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 ‘인슐린 주사’ 치료가 두렵다면…?
연속혈당측정기(CGM)가 두려움과 거부감 등으로 인슐린 주사 치료를 주저하는 당뇨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사제 방식의 인슐린 치료는 스스로 주사를 놓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거나 과잉치료, 중독성 의심 등의 오해로 당뇨환자의 거부감이 큰 경우가 많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메디닷컴
◇스스로 주사 놓는 ‘인슐린 치료’, 2형 당뇨환자에도 필요하다
인슐린 치료란 체내 혈당 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을 주사제로 직접 주입하는 당뇨 치료법이다. 대개 선천적으로 췌장 기능에 문제가 있어 인슐린을 스스로 생산하지 못하는 1형 당뇨병 환자나 만성 합병증이 발생한 악성 당뇨환자에게 적용한다.
선천적 혈당 조절 기능에 문제가 없는 2형 당뇨병에도 인슐린 치료가 필요할 때가 있다. 적기를 놓칠 경우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지기에 조기 치료를 적용하기도 한다. 당뇨환자의 당화혈색소가 1% 증가하면 뇌졸중·급성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 합병증 사망률이 40% 증가한다. 따라서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은 3개월 이상 경구용 혈당약을 복용하는 데도 혈당 관리 목표(당화혈색소 6.5% 미만)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인슐린 치료를 권고한다.
국내 (2형) 당뇨환자의 71.7%가 혈당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지만, 인슐린 치료를 받는 국내 당뇨환자의 규모는 전체의 10% 정도다. 그만큼 인슐린 주사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도 상당하다는 걸 추측할 수 있다. 스스로 주사를 놓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거나 과잉치료, 중독성 의심 등 인슐린 주사제에 대한 오해로 거부감이 큰 경우가 많다.
◇3개월마다 1주간 연속혈당측정 병행… 혈당 관리 효과↑
몇몇 대형병원에선 인슐린 치료를 하지 않는 당뇨환자에게 적절한 주기로 연속혈당측정을 병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심리적으로 주사제 사용을 거부하는 경우 자가 혈당관리 효과를 높여 당뇨 증세 악화를 막고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연속혈당측정기는 바늘이 달린 센서 기기를 복부 피하지방에 부착해 거의 실시간으로 혈당 흐름을 파악한다. 측정 결과는 무선 통신으로 전송되는데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와도 연동해 확인할 수 있다. 1기를 부착하면 약 1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연속혈당측정기 사용 개념도. [사진=삼성서울병원]© 제공: 코메디닷컴
최근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문선준 교수와 분당차병원 김경수 교수, 서울아산병원 이우제 교수의 공동 연구팀은 해당 방안의 실질적 효용성을 검증했다.
연구진은 2020년 3월~2021년 11월 강북삼성병원, 분당차병원,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한 30~65세의 2형 당뇨 환자 61명을 분석했다. 이들 환자군은 손끝 채혈과 자가혈당측정 방식을 활용해 스스로 혈당을 관리하지만 인슐린 치료는 받지 않았다.
연구팀은 6개월의 치료 기간 동안 이들 환자를 △1주일 수명의 연속혈당측정기를 1회 사용(6개월 주기) △1주일 수명의 연속혈당측정기를 3개월마다 2회 사용(3개월 주기) △연속혈당측정기 미사용 그룹으로 나눠 혈당 변화를 관찰했다.
치료 3개월째엔 6개월 주기 사용군과 3개월 주기 사용군의 당화혈색소는 미사용군보다 각각 0.6%와 0.64% 감소했다. 6개월째엔 3개월 주기 사용군만 미사용군보다 0.68% 감소했다. 다만, 손끝 채혈로 하루 1.5회 이상 혈당 측정을 하는 경우 6개월 주기 사용군에서도 6개월째에 당화혈색소가 유의미하게 줄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적절한 주기의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이 자기점검의 계기를 제공해 당뇨환자가 혈당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도록 도왔기 때문이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문선준 교수는 “자가혈당측정 방식만으론 혈당을 높이는 잘못된 생활습관을 파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연속혈당측정기는 하루 전반의 혈당 추세를 1주일 동안 꾸준히 확인해 생활습관 교정엔 큰 도움이 되지만, 비용 문제와 사용 불편감 등의 문제로 항상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이어 “이번 연구에서 연속혈당측정기를 3개월 간격으로 한 번씩만 사용해도 혈당관리 과정에 충분히 도움이 됐다”면서 “향후 이를 해당 환자들에게 인슐린 주사 치료를 대체할만한 혈당관리 수단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연속혈당검사기는 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만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 경우 올해 상급종합병원을 기준으로 기기 1대당 1만 710원∼1만 8540원 선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반면, 비급여로 처리되는 2형 당뇨환자 등은 1대당 약 8만 7200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연속혈당측정기로 측정한 하루 혈당 추세를 스마트폰에 연동해 확인하고 있다. [사진=강북삼성병원]© 제공: 코메디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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