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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6월30일 오전 10시. 키 176㎝에 몸무게 85㎏인 사채업자 최모씨(당시나이 39세)는 육중한 몸을 이끌고, 경산 자인공단 S섬유 사무실로 들어섰다. 자그마한 체구에 호리호리한 사내 셋이 최씨를 맞이했다. 이들 중 둘은 최씨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돈 얘기였다. 그 사이 한 사내가 갑자기 둔기로 최씨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최씨는 쿵하고 나자빠졌다. 사내들은 미리 준비한 하우스용 비닐과 노끈으로 최씨를 동여맸다. 군위군의 한 계곡으로 내달렸다. 최씨 주검을 파묻었다. 사내 셋은 비밀을 무덤까지 가져갈 것을 약속했다.
같은 해 7월5일 오전 최씨 부인은 달서경찰서에 가출신고를 접수했다. 불안한 마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경찰은 '경산 자인공단으로 출근했다'는 진정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경산 톨게이트 부근에서 최씨의 차는 발견됐지만, 행방은 묘연했다. 경찰은 단순 실종이 아니라고 판단,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사내 셋이 용의선상에 올랐지만, 곧 풀어줬다. 경찰에서 최씨가 죽기 하루 전인 29일, 빚 12억원을 깨끗이 청산했다고 한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사건 발생 2년이 지난 2003년 6월, 담당 검사는 '물증 없음'으로 내사 종결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박해진 경사는 이 사건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사내들이 범인이라는 걸 확신했다. 박 경사는 2007년 달서경찰서에서 대구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옮길때 이 사건 관련 문건을 죄다 복사해 가져갔다. 무려 3천장에달했다. 7건으로 나뉘어진 사건일지에 담긴 내용은 비슷했다. "너희가 죽였지?" "아니요. 안 죽였습니다." "위치추적 결과 29일에 최○○는 대구에 있었어." "글쎄, 우리는 경산에서 만나 돈을 다 갚았다니까요."
박 경사는 서서히 지쳐갔다. 사건에서 잠시 떨어져 있기로 했다. 지난해 3월 다시 고삐를 틀어쥐었다. 용의자 주변 인물부터 다시 찾아나섰다. 7개월간 탐문은 계속됐다. 그즈음 지원군을 만났다. 달서경찰서 김세만 경장(실종 TSI팀)도 장기미제실종사건 기록을 재검토하면서 '살인'에 무게를 두고 재수사에 착수, 용의자를 압박해 왔다.
두 형사의 공조 수사가 시작됐다. 단서는 주변인물에서 나왔다. 용의자 친구를 통해 살인자백을 간접적으로 받아낸 것.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간접 자백한 용의자에게 자수를 권유했다. 박 경사와 김 경장, 용의자 친구가 한편이 됐다. 결국 지난 14일 이 용의자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이 용의자가 자백한 시체 유기장소에서 최씨의 사체가 나왔다. 다른 용의자 2명에게도 쇠고랑이 채워졌다.
경찰은 18일 용의자 이모씨(54), 박모씨(56)와 또다른 이모씨(57)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사건 발생 일주일 전 최씨에게서 사업자금 12억원을 빌린 뒤, 빚을 갚을 것처럼 최씨를 불러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사채업자 실종사건'은 9년만에 '사채업자 살인사건'으로 바로잡아졌다.
뉴시스 | 김윤호 | 입력 2010.01.18
【대구=뉴시스】김윤호 기자 = "도대체 돈이 뭐길래…"
2001년 6월30일 경산시 한 공장 사무실. 공사현장에 쓰는 '곡괭이' 자루가 한 50대 남자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이 남자 앞에는 한 30대 남자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사무실에 함께 있던 또 다른 남자는 비닐하우스용 보온덮개로 쓰는 부직포를 들고 쓰러진 남자를 감쌌다. 사무실에 있던 3명의 중년 남자들은 부직포에 감싼 사체를 차에 싣고 사무실을 떠났다.
경찰이 밝힌 8년여전 살인사건 현장의 모습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공장 신축 자금이 필요했던 A씨(54)는 지난 2001년 평소 알고 지내던 사채업자 B씨(39)를 만나 6억원을 빌렸다. A씨는 빌린 돈 6억원 가운데 2억원을 사용하고, 약속한 변제기일이 다가오자, 범행 계획을 세웠다.
사채업자를 살해하고, 남아있는 4억원을 가로채기로 결심한 것이다.
A씨는 지인 C씨(57)와 D씨(56)를 만났다. 이들에게 "사채로 빌린 돈 6억원 가운데 4억원이 남아있으니, 이를 나눠갖자"고 제안한뒤 범행 동참을 요구했다.
돈이 필요했던 C씨와 D씨가 A씨의 범행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4억원은 1억3000만원씩 나눠가졌다.
2001년 6월30일. 경산시 한 사무실에 사채업자 B씨(당시 39세)가 나타났다. A씨 등은 사전에 계획한 대로 역할을 분담해 둔기로 B씨를 살해했다.
사체는 경북 군위군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
이들은 그동안 경찰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필리핀 등 외국으로 도망다녔다. 이혼까지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난해 8월, 경찰의 장기미제실종사건에 대한 기록재검토가 시작됐다. B씨가 살해됐다고 판단한 경찰의 수사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결국, 8년여가 지난 이들의 범행은 덜미를 잡혔다.
B씨의 사체는 경북 군위군 한 지방도 옆 계곡에서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돈이 사회의 중요한 가치가 되버린 우리 사회의 병폐를 그대로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건이다"고 말했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18일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A씨(54) 등 3명에 대해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미궁의 미해결 실종 살인사건cafe.daum.net/frogboystruth
8년여 만에 드러난 사채업자 살해극
YTN 2010년 1월 18일
빚을 갚지 않으려고 채권자를 살해하고 시신까지 유기한 범인이 8년여 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허성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굴착기까지 동원한 대규모 발굴작업이 이어집니다.
2m쯤 파내려가자 비닐에 쌓인 채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유골이 드러납니다.
유골의 주인은 지난 2001년 집은 나간 뒤 실종된 사채업자인 39살 권 모 씨.
권 씨에게 돈을 빌린 이 모 씨 등 3명이 빚을 갚지 않기 위해 살해한 것입니다.
[인터뷰:피의자]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 같았습니다. 유족들에게 죄송하고 후회가 많습니다."
이 씨 등은 빚을 갚겠다며 권 씨를 불러낸 뒤 흉기로 살해하고 경북 군위군에 있는 한 계곡에 암매장했습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유력한 용의자로 이들을 지목했지만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고, 사건은 8년여 가까이 미궁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지난해 장기 실종사건을 재수사하던 경찰은 피의자들이 갑자기 위장 이혼을 하고 잠적한 것을 수상히 여겼습니다.
[인터뷰:김종휘, 대구 달서경찰서 형사과장]
"위장이혼을 하고 도피를 하기 위해서 필리핀에 4차례 은신을 하다가 언저와 생활습관이 맞지 않아서 다시 국내로 들어와서 은신하게 된 것입니다."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부담감을 느낀 피의자 1명이 자수를 결심하고 범행 일체를 자백해, 그대로 묻힐 것만 같았던 범행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장기간 풀지못한 또 다른 실종사건 수사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입니다.
YTN 허성준[hsjk23@ytn.co.kr]입니다.
미궁의 미해결 실종 살인사건cafe.daum.net/frogboystr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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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사채업자 실종 미스터리! 2001년 발생한 실종 사건. 사채업을 하던 39세의 최모씨가 출근을 한다며 집을 나간 뒤 사라졌다. 경찰조사가 이루어졌지만 아무런 단서도 발견하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고 가족들의 애를 태웠다. 간절히 돌아오길 바랐던 실종자 최씨. 그가 8년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최씨를 살해암매장한 용의자는 8년 전 최씨에게 돈을 빌렸던 채무자 이씨. 이씨는 최씨를 죽이고 갚아야 할 4억의 돈을 나눠쓰자며 친구들을 끌어들였다. 사건을 공모한 일당 3명이 붙잡히면서 전모가 드러난 실종 미스터리. 피의자들은 위장이혼까지 하고 필리핀으로 출국해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데. 8년 만에 밝혀진 실종미스터리, 살해암매장사건의 전말을 취재했다. |
미궁의 미해결 실종 살인사건cafe.daum.net/frogboystr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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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돈을 갚지 않기 위해 사채업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한...경산의 한 섬유공장 사무실에서 사채업자 최 모(당시 39세)씨를 둔기로...사채업자의 실종 사건의 내막을 풀어줄 유력한 용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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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용서의 끝은 보이지 않지만 그들도 그토록 많은 시간들을 얼마나 괴로워하며 불안해 했을가?
다행히 경찰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수사를 한 덕분에 이제라도 죄값을 치루게 되었으니 남은 시간들은 진심으로 회개하고 용서를 청하며 처분을 기다려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