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이 배경인 소설인 민음사세계문학전집 104<네루다의 우편배달부>(안토니오 스키르헤타 지음, 우석균 옮김. 민음사)를 읽기 시작함.
시를 공부하는 학자이신 김신정 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님이-이분 덕분에 지용시선(정지용 시인의 시집, 을유문화사)부터 시집을 읽기 시작했음.- 문학의 이해 수업 때에 영화 일 포스티노를 영상자료원의 복사허락을 받아 같이 봄으로써 소개해주셔서, 원작소설에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칠레와 에스파냐에서 에스파냐 문학을 전공한 분이 우리말로 옮기시고, 민음사에서 세계문학전집으로 펴낸 덕분에 읽고 있다.
쉬는시간, 퇴근시간에 지루한 줄 모르고 읽고 있다. 문체가 발랄해서, 산티아고의 순수한 마음에 감동하면서 읽는 노인과 바다, 찰스 디킨스의 문체가 재치가 넘치는 크리스마스캐럴에 이어 독자들이 소설에 몰두하게 한다. 영화에서는 이탈리아가 배경이지만, 원작에서는 파블로 네루다 시인이 나고자란 고향인 칠레가 배경이다.
칠레의 어촌에서 가업인 어업이 적성에 맞지 않아 세월을 허송하던 17세 집배노동자인 마리오 히메네스가 민중 시인인-실제 네루다는 칠레 공산당원이었음. 우체국장인 코스메가 전담 집배노동자를 고용한 이유도 네루다 시인의 팬들이 보낸 편지가 무게가 킬로그램으로 셈하여야 할 정도로 많아 전에 일했던 집배노동자가 근골격계질환으로 그만두었고, 정치사상으로는 사회당원으로 입당하고, 우체국 노동자들에게 사회주의 이론을 설파할 정도로 열렬한 사회주의자로서 칠레 공산당에서 대통령 선거 후보로 추천할 정도로 열렬한 공산주의자인 네루다를 사상의 동지로서 존중했기 때문- 네루다 시인의 전담 집배노동자로 취직한 후에, 시를 배우는 만남을 쓰고 있다.
그래서 소설을 읽다보면, 메타포(은유), 운율(같은 문장이나 단어를 반복하여 박자를 만들어내는 시 작법)등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다. 문해자(글을 읽고 쓰지 못하거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사람)인데도 시집을 살 정도로 부친이 존경하는 민중시인인 터라 자연스레 네루다 시인의 영향을 받아 마리오도 사회당 당대회에서 시를 발표하고, 사랑하는 연인인 베아트리스에게 "당신은 나비처럼 아름다워요."라고 베아트리스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시를 말할 정도로, 우체국에서 집배노동자로서 노동하는 시인으로 자라기 시작한다.
문제는 술집 주인인, 장모님이 될 베아트리스의 엄마가 둘의 사랑을 방해한다는 것. 자칫 앞날을 생각하지 않고 달콤한 시어에 취해서 비혼모가 될 것이 염려스럽고, 공산주의자인 네루다의 영향을 받았음을 모르는 동네 사람이 없으니 "빨갱이 사위"를 들일 것이 염려스러웠던 것. 물론 장모님이 공산주의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고, 지역 유지가 우파인터라 좌파 성향인 어민들이 자신들의 정치성향을 숨기면서 살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이야기꾼 또는 서술자는 민중들이 자신의 좌파 성향을 숨겨야할 정도로 억압받는 사회를 비판함으로써 한국으로 치면 전두환이나 박정희 군부독재정권인 피노체트 군부독재를 비판하고 있다. 실제 책 뒷면의 작품해설에 의하면 피노체트 군부독재정권 당시 독일로 망명한 저자가 칠레의 민주화를 상상하면서 쓴 소설이다. 사회주의자로서 네루다에 대한 깊은 공감을 하며 읽고 있으며,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는 시를 어렵지 않게 공부하고 있다.
첫댓글 시어는 때로 달콤하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지만 우리가 사는 현실은 우리의 이상과 떨어져 항상 갈등상황이지요.
그렇지만 이상은 계속 가져야 합니다. 세상은 이상주의자들이 바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