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과 연휴기간에 레미제라블, 김수영전집, 윤동주 전집과 함께 읽은 작은아씨들을 보면서 정리한 생각.
1. 교사의 정신적, 육체적 폭력
: 에이미가 학교에 갔다. 둘째 언니 조가 그동안 라임을 많이 얻어먹었으니 사주고 싶다는 에이미의 뜻을 이해하고, 라임값을 주어서 학생들과 나누어먹었다. 문제는 라임을 교사가 가져오지 못하게 것인데, 이미 공언을 하였다고는 해도 에이미에게 체벌을 한다.
심지어 복도 뒤편에 서있게 해서 망신을 주기까지 하니, 성격이 불같은 에이미가 교사를 보고 "네가 교사야?감히 엄마와 언니들도 손찌검을 안 하는데?"라고 비난을 담은 눈길을 보내어 보복을 한다.
사정을 들은 엄마는 에이미를 당분간 학교에 보내지 않고, 군목으로서 북군의 전쟁터에 나가계신 아빠에게 편지를 보내어 상의하고나서 전학을 시킬 생각을 한다. 교사가 금지한 일을 대담하게 했을 뿐더러, 평소에 말을 함부로 하는 여학생에게 에이미가 라임을 안 주었다고, 여학생이 라임을 가져왔다고 일러바쳐서 체벌을 받게 했다면 학생들의 수준이 어떠한지 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성격이 불같은 둘째 언니 조는 교사에게 가서 항의하자고 흥분을 하고, 매그는 동생의 아픈 손을 만져주면서 위로한다. 매그는 큰언니이니 동생들에 대해 책임감이 강한 듯하다. 물론 천로역정에서 따온 제목인 허영의 장터에서 알 수 있듯이, 예쁜 옷을 입고, 남성들의 사랑을 받으며 사교계에서 활약하고 싶어하는 15살 청소녀인데, 일찍부터 부잣집 꼬맹이들 과외선생을 해야 할 정도로 일찍 철이 들어야 한 터라 청소녀로서의 욕구를 지그시 누르고 사느라 힘들었겠다. 한국의 학제로 치면 중학교 2학년 학생이다. 가사노동자인 해나는 감자를 마치 교사처럼 절구로 빻았다. 그날 반찬으로 감자 샐러드를 만들었나 보다.
참고로 이 장면은 빨간머리 앤에도 나온다. 교사의 체벌에 항의해서 앤이 학교를 더 안 나간다고 하자, 비혼여성인 마릴라 아줌마가 기혼여성인 레이첼 린드 아줌마에게 물어보고나서 당분간 홈스쿨링을 시키는 장면이다. 마릴라 아줌마가 전학을 고민하지 않는 게 다를 뿐, 체벌에 대한 교사출신 작가들인 루시 모드 몽고메리와 루이자 메이 올컷 작가의 생각은 같은 것 같고, 학생들의 인권에 대한 관념이 교사들의 머리속에 없던 시기임을 짐작하였다.
실제 빨간머리 앤에서 앤이 수업시간에 소설 벤허를 읽자 교사가 앤이 학교거부투쟁을 하게 한 교사는 그만두고, 이어서 온 뮤리엘 스테이시 교사가 잠시 소설책을 압수를 하고나서, 조용히 쉬는 시간에 잘못을 조용히 지적하는 장면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장면과 작은아씨들에 나오는 체벌장면을 보면 교사들의 인권감성수준을 알만하다. 그러니 에이미 엄마인 마치 부인이 전학을 고민한 것 같다. 집에서 손찌검을 안 하고, 알기 쉽게 타일러서 배려하고 존중하는 인성을 가르치는 따님을 때리다니..
2. 고전문학의 영향을 받다.
천로역정의 영향을 받았다. 존 버니언이 하늘길을 여행하는 크리스천과 그 뒤를 이은 크리스티애나와 아들들과 자비라는 인물들로써 영국 개신교의 신앙과 영성을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인데, 미국 보스턴에서도 출판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 소설인터라 루이자 메이 올컷 작가도 깊은 영향을 받았다.
조와 에이미가 다툰터라 미움으로 가득찬 마음을 크리스천의 순례길을 방해하는 마귀인 아폴리온에 빗댄다든지, 졸부가 베푸는 잔치에 다녀온 메그가 매그에게 예쁜 옷을 입히고 인형인 것마냥 즐기고, 존중이 아닌 동정을 할 뿐이며, 로런스 씨 집안을 험담하는, 인품이 저렴한 졸부들의 행태에 상처만 가득 받아서 오는 장면을 허영의 시장이라고 했다.
엄마가 매그에게 사과를 하면서 한 말이 우리 순진한 딸이 어른들의 못된 모습에 상처를 받게 해서 미안하다였던 것마냥,
순수한 신앙을 가진 크리스천과 그의 친구 믿음이 허영의 시장에서 거짓과 허영으로 가득한 대적자들에게 고난을 받았고, 믿음은 순교하여 하느님이 베푸신 마차를 타고,고 천상병 시인이 쓴 시 귀천의 1연인 "나, 고향으로 돌아가리라"라는 문장처럼 , 고향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천로역정을 읽고 자신의 작품에서 천로역정을 이해한대로 쓴 것인데, 이를 문학이론으로 간텍스트라고 한다. 문학작품들이 서로 영향을 받는 현상이다. 작가가 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독서가 영향을 주게 마련이고, 루이자 메이 올컷은 천로역정의 영향을 받았다.
3. 청소녀들의 마음이 자라는 성장소설
작은아씨들의 아폴리온과의 투쟁을 보면, 조와 에이미의 마음이 자라는 내용이 나온다. 문학소녀인 조가 언니 매그, 로리와 함께 연극을 보러갔는데-엄마와 같이 인천예술회관에서 클래식을 듣고 와야 하는데.. 엄마도 클래식을 좋아하심.-, 자신을 빼고 간 것에 앙갚음을 조 언니와 똑같은 성격인 에이미가 언니가 아빠에게 선물하려고 쓴 소설을 태워서 해버렸다.(이래서 엄마가 성격이 같은 사람들끼리는 부딪힌다고 하셨다!!)
성격이 불같은 조가 에이미의 잘못을 참아줄 리 없어서, 에이미를 무척 미워했다. 언니들과 엄마가 원고가 문학가로 자랄 싹인 조 언니에게 무척 중요한 글임을 말하자, 에이미가 사과를 했지만 조의 화가 풀리지 않았다. 엄마가 자기 전에 신약성서 에페소인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인용하여 다음날이 되기 전까지는 화를 풀라고 권하셨지만, 조의 마음속에서는 미움과 미워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갈등하고 있다. 그런데 갈등이 풀리는 반전이 일어난다. 로리와 에이미가 스케이트를 조와 함께 타다가 그만 얼음이 풀리는 시기인터라 에이미가 물에 빠진 것. 겁에 질린 에이미를 조와 로리가 구출했고, 집에 와서 에이미는 옷을 갈아입고(추운 날씨에 물에 젖은 몸인데, 옷을 갈아입지 않으면, 저체온증에 걸림), 난로에 몸을 말렸다.
아마도 엄마가 손수하셨을 거다.
그제야 에이미를 미워한 잘못과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떠오른 조는 미안한 마음에 울고, 엄마는 따님앞에서 나도 성격이 불같았고, 지금도 자제하려고 애쓴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처녀때에 성격이 불같았던 엄마도 결혼을 하여 따님들이 태어나자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본을 보여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은 것이고, 화가 날 때마다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자제를 했던 것이다. 비혼인 나로서는 겪을 일이 없는 일이지만,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느낀 대목.
덕분에 조는 마음이 자란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지혜를 구하는 허수아비에게 사이비 마술사인 오즈가 경험으로써 어린이들은 배운다고 했는데, 조도 보고 들으면서 마음이 자란다.
메가커피 신포시장점. 신포시장 위에 중세에 교회가 마을공동체와 함께 생로병사를 한 전통에 따라 성공회 내동교회가 있어서 , 성공회의 미사 또는 성찬예배인 감사성찬례로써 하느님을 예배하러 가는 길에 들려서 아메리카노와 작은아씨들을 읽었습니다. 비오는 이번 주 주일이었습니다.
첫댓글 초등학교 시절 생각이 납니다. 남자 선생님 중 일부는 참 폭력적이었지요. 인권의식도 없었지만 인간말종이라고 해야 할까? . 특히 군복무 때는 폭력이 일상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90년대까지도 우리 사회는 정말 인권후진국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저도 고등학생 때 엄마가 학교에 가서 교사의 폭력에 항의하시기도 했습니다. 어른으로 대우받은 경험은 대학교에서 공부하면서부터이지요. 출석수업에 오시는 교수님들을 비롯한 교수님들이 낮춤말이 아니라 높임말을 쓰시고, 조교선생님들도 제 의견을 존중하시고, 친절하게 대하시며, 학생들의 생각을 존중하시며, 모르는 것은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말씀하시는 교수님들의 생각과 중고등학생 때 교사들의 낮은 인권의식이 매우 다릅니다.
군을 말씀하셨는데, 직업으로 군인이 되어 임금노동으로서 일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미군에서는 직업군인이기 때문에, 내가 계급이 높다고 해서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육군이 시행하는 특기병 제도가 좋은 대안일 것이고, 모병제 전환을 하되 노동조건과 경력개발 모두 뛰어난 직업이 군인인 생각(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참조)등의 대안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