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쌀밥 정식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을 여주 요양원에 보냈다 보낸 사람들은 모두 형제들이다 6인실 침대에 눕혀놓고 나왔다
멍하니 누워 무엇을 바라보는 건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1년 후 그녀는 정신이 조금 맑아졌다
(나 그를 사랑하여 나 그를 살게 하리 나 그를 영원히 영원히 살게 하리)
그녀는 성가를 부르고 동생을 알아봤다
돌아오는 길에 이천 쌀밥 집에서 정식을 먹고 왔다
1년 후 그녀는 조금 더 나아졌다
어떤 때는 일부러 간질을 일으켜 쓰러지는 것 같았다
성가를 부르고
아빠가 조심하라고 했어 영철이 민국이 성훈이 옆 동네 남자들 이름을 하나씩 불렀다
1년 후 다녀 온 사람에게 물었다 사람을 알아보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천정만 바라보고 누워 있다가 종일 잠자다가 밥이 오면 밥을 먹고 또 누워 있다고 했다
하얀 병실에
하얗게 익은 얼굴들이 쳐다보고 있다고 했다
1년 후 다녀 온 사람에게 물었다 정신은 맑아요? 알아봐요? 성가를 부르나요?
다행히 정신이 맑아졌다고 했다 성가를 부르고 알아본다고 했다
1년 후 못 갔다
1년 후 못 갔다
1년 후 못 갔다
전염병 시대라 오지 말라고 했다
(나 그를 사랑하여 나 그를 살게 하리 나 그를 영원히 영원히 살게 하리)
성가를 꼭 부르니까 천당 같기도 하다 지옥인가
이럴 때 성가는
간질병처럼
일부러 일으키는 어떤 병 같다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이다
부엌칼을 들고 자신의 손목을 긋겠다는 협박이 통하지 않는 형제지간
그래서 더 믿을 만 한가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게 되는 성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