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에 와서 알혼섬을 안 갈 수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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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혼섬으로 가는 부리야트 경계선 입구에 여행자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우리의 성황당 같은 '어워'에서 잠시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기원하고 ...)
이르크츠크에서 지평선 초원의 길을 서너시간 달리면 알혼섬으로 가는 항구가 나온다. 15분쯤 잠시지만 바이칼 호수 위에서 수평선을 볼 수 있는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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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혼섬으로 관광객과 차를 이동시켜주는 철선. 날씨가 흐려 검푸른 색이 경건한 신비감을 자아낸다)
알혼섬은 바이칼 호수의 가운데 있는데 제주도의 40% 정도되는 섬이다. 선암사의 삼인당 연못처럼 송편 모양의 바이칼 가운데 중심을 지키고 있는 샤먼의 성지라고 하는 마치 알의 노른자 같이 알의 혼이 깃들어 있는 알혼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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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한 바위 입구 언덕에 세워진 신목인 13개의 세르게. 신목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신성한 나무로 오색천으로 장식되어 있다)
거기에 선녀와 나뭇꾼의 전설이 있는 북방 민족의 시원지라하는 신성한 부르한 바위가 있다. 일찌기 최남선은 이곳을 방문하여 우리의 문화를 불함문화라 주장한 바도 있다.
목동이 부르한 바위 앞 호수에 목욕하러 온 하늘 나라 백조의 선녀 옷을 감춰 함께 살다가 자식이 세 명이 되자 백조의 날개옷을 보여주니 아들 한 명만 남겨두고 떠났다는데 그 아들 이름이 고리였다. 고리는 먼 훗날 부족을 이루어 고리족이 되고 코리 구리 고구려 고려의 전신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소련 공산당의 지배하에 있을 때 민족 종교를 말살하기 위해 삼천여 명의 샤먼들을 무자비하게 죽이고 부르한 바위도 상처를 많이 입었지만 말없이 바이칼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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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한 바위, 일행 중 사진 작가가 있어 실감나게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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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의 모습이 아름다워 한 컷)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 시작하여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루어 한반도에 한민족으로 살게 되었을까?
우리의 뿌리를 확인하는 작업은 우리가 누구인가 하는 정체성을 확인하는 시발점이다. 그 걸 확인하고 싶어 터키를 시작으로 북인도 몽골 부리야트 티베트 연해주 중국 일본 등지를 다니며 그 흔적을 찾으려 했다. 그러다 신화 순례의 전문가를 만나 다시 바이칼을 찾았던 것이다.
이제 서늘한 날씨 탓에 긴팔 옷을 입어야 하는 이르쿠츠크에서 한 밤을 자면 다시 폭염의 한국으로 되돌아 가야한다.
이번 여행에선 현지에서 운영하는 민박을 주로 이용했는데 이르쿠츠크에선 한인 민박집으로 정했다. 찰진 쌀밥에 김치맛을 볼 수 있을까 해서다. 주인집(시베리아 하우스)은 러시아에 와서 20 몇 년째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인이다. 그런데 우리가 신화 여행을 하러 바이칼에 왔다고 하니 남편도 지금 카자흐스탄에 고조선의 유적지를 찾으러 온 한국의 답사팀을 안내하러 갔다하면서 영상 통화를 시켜준다.
필명 시베리아 타이거(러시아명 시타 알렉산더, 한국명 김성진)
당신이 고조선의 옛수도였던 백악산 아사달을 발견했다고 한다. 나에게 고조선의 북방유목민의 옛역사를 알게 해준 김정*이라는 사람도, 샤먼 연구에 온 삶을 바쳐온 무천 문화연구소의 소장도 거기를 다녀갔단다. 세상 참 좁다. 시베리아 벌판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다니. 신화여행의 최종 목적지라 할 수 있는 고조선의 옛 수도를 발견했다는 당사자의 집에 묵게 되다니... 이건 몇 %의 확률이나 될까. 바이칼에 들어설 때 맑은 하늘에 무지개가 뜨길래 궁금했는데 바이칼에서 천제를 지내 준 선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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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들러 옛흔적 사진 한 두 장 건지면 큰 수확인데 당신이 발견한 사진을 막 퍼 올려준다.
윗사진은 1000미터 이상이 산이 백여 개나 둘러싸고 있는 샤얀 산맥 안의 '황금태양의 아침벌판'이라는 백악산 아사달, 아래는 둥근 원을 층층이 쌓아놓은 듯한 호수 공원)
이번 여행의 최고 수확은 巫돌이 건져올렸다고들 한다. ㅎㅎ
읽어주셔 고맙습니다.
첫댓글 전세계 민물의 20% 식수의 80%가 바이칼호수에 있다고 하더이다.바다 표범이 아니고 민물 표범이 산다고 하니 그곳이 바다인지 호수인지 알 수 없고, 그 크기가 자꾸 변하고 몇 년 전에는 강도 10의 지진이 발생하여 섬 열개가 없어지고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하더군요. 그 신비스러운 곳에 아마도 신화가 있을 수밖에 없고 선녀와 나뭇꾼에서 읽었던 하늘에 선녀가 이 바이칼호수에 내려와 목욕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어릴 적에는 금강산이 좋다고 하고 아름답다고 하니 금강산 어디 골짜기겟지 하고 생각했는데 북두칠성도 북극성을 중심으로 돈다고 하니 그 별에서 내려온 선녀가 바이칼에서 목욕했던 것이 분명할 것 같습니다. 감사
지난 번에 바이칼 신화여행(1)을 읽고 2탄을 기다렸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셨군요!
참 행복한 여행이었겠다 느껴집니다. 바람처럼 살고 싶으나 이땅에만 발이 묶여 사는 이에게
여행지 말고도 선생님의 삶이 또 하나의 꿈이 되는군요.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선생님^^
아름다운 사진들만으로도 신화적 이미지가 깊게 다가옵니다.각각의 사진들에 정성스런 해설까지..
선녀와 나뭇꾼 이야기.남겨놓은 아들 고리..고리부족.코리-고구려-고려..유래를 실감해봅니다.멋진 사진에 홀려 보고 도 보고..^
값진 여행을 하고 오셨군요.
무작정 떠나는 여행도 있을터지만 항시 주제가있는 여행을 다녀오셔서 늘 궁금했답니다.
한인 민박집에서의 수확에 많이 반가우셨겠어요.
사진까지 곁들여 나눠주심에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