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사람은 타인에게 큰 관심이 없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남들이 보기에 지나칠 정도일지 모른다.
요즘 유명하다는 배우도 광고에서 본 게 전부요, 요즘 대세라는 가수도 대학교 시절, 축제에 온다고 하니 처음 들었소, 요즘 잘 나간다는 운동선수도 올림픽 철에 잠깐 보는 게 전부요, 요즘 가장 실세라는 정치인도 선거철에 잠깐 볼까 말까한 게 전부다. 어쩌면 취향 차이였을 지도 모르겠으나 앞에 있는 사람이 무안해질 정도로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관심이 없었으니까.
난 그저 내 인생의 공전축을 아직 설정하지 않은 것뿐일지 모른다. 다른 사람들은 ‘스타’라는 임시 공전축을 부랴부랴 만들지만 난 그게 귀찮았을 뿐이다.
하지만 나도 언젠간 진짜 공전축이 생길 것이다. 내가 관심을 쏟아붓는 ‘그 사람’이 생길 것이다.
원래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어느어느 배우가 어느 영화에 나온다는 건 관심 없지만, 그 사람이 TV에 조그맣게 한 컷이라도 나오면 신기해 하는 것
무슨무슨 가수가 무슨 노래를 부르는 지는 관심 없지만, 그 사람의 노래방 18번을 같이 부르고 싶은 것
어디어디 운동선수가 어디를 다쳤는지는 관심 없지만, 그 사람이 종이에 손이라도 베이면 마음이 아픈 것
어떤어떤 정치인 어떤 말을 하는지는 관심 없지만,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하는지는 귀를 쫑긋거리며 듣는 것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나만의 공전축을 만들어 그 주위를 열심히 도는 것
그 중심에 있는 사람에게 나의 중력을 주는 것
그리고 그 중력이 강해질 때,
둘이 쌍성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