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민이 미애를 부축하여 호텔 객실로 들어서서 미애를 침대에 누이고
몸을일으키려는 순간 몸을 뒤척이던 미애의 팔이 허공에 포물선을 그으며
철민의 목을 감싸안았다.
후끈 몸이 달아오른 철민은 미애의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술이 취해 흐느적거리던 미애의 육신은 마취에서 깨어나기라도한듯
갓 낚아올린 잉어처럼 팔딱이고있었다.
철민은 미애의 몸을 감싸고있는 비늘을 거친 몸짓으로 벗겨내리곤
오랫동안 잠들어있던 미애의 성감대를 자극하며 올올이 일깨워내었다.
그렇게 두 남녀는 한몸인듯 얽히어져서 엎치락 뒤치락
마치 허물벗는 꽃뱀처럼 갈급한 정욕의 주리를 틀었다.
한차례 거친 격랑의 파도가 휩쓸고 지나간 더블베드위에서 사지를 늘어트린채
아직 흥분이 채 가시지않은듯 가쁜 숨을 몰아쉬던 미애가 서서히 몸을 일으켜
타울로 몸을가리고 침대옆 안락의자에 기대어 담배를 피워물고있던 철민의 이마에
가볍게 입술을 대이곤 애교섞인 목소리로 속삭인다.
"우리 같이 샤워할래요?"
욕실에 들어선 미애는 타울에 비누칠을하여 철민의 몸을 아래로 훓어내리며
정성껏 닦아주었고 철민도 그렇게 미애의 몸을 그렇게 씻고 닦아주었다.
미애의 욕정은 아직도 그 불길이 사그러지지않았던가.....
침실로 돌아온 미애는 철민을 침대에 쓰러트려 올라타고
철민의 온몸 구석구석을 타내려가며 샅샅히 애무하기 시작한다.
미애는 본시 몸이 뜨거운 여자였다.
오랫동안 탈출구를 찾지못하고 안으로 안으로만 축적되었던 미애의 본능적 욕망은
비로소 철민과의 육체적 랑데뷰로하여 그 도화선에 불을붙여
끊임없이 꿈틀대고 요동치며 활화산처럼 불타올랐다.
마치 발정난 암호랑이처럼.....성난 파도처럼....포효하고 울부짖었다.
이윽고 격정을 참지못한 미애에게서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나오고
온몸이 감전이라도된듯 부르르~~떨려오는 전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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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밤하늘에서 불꽃이 퍼져내리고있었다.
불놀이였다.....황홀한 한마당 불놀이였다.
그렇게 시작된 철민과 미애의 은밀한 관계가 이후로도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봇물터지듯 그들의 불장난은 지속되었다.
철민과 미애의 사업상 이유를 가장한 계획된 만남.....
이 만남이 훗날 철민과 미애....그리고 은영의 앞날에
어떤 돌풍의 회오리를 몰고와
각자의 운명을 갈라놓는 시발점이될지.....
그때까지는 정녕 아무도 모르고있었다.
한편 3개월의 출산휴가가 끝나가던 무렵 은영은 뭔가 석연찮은 의혹에 휩싸여있었다.
철민의 이해되지않는 회사경영방식과 경영실적때문이었다.
현재 수도권에만해도 철민과 같은 증권컨설팅회사들은 수없이 많이 난립해있다.
그 가운데서 살아남기위해서는 남보다 먼저 정보를 입수하고 끊임없이 기업을 분석하고
컨설턴트들과 머리싸매고 의견을 교환하며 연구하여 타회사에 앞서가지않으면
결국 도태될수밖에 없는것이 증권컨설팅업계의 현실이었다.
그런데 철민의 일상을 관찰해보면 회원들을 위한 써비스제공이나 종목추천등
회사의 통상적인 업무는 능력도 불분명한 몇명의 컨설턴트들에게 맡겨두고
명색이 회사의 오너라는 자신은 낮에는 투자자들과 어울려 필드에나가 골프치고
밤에는 늘 그 패거리들과 룸싸롱에서 술마시고 들어오는일이 점차 늘어나더니
요즘에는 거의 정해진 일과처럼 되풀이되는데도 회사가 별 탈없이 유지되고
소속회원이 감소되기는 커녕 오히려 늘어난다는거.....
이제까지 줄곧 증권회사에서 일해왔고 현재도 몸담고있는 은영의 상식으로서는 도무지
이해되지않는 대목이 아닐수없었다.
어느날 은영은 모처럼 집에서 뭉기적거리고있는 철민에게 작심하고 말한다.
"여보! 나 다니는 회사 그만두고 당신회사에 합류해서 같이 일해볼까싶어"
"왜? 마르고 닳도록 월급쟁이할거처럼 고집부릴땐 언제고...."
철민은 뭔가 꺼림칙한 구석이 있기는하지만 딱이 거절할 명분도없었다.
더구나 은영은 명목상으로나마 회사의 대표로 이름이 올라있는 상황이 아니던가
은영은 다니던 회사를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생각해보면 은영이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시절 자신을 받아주어
역경을 이겨내는 밑바탕이 되었을뿐만 아니라 은영의 탁월한 업무능력을 인정하여
짧은 기간에 은영을 과장으로까지 진급시켜준....참으로 고마운 회사였다.
은영은 사장님을 비롯한 임원진과 직원 한사람에게까지 일일이 감사를 전하고
아쉬움의 악수를 나누었다.
다음주 월요일날 철민의 회사에 첫 출근한 은영은 직원들의 인사를 받고
상견례를 나누고난후 회사의 경영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한다.
역시 예상한바대로 회사의 통상적인 업무를 통해 회원들에게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고
추천한 종목의 회원수익률은 수익이 발생하긴커녕 오히려 마이너스였다.
그럼 도대체 회사가 유지되고 회원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되는 주수익은 어디서 발생되는것일까?
결론은 한가지였다.
철민이 자신과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배팅하는 주식거래에 그 포인트가 있다는거.....
은영은 회사의 실무를 책임지고있는 실장을 불러 그동안 회사에서
투자자금을 동원해 직접 거래한 주식의 데이타를 제출토록 요구한다.
"그건 사장님만이 관리하시기때문에 저희에겐 데이타가 없습니다."
참으로 오리무중 안개속같은 경영실태가 아닐수없었다.
며칠후 기회를 노리던 은영은 철민이 골프가방을 챙겨들고나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사장실로 들어가서 철민의 컴에 저장된 거래내역을 면밀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철민이 성사시킨 주식거래실적은 참으로 놀라운것이었다.
모든 거래가 다 수익을 기록한것은 아니었지만 평균적으로 한달에 한두번씩
이루어진 거래에서 투자금액의 두배....때로는 다섯배이상의 수익을 기록하는
이른바 대박을 시도때도없이 한번씩 터트렸다니.....
철민의 손이 만지는것마다 황금으로 변한다는 마이다스의 손이라도 된다는말인가?
그런데....철민이 투자했던 회사의 주가변동상황을 면밀히 관찰해보니
아주 특이한 공통점이 발견되었다.
일정한 굴곡의 포물선을 유지하며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던 주가가 어느싯점에서
다락같이 뛰어오르며 상한가행진을 계속하다가 갑자기 거품이꺼지며 끝없는 추락으로
이어지는 매우 특이한 현상이 철민이 거래한 모든 종목에서 거의 공통적으로 발생했는데
철민은 주가가 피크로 치솟는 타임를 절묘하게 포착하여 사들였던 주식을 과감히
팔아치우는 기가막힌 거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던것이다.
과연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것일까?
그동안 은영의 뇌리를 어지렵히며 의혹으로 맴돌던 퍼즐조각들이
점차 제자리를 찾아 맞추어지면서 은영의 가슴은 사뭇 떨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