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안 보여".. 백내장 수술 피해 상담 많은 이유는
소비자원, 백내장 관련 상담 한 해 100건 이상
시력 저하가 가장 큰 이유, 수술 완벽하지 못해 발생
다양한 부작용 가능성 있어.. 의사 설명 의무 지켜야
시력 저하는 백내장 수술 후 발생하는 대표적인 부작용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백내장은 투명했던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야 흐려짐, 빛 번짐 등과 같은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당장 앞을 보는 데 불편함이 크다보니 많은 환자들이 부담을 무릅쓰고 수술을 받는다(2020년 기준 70만2621건, 국민건강보험공단). 문제는 많은 수술 건수만큼 부작용 사례 또한 적지 않다는 점이다. 백내장 수술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수술 전 환자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물론, 환자에게 치료 재료, 수술 후 부작용 발생 가능성, 기대 효과 등을 설명해야 한다. 환자 또한 이 같은 사항들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백내장 수술 부작용 신고 매년 100여건… ‘시력 저하’ 최다
2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9년~2022년 6월) 접수된 백내장 수술 관련 소비자상담은 총 530건이다. 매년 140~170건씩 피해 상담이 접수되고 있으며, 전체 안과 관련 상담 중 백내장 수술 관련 상담이 3분의 1을 차지한다. 같은 기간 접수된 백내장 수술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 또한 51건에 달한다. 부작용 유형별로는 ‘시력 저하’가 43.1%(22건)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실명 ▲빛 번짐·눈부심 ▲안내염 순이었다.
실제 시력 저하는 백내장 수술 환자가 겪는 주요 수술 부작용 중 하나다. 대부분 ‘후발백내장’이 원인으로, 백내장 수술을 받으면 초음파 기구로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데, 이때 인공수정체와 막 사이에 섬유질 찌꺼기가 끼면서 수정체를 감싸고 있는 수정체낭이 혼탁해진다. 이를 후발백내장이라고 한다. 수술 후 초반에는 문제가 없다가 수정체낭 혼탁으로 인해 시간이 지나 시력이 저하되기도 한다. 가천대길병원 안과 이종연 교수는 “후발백내장은 백내장 수술 후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로, 눈에 보이지 않는 수정체낭의 미세한 세포를 제거하지 못하면 이 세포들이 자라면서 혼탁 증상이 생길 수 있다”며 “재수술을 통해 레이저로 혼탁해진 부분을 제거하면 시력이 회복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신경이 절단되면 6개월 정도 회복기간이 필요한데, 이 기간 동안 이물감·건조함을 느낄 수도 있다”고 했다.
◇피해구제 신청 절반 이상 “의사 설명 부족했다”
문제는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수술임에도 의료진의 수술 전·후 설명이 부족했다고 느낀 환자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사건 51건 중 절반 이상(30건, 58.8%)은 의사의 설명의무 책임과 주의의무 및 설명의무 책임이 모두 인정됐다. 수술에 대한 설명과 주의가 부족했다고 인정된 경우가 절반 이상이라는 의미다. 피해구제 신청자들은 사전에 인쇄된 수술동의서를 받은 것 외에 수술 후 발생 가능한 합병증, 치료재료, 수술비용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종연 교수는 “의사의 설명이 부족해 환자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수술 전 기대했던 효과와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환자 입장에서는 수술 후 당연히 잘 보일 줄 알았으나 생각만큼 안 보일 수 있고, 생각보다 빛 번짐 증상을 심하게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효과·부작용·인공수정체 종류 등 자세히 설명·확인해야
모든 환자가 백내장 수술 후 부작용을 겪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수술 후 부작용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의료진이 수술 전 환자에게 부작용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인지시켜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백내장은 고령자가 수술 환자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당사자 또는 보호자에게 수술 후 발생 가능한 부작용과 예상 치료 효과, 수술 전·후 주의사항 등을 자세하게 안내해야 한다. 삽입하는 인공수정체 역시 환자의 눈 건강상태는 물론, 생활패턴, 직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고, 환자에게도 수술에 사용할 인공수정체 종류와 사용하는 이유 등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부작용은 의사의 노력만으로 막을 수 없다. 환자 또한 수술 전 검사를 통해 노안·망막질환 여부, 백내장 진행 정도 등 자신의 눈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수술 부작용 ▲수술 효과 ▲인공수정체 종류별 장·단점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술 후에도 시력저하, 통증, 눈부심, 빛 번짐 등과 같은 부작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정기검진을 통해 합병증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이종연 교수는 “검사를 여러 차례 받더라도 단순 노안 여부, 백내장 진행 정도 등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며 “근시·원시·난시 등 치료가 필요한 시력과 주로 활동하는 시간대 등 자신의 요구사항을 의사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수술 후 부작용 위험을 줄이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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