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의 불면 / 김병중
죄는 미워해도 죄인은 용서하라더니
범이 살았던 그 나라에
용서가 한강둑을 넘쳐
순한 범은 어디론가 죄다 사라지고
붉덩물같은 범죄만 출렁거린다
범죄의 우두머리인 아버지는 숨고
수양 아들이 나와
날 잡아 잡수라 이빨을 드러내자
정직한 범은 사람들이 무서워
이 나라를 떠나고
사람들은 범죄자가 무서워
벌거숭이 광화문 섬을 떠나지 못한다
범죄자가 우상인 왕국엔
호피 무늬의 사이키 조명이
매일 어둠의 무게 중심을 마구 흔들어
좌우가 겁나게 현란한
오늘 밤도 죄를 회개하며 불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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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불면
김삿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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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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