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 한국 사람이 이곳에 와서 힘들어 하는 부분이 있다면 기다리는 것에 지친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모든 것이 빨리 진행되고 업무처리 속도가 빠르지요. 저 또한 버스를 기다려도 5-10분정도 기다리면 많이 기다린 것이고 은행에서 일 처리를 해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10분 내로 끝나게 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인이랍니다. 전 세계 사람이 다 알듯이 우리는 빨리 빨리에 익숙합니다.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1위가 한국이라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지요. 꼭 이런 일 뿐만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많은 일들, 예를 들면 건물을 짓는다든지, 아니면 수리를 요하는 일, 또 무엇인가를 설치 하는 일 등등이 대게 즉시에 진행됩니다. 고치는 것도 가져다 주면 지금 내가 보는 앞에서 고쳐주는 경우가 허다하고 또 설치를 위해서 전화를 하면 대게 그 다음날의 경우 혹은 그날 오후에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우리 나라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많은 기다림이 필요한 나라인 것 같습니다. 물론 말이 잘 안통하면 더 오래 동안 기다려야겠지요. 버스를 기다려도 20분은 보통이여서 대게 걸을 수 있는 거리는 걸어다니고, 뭐 하나 고치려고 해도 하루 만에 되는 것이 없습니다. 전화를 가설하려고 해도 한 일주일에서 보름은 기다려야 하는 것 같고 은행을 열려고 해도 여는 것도 오래 걸리지만 그와 더불어 연 후에도 비밀번호까지 받아서 제대로 쓰려면 한 일주일은 더 기다려야 하는 것 같습니다. 줄 서는 것이 익숙해져 있고 기다리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문화속에서 "빨리 빨리"를 미덕으로 살았던 한 사람으로서는 이런 상황 자체가 굉장히 답답하고 지칠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한 습성때문인지 이곳에서 사시는 분들 중 기다리지 못하다 실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야 아직 큰 실수나 실패를 본 적은 아직 없었지만 그래도 사소한 일들에서 실수를 한 적은 있지요. 사실 제가 기다려서 실수가 없었다기 보다는 하나님께서 기다림의 시간을 저에게 많이 허용치 않으시고 즉각적으로 인도하셔서 제가 구제된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한가지 사소한 고백이 있다면, 어제 제가 가지고 있던 복합기(카피 머시인, 프린터, 스캔)를 고쳤습니다. 이 복합기는 한국에서 제가 가지고 온 것인데 새 것이나 다름없는 것입니다. 구입한지 겨우 4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았을 뿐더러 또 한국에서 사용한지는 겨우 보름 정도 되는 것이었지요. 영국에 오면 그때서야 사용하려고 아껴둔 것이었습니다. 근데 이곳으로 가지고 오던 도중 출국일날 있었던 차량 접촉 사고로 충격을 받아 이곳에서는 전혀 사용할 수 없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지요. 하지만 심각한 장애는 아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약간의 문제만 해결하면 될 것 같아 보였습니다. 이곳에서 애프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싶어서 회사에 문의를 했지만 이곳에는 그 모델이 없다고 해서 거절하더군요. 개인 숖에서 수리를 하려면 인건비가 워낙 비싸서 워런티 없이 수리를 받게 되면 그 제품의 가격보다 더 비싸게 주고 고쳐야 하는 불운을 겪어야 한답니다. 새로 사기도 그렇고 또 그렇다고 고치기는 돈이 더 덜것 같고...살까 말까 아니면 고칠까 망설이다가 지금까지 기다렸지요. 어제는 갑자기 그 복합기를 한번 만져보고 싶더라구요. 저는 기계를 고치고 만지는데는 썩 소질이 없습니다. 하지만 계속 사용하지 않았기에는 불편해서 혹 어떻게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손을 대 보았습니다. 하지만 드라이브 연장 하나 없이 무엇을 어떻게 고치겠습니까? 그냥 송곳 하나 들고 이리 저리 두들겨 보고 쑤셔보고 했지요. 근데 어느 순간 고장난 부분이 해결되면서 작동되지 않겠습니까? 제 자신도 믿지 못할 정도로 그 기계가 완전히 고쳐졌습니다. 복합기를 사용할 수 없어서 불편한게 한두가지가 아니여서 언제 새로 살까 망설인 적이 많았는데 만약 그걸 고치려고 좀 더 일찍 개인 숖에 맡겼거나 아니면 새로운 제품을 샀다면 저 나름대로는 약간의 손해가 있었을 것입니다. 답답함을 가지고 지내는 것이 그 순간에는 힘들었는데 막상 그것이 해결되고 나니 기쁨은 두배가 된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제 인생에 중요한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지요. 기다린다는 것, 참 쉽지 않고 어렵지만 그 기다림을 잘 참지 못하면 손해와 실수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언어도 조급하다고 느는 것도 아니고 신경 쓴다고 해서 느는 것도 아니지요. 시간이 필요하고 인내가 필요하고 꾸준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자녀교육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아이를 볶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때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에게 기다림과 인내가 필요하겠지요. 신앙생활도 믿음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큰 은혜의 체험을 지금 이 순간 받고, 변화되고, 놀라운 일을 하고 싶은 조급함이 생기지만 그것도 시간이 필요하고 훈련이 필요하고 인내가 필요한 것이지요.
또 많은 목회자가 자신이 사역하는 교회가 더 빨리 성장하고 더 많은 수가 모이고 놀라운 변화가 있길 원하지만 정직한 기다림이 있어야만이 성장한다고 믿습니다. 기다림이 없는 성장은 마치 솜사탕과 같아서 바람이 불면 구멍이 나고 그 속에 있는 성도들이 밀도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모든 일에는 과정이 있고 순서가 있고 훈련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첫 숟갈에 배부른 일이 없다고 어느 정도의 시간과 인내와 고난의 간격이 지난 후에야 성장과 성숙과 더 큰 성공이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이지만 모두가 기다리는 지혜를 갖기 원합니다. 믿음의 선조들을 보니깐 모두가 기다림의 용사들이더군요. 뿐만 아니라 하나님 우리 아버지도 저같은 것을 지금까지 참고 기다리시는 것을 보니 기다림과 사랑의 아버지라고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주님께서도 기다리시고 , 지금 이 순간 성령님도 기다리는데 저 또한 기다리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조급하면 실수하고 실패하므로 언제나 기다림의 여유와 인내, 그리고 이것의 근본 바탕이 되는 믿음의 견고함을 가지고 살아가기 원합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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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렇군요 목사님..전 그러고보니 기다림없이 너무 조급하게 하나님께 매달리기만 한 것 같네여..ㅡㅡ;;
저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신화는 하나님이 축복하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