네요
그 마음이 느껴집니다
식물때문에 저도 행복하답니다~^^
푸르름이 좋아요
싱싱하게 잘 가꾸셨네요
감사합니다.
애들 땜에 식물 공부를하게 되네요..
주인에 사랑을 받고자라서
건강한 초록잎이 빛이나네요
초록초록때문에 저도 행복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