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은 때로 형벌입니다.
새난
“라면 냄비 정도는 좀 씻어 놔요”
아내가 며칠 간의 병실을 다녀와 싱크대를 본 후에 저에게 했던 말입니다.
살림하는 사람들은 며칠 비워둔 집안에 대해 걱정과 잔소리가 많습니다.
둘 모두 건강하던 시절에는 늘 그랬었으니까요.
작정하고 옷소매를 걷어올린채 냄비를 씻기로 합니다.
역시 마음대로 안됩니다.
고정시킬 수없어 자꾸 헛도는 남비를 한손으로라도 씻어보려 도전합니다.
설거지 통에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소리가 커질수록 짜증이 솟습니다.
한손으로 산지 벌써 10년째인데 아내는 두손 쓰는 사람으로 착각했습니다.
이런 소소한 것들이 얽히고 설켜 우리의 일상이 되어 왔습니다.
두손으로 살다가 한손으로 살아야하는 존재가 되었듯이
머지않아 혼자가 될게 뻔하지만 당장은 함께이기에 애써 아닌척 합니다.
추레한 차림으로 밖에 나가는 것을 지독히도 싫어하던 아내가 떠나고 나면
나는 걸치기 편한 옷을 부러 골라 입고 나설게 분명합니다.
어딘가 색이 바랜듯한 옷, 좀 헐렁해보이는 옷이 다니기에 편하니까요.
나이들수록 두려움 없이 고독에 맞서나가야 하고,
점점 혼자가 되어감을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아갑니다.
나는 비로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실제와 마음이 늘 유리된채로 착각하며 살아왔음을 인정합니다
눈 앞에 펼쳐지는 세상을 정상적인 조건을 지닌 듯 착각하여 평가해왔지만
실제로는 중도장애인으로서 살고있는 현실 말입니다.
그간 착각에 빠져 산 것입니다.
추레하다: 깨끗하지 못하고 생기가 없다.
첫댓글 서로 돕고 사랑으로 바라보고 인정해야 하는 시적 화자의 시선을 느낍니다 ~~
오늘은따뜻했으니 내일은 비가 예보되어있습니다.
자연스러움이위로입니다
산다는 게 다 착각 같아요..^^
ㅎㅎ그렇더군요
착각인데 아닌듯 살지요
글을 이리 열심히 쓰시니
오늘이 제일 청년이다
생각하시는 착각도 하셔야
할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