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소아 사망' 증가...우리가 즐겨먹는 '이것' 때문?
세계 최고의 대두 생산국 브라질. 최근 콩 농업 확장과 함께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이 브라질의 소아 사망을 부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잠재적 위험과 생산적 이점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경각심을 준다.
매달려 있는 콩 / 출처 - 프리픽© 제공: 케미컬뉴스
미국 농무부(USDA)와 글로벌 통계 플랫폼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브라질의 대두 생산량은 지난해와 올해 기준으로 약 1억 5천570만 톤에 달하며 이는 이전 기간에 비해 약 24% 증가했다.
‘전 세계 농산물 수급 전망 보고서(WASDE)’를 토대로 브라질은 2022~2023시장연도에 이어 2023~2024시장연도에도 콩 생산국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급격한 대두 농업 확장과 함께 살충제 등 유독한 농약 사용도 급증했다. 그에 따른 지역 사회 주민들에게 다량의 독성 물질이 노출될 우려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연구된 적은 없었다.
(사진)브라질 대두 수확량 / 출처 - 미국 농무부(USDA)© 제공: 케미컬뉴스
이에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가 덴버대학교 및 위스콘신-매디슨대학교와 공동으로 브라질 아마존과 세라도에서의 대두 재배 확대 및 농약 사용 증가가 소아암 사망률 증가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조사했다.
이 연구는 과학 저널 PNAS에 'Agricultural intensification and childhood cancer in Brazil'(브라질의 농업 집중화 및 소아암)이라는 제목으로 지난10월 30일 게재되었다.
일리노이대학교의 농업 및 소비자 경제학과의 조교수이자 주요 저자인 마린 스키드모어(Marin Skidmore)는 '브라질 아마존 지역이 가축 생산에서 콩 재배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살충제에 대한 위험성이나 적절한 살포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부족해 보인다'라고 전했다.
(사진)브라질 대두 재배지 면적 / 출처 - 미국 농무부(USDA), IBGE-Produção Agricola Municipal© 제공: 케미컬뉴스
스키드모어는 전환 과정에서 농업 종사자의 농약 중독 사례와 인근 지역 주민의 혈액 및 소변 샘플에서 화학 물질이 검출되었다는 증거를 들어 잠재적인 위험이 발생했음을 예상했다.
연구팀은 가장 취약한 집단인 어린이에 초점을 맞췄고, 특히 흔한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으로 인한 사망을 조사했다.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은?
국가암정보센터에 의하면 백혈병은 혈액 또는 골수 속에 종양세포가 생기는 질병으로 경과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한다.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은 림프구계 백혈구가 악성 세포로 변해 골수에서 증식하고 말초 혈액으로 퍼진다.
초기 증상은 빈혈과 피로, 쇠약감, 안면 창백, 멍, 코피, 잇몸 출혈 등이 있다. 면역이 저하로 몸살과 발열, 식욕 부진과 체중감소가 나타나는데 더 진행되면 잇몸 비대, 간종대, 비장종대, 림프절종대 등이 나타나고 다리와 팔, 허리 등의 관절통과 심한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발병 연령대는 60대가 17.7%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9세 이하에서 16.8%가 발생했다. 무엇보다 소아암 중 가장 높은 빈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조기 진단 시 성인보다 어린이가 회복할 가능성이 더 높다.
정확한 발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 바이러스 감염, 흡연, 방사선, 화학 약품에 노출 등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림프구라고 불리는 백혈구에 영향을 미친다 / 출처 - St. Jude Children's Research Hospital© 제공: 케미컬뉴스
미국보다 면적대비 살충제 비율 높아
브라질 세라도의 콩 생산량은 2000년부터 2019년까지 3배 증가했고, 아마존에서는 20배 증가했다. 이 지역의 살충제 사용도 같은 기간 동안 3~10배 증가했다. 브라질의 콩 농부들은 미국보다 헥타르당 2.3배 더 높은 비율로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브라질의 콩 재배 / 출처- Lisa Rausch, 위스콘신 대학교, medicalxpress© 제공: 케미컬뉴스
연구팀은 이 두 지역을 조사한 결과 콩 생산량이 10% 증가하면 5세 미만 어린이 전체 사망자가 0.40명 증가하고, 10세 미만 사망자가 0.21명 추가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곳에서 2008년부터 2019년까지 보고된 백혈병 사망자는 총 226명이었고, 그중 살충제 노출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소아암 사망자는 123명으로 추정됐다.
살충제 과용∙수원 오염∙의료 기관 접근성↓
또한 연구팀은 수원 오염도 조사했는데 한 지역으로 유입되는 유역의 상류에서 상출제 살포의 증거를 찾았고 그것이 하류 지역의 백혈병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표수가 오염된 경우 상류에서 콩 생산에 사용되는 살충제가 하류의 주민들에게 도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백혈병으로 인한 소아 사망은 의료 기관과 100km 이상 떨어진 지역에 국한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기 발견이 높은 회복으로 이어지는 질병이지만 이곳의 아이들에게는 기회조차 없었다.
스키드모어는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접근'과 '농약의 안전한 사용에 대한 교육 및 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저개발 지역이나 빈곤 지역에서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케미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