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평소와 다름없이 조금 건방지게 롯데 감독문제를
글로 적고자 한다.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길거리 가판에 롯데감독 양상문이란 글자를 보고 내눈을 의심했다. 본인의 생각에는 양상문이란 이름이 없었기 때문이었는데, 롯데 고위층에서 세대교체에 중점을 둔 인선작업이라고 생각이 든다...
양상문 코치의 경력은 다들 알고 있겠지만 부산고-고려대를 거쳐 롯데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고, 태평양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롯데와 중앙대 LG의 코치생활을 하면서 코치경력을 많이 쌓았다.
먼저 양상문 감독으로 인한 기대효과를 살펴본다.
1. 투수력의 향상
일단 그는 투수출신이다. 프로에서 크게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고교시절과 대학시절 완벽한
제구력과 볼배합 그리고 상대
허를 찌르는 볼배합으로 경기를
이끌어간 선수였다. 따라서 그만이 가지고 있는 볼배합이나 타자들의 약점파악법 등을 현재의 롯데 투수들에게 고스란히 전수시켜 줄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롯데의 투수코치로 재직시절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2번의 코리안시리즈 진출경험이 있고 당시에 많은 투수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여 투수진에게 좋은 성적을 안겨주었다.
2. 항상 연구하는 감독
학창시절 부산고등학교에서 야구를 하던시절...양상문은 다른 야구선수와 달리 수업을 빼먹지 않았다고 한다. 대회기간을 제외하고... 이것은 부산고 재학생이나
야구부들 사이에 전설로 내려오는 일화인데 그만큼 운동선수라고 해서 단지 운동만 해야한다는 그런 고정관념과 머리 회전이 빠른 선수가 훌륭한 선수가 된다는
양상문 감독의 부친의 가치관이 낳은 일화라 하겠다.
그리고 양상문 감독은 고려대 재학시절도 수업을 꼬박꼬박 들었고 동대학원을 졸업하는등 야구선수로 보기드문 학구열을 불태웠다. 그만큼 늘 새로운 것을 접해보고, 연구하려는 정신은 다른 여타 감독들에 비하여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3. 투수출신 감독
현재 롯데의 전임감독이었던 김용철-백인천-우용득
감독은 모두 야수출신이다. 그리고 우용득 감독 이전에 故김명성 감독이 투수출신 이었다. 올시즌 롯데 투수진의 붕괴가 이전의 야수출신 감독의 책임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투수출신 감독을 선임하여 투수력 보강에
촛점을 맞추려고 한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투수출신
감독이 투수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수석코치를 포수출신인 김경문 코치로 내정한 것도 투수력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한 인선이라고
생각한다.
올시즌 롯데 공격력의 문제였던 거포부재를 해결하지
못하고 내년시즌을 맞이한다면 공격력의 향상은 기대할 수 없지만 기존 타자들의 짜임새는 올해보다 나아질것으로 보인다. 야수출신 감독이 타자들의 타겨기술
향상을 도모할수 있듯이, 투수출신 감독이나 포수출신
감독은 투수들의 볼배합에 대한 노하우 전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타자들의 노련미가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4. 부산출신 감독
21세기에 들어와서 학연과 지연을 따져서는 안되겠지만, 야구선수들도 그들만의 위계질서가 엄격하다. 특히 고등학교 선후배는 우리 사회생활과 마찬가지로 엄격하다. 기존의 롯데 감독이었던 우용득, 백인천 감독이 부산지역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선수단 융화에
실패했지만, 김용철 감독대행이 흩어진 조직력을 하나로 결집시키는데 좋은 역할을 해주었다. 이런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양상문 감독은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야구를 해온 부산출신의 감독이란 점이
선수단의 융화와 조직력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신임 양상문 감독의 불안요소를 살펴보면...
1. 신임감독의 한계
양상문 감독은 현재 감독생활을 한시즌도 해본적이 없고, 수석코치 생활도 해보지 못했다. 항상 투수코치로써 팀에게 도움을 줘왔기 때문에 감독과 코치의 위치차이로 인한 적응에는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부분의 신임감독들이 첫시즌의 승률이 그다지 높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감독 첫해의 어려움이란 생각보다 크다는 느낌이
든다. 현재 기아의 김성한 감독이 그랬고, 유승안 감독도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지를 못했다. 하지만 96년 김재박 감독이 감독 첫해에 코리안 시리즈 우승을
한 경우나 올해 SK 조범현 감독이 돌풍을 일으킨 점은
양상문 감독에게 좋은 예가 될 것이다.
2. 3시즌 연속 최하위에 대한 부담감
현재 롯데는 3시즌 연속 최하위라는 프로야구사상 초유의 기록을 달성했고, 내년시즌도 김수화와 장원준이라는 초고교급 선수를 영입했지만 획기적인 전력보강이 없이는 하위권으로 분류될수 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4시즌 연속 최하위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롯데구단이 선택한 것은 과감한 감독 기용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 일단 구단내부에서 4연속 최하위를 기록할 경우
그룹 이미지에도 치명적인 흠집을 낸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듯 하며, 그렇기 때문에 올해 연말부터 대대적인 지원책을 내놓을것 같다. (어찌 될지는 모르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할것처럼 보이는데...한두번 속았어야지...ㅎㅎㅎ)그런 상황에서 신입 감독의 입장은 당장의 한시즌을 목표로 선수운영을 할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면 선수기용에 무리수가 생기고 그러한 무리수로 인한 팀전력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가 있다.
또한 부산지역 야구팬의 인식도 현재 극도로 악화되어
있는 상태에서 내년시즌 초반부터 연패에 빠져든다던지 하위권에서 순위경쟁을 할경우 제대로 역량발휘도
하지 못한채 시즌을 마감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러한 부담감을 양상문 감독이 감독 1년차에 얼마나
잘 극복하고 프런트와 선수들을 잘 융화시키고 단합시켜서 최상의 전력을 이끌어낼지가 또하나의 불안요소라 하겠다.
이상으로 신임 양상문 감독이 롯데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예상되는 기대효과와 위험요소에 대하여 필자가 피력을 했다. 롯데가 최하위를 기록해서 일수도 있지만
가장 빨리 내년시즌을 준비하기 위하여 교육리그도 참가하고 새로운 감독도 영입했다. 또한 내년시즌 전까지 전력보강을 위하여 전지훈련이나 트레이드 그리고
FA영입등 산적해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팬들이 할 일은 내년에도 변함없는 사랑으로 신임 양상문 감독과 코치 그리고 선수들에게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