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날>
아침 식사 후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는 길림성 유허현을 향해 기분좋게 달린다. 1919년 남양주의 자랑 이석영 선생이 세운 신흥무관학교 터를 찾기 위해 달리는 길이다. 가도 가도 끝없이 넓은 들판엔 푸르싱싱한 옥수수밭이 펼쳐진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이 지역에선 옥수수가 농작물의 약 90%를 차지한단다. 경제성이 아주 좋아 너도나도 많이 심는단다. 옥수수 기름, 옥수수 빵, 옥수수 국수 등등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단다. 옥수수엔 비타민A가 풍부하여 눈에도 좋고, 칼슘·아연·철분이 많아 뼈에도 좋다고 한다.
신흥무관학교(新興武官學校)는 항일독립운동 기지의 건설을 위해 이회영과 이시영, 이동녕, 이상룡 등이 지린성 류허현 삼원포에 설립한 신흥강습소가 그 시작이다. 1919년 3·1운동 이후 신흥학교에 참여하기 위해 찾아오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기존의 시설만으로 수용할 수 없어, 그해 5월 류허현 고산자로 본부를 옮기며 명칭을 ‘신흥무관학교’로 변경하였다.
약 1시간쯤 달려 어느 시골 마을 앞에서 차를 내린다. 역시나 옥수수밭이 드넓게 펼쳐진 들판 마을이다. 우리는 김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에펠탑 닮은 듯한 철제탑이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金 가이드는 어젯밤에도 여러 책자를 찾아보고, 유튜브 ‘정O환의 역사기행’, 그리고 여기저기 인터넷을 검색하는 등 신흥무관학교 터 탐방 준비를 많이 하였다 한다.
옥수수밭에서 일하고 있는 연로한 아저씨에게 여쭤보니 어렸을 적 자기 아버지로부터 이 근처에 신흥무관학교(新興武官學校)가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가. 이곳 역사적인 현장을 찾아 이역만리(異域萬里) 여기까지 달려오지 않았는가. 그 바로 뒤쪽 꽤 높은 대고산(大姑山)이 우리 일행을 내려다보며 빙그레 웃는 것만 같다.
우리는 이곳까지 일부러 탐방한 의미를 깊이 새기며 “대한독립 만세!” “대한민국 만세!” “남양주문화원 만세!”를 힘차게 부른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플래카드를 펼치고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단체 사진도 찍는다.
자, 이제 연길(延吉)을 향해 이동한다. 장장 6시간을 달려야 한다. 그야말로 멀고도 먼 길이다. 달려도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한때는 아름다운 송화강을 따라 달리기도 한다.
송화강(松花江)은 길이 약 1,960km로 아무르강의 최대 지류이다. 백두산 천지(天池)에서 발원하여 북서쪽으로 흘러 지린성 북서단의 삼차하에서 남류하는 눈강(嫩江)을 합친 뒤 북동쪽으로 유로를 바꾼다. 하얼빈을 거쳐 무단장에서 합치고, 다시 자무쓰시를 지나 헤이룽장성 북동단에서 본류(아무르강)에 합류한다. 산지 어귀에 축조된 풍만댐에 의해 조성된 송화호는 발전, 관개, 수운, 양어 및 하류의 홍수 조절 등에 크게 기여를 한다.
중·하류 유역은 동북평원의 북반부에 해당하는 중국 유수의 농업지대로, 대개는 흑토지대를 이루어 옥수수, 수수 등 식량작물을 비롯한 콩, 아마, 사탕무 등의 주산지이다. 습지가 많은 하류쪽의 삼강(三江) 평야에서도 국영농장이 개간을 추진한다.
송화강은 만주 최대의 내륙수로이다. 하류는 하얼빈에서부터 기선이 항행할 수 있고 그 상류로도 지린까지 범선이 다닐 수 있어, 하얼빈이 수상교통의 중심지가 되었다.
마침내 이도백하에 도착, 마사지 90분을 받는다. 발은 물론이요, 전신 마사지를 받으니 그동안 여행의 피곤이 금세 풀린 듯하다.
저녁 식사 만찬으로 삼겹살에 양꼬치에 고량주에 원 없이 먹고 마신다. 용정 해란강호텔에서의 중국여행 마지막 날 밤은 깊어만 간다.
<넷째 날>
체크아웃한 후 버스를 타고 보이차 홍보하는 매장을 들른 다음, 부근에 있는 농협 마트에 들어가 쇼핑을 한다.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선물용으로 42도짜리 고량주(高粱酒) 두 병을 구입한다. 우리 일행은 곧바로 연길공항으로 달려 수속을 밟은 후 귀국길에 오른다. 마음은 저 뭉게구름처럼 두둥실 부풀어 오른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