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다
김현희 <명리학그램>, 시집<흐르는 섬> 저자
분노와 억울의 화상(火傷)쯤
시간 흐르면 쓸데없는 감정의 껍질로 퇴색한다
구멍 난 고목 나무 지탱하는 의료용 골시멘트 같은
평정심은 사나운 날씨에도 붙어 있는 몇 안 되는 단단한 나뭇잎
골목 보안등 비행하는 날벌레들
어찌어찌 살아낸 하루살이 자축하듯 노을빛 춤사위 홀가분하다
옥탑방 오르는 녹슨 철 계단에 노점에서 사다 놓은 천 원 화분들
잔잔하게 마중하는 조용한 웃음길 선물한다
조막손 안 생계 같은 스티로폼 흙 상자에서
지나가는 햇살만으로 자라는 방울토마토가 그저 순응의 고명
어린 시절 폭력과 욕의 매질로 학대당한 자식이
짜증 내고 화만 내는 노쇠한 부모를 천륜의 혈육애로 끌어안는다
바깥과 소통하는 문 없애고 이생의 시절 인연이 영근
한(恨)의 열매 담담히 말리며 무념(無念)의 외길 걷는다
첫댓글 어쩌면, 너와 같은 빛깔로 물드는 또 다른 사랑법..... 없어도 내 눈에는 보이는 것이 있고
있어도 내 눈에는 안 보이는 것들도 있지요................. 감사
그럭저럭 살아지는 게 신기합니다 ~~~^^
아직은 천륜의 혈육애가 살아있어
그나마 희망이 있지않나 싶습니다~^^
그럼요 ~~ 아마도 혈육애가 인류 발전의 기둥이지 싶습니다 ~~~^^
선산지키는 등굽은 소나무가 보이네요.
늘 건강하세요. 선생님!
청초님 ~~ 감사합니다 ~~~^^ 늘 건필하시는 청초님, 건강하셔요 ~~~^^
삶에 순응하는 모습들이
슬프거나 힘들어보이지
않은 것은 시인님의 따뜻한
시심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혜인님 ~~ 어떻게든 살아지는 게 신기해요 ~~~^^
무념이 되기까지 질고의 나날 성필하소서..^^
바우님 ~~ 감사합니다 ~~~^^ 늘 서정문학 지켜주셔서 더 감사하고요 ~~~^^
요즘 금쪽이 보면 고통받는
사람들이 참 많아요
부모로써 지혜를 쌓는 일이
그리 어려운지
선배님 시 읽으니까
갑자기 생각나서
오늘도 깊어진 마음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