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잠을 통 잘 수 없다
몸 속에 상어가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눈을 감고
밤보다 더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려 할 제
심장이 울리고
복부에서 출발해
늑골로 어깨로 머릿속으로
지느러미가 움직이는 것을 느낀다
잠은 물과 비슷하다
끝과 바닥이 없는 새까만 수면
무엇도 비치치 않는
온전한 칠흑
그 모든 암담함이
이곳에서 출발한다
그렇게 믿을 수 있다
...
그 수면 아래
깊지 않은 곳에 상어가 산다
다른 생명은 모르겠다
...
자장가를 부르면
나는 곧잘 울었다
나는 말줄임표를 자주 사용한다
...
이렇게
대화가 언제든 갑작스레
끊어져 버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눈을 감고 있으면
피부 안쪽에서
이리저리 부딛혀 파문을 만드는
상어 한 마리를 느낀다
그것의 피부와 내 피부가
안팎으로 접촉할때
나는 뜬눈으로 천장을 본다
소용돌이치는 천장
크고 번쩍이는 보름달이 있다
달나라의 크레이터
안쪽 변두리 그늘진 곳에
가냘픈 외계인이 산다
잠들지 못하는 밤
그의 야윈 어깨와 등을 본다
-일정한 리듬으로 튀어나온 척추 돌기
외계인의 피부 안에도
상어가 헤엄칠까
상어는 지느러미를 보여준다
다분히 의도되었다
...
상어가 지느러미를 감추는 것은 어떤가
지느러미를 보이지 않는 상어를
당신은 상상할 수 있는가
물그림자라는 말이 있다
물에서 비롯된 빛이기도 하고
물 속에 사는 무언가의 그림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부분 그것은
물 밖의 무언가를 투영하는
어떠한 상을 의미한다
...
어떤 이야기가 갑작스레 중단된다
여전히 피부 속에서 상어를 느낀다
...
어떤 심상이 울고
그것은 이제 나와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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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인터넷에서 본 머리에 거미가 돌아다닌다고 주장한 아저씨가 생각나네요 . .
아마 저도 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