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지나가도 방심 금물…'A형간염·피부염·모기매개 감염병' 주의보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한 10일 오후 대구 군위군 효령면 병수리 마을이 침수돼 119특수구조대가 고무보트를 이용해 물이 불어난 마을을 수색하고 있다. 2023.8.1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제6호 태풍 '카눈'이 전국에 엄청난 양의 비를 쏟아부으며 한반도 남북을 관통하고 있다. 강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의료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수인성 감염병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아토피 피부염 등 높아진 습도로 인해 악화하는 질환에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태풍 후 특별히 주의하고 관리해야 할 감염병과 질환을 소개한다.
◇집에 물 안 샜어도 '아토피 피부염 조심하세요’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겐 무엇보다 습도 관리가 중요하다. 습도가 높아도, 낮아도 증상이 악화된다. 김지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은 습도를 항상 40~50%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면서 “땀을 많이 흘려 땀샘에 땀이 차거나 습도가 높아져 증상이 나빠지면 가려움증이 심해지니 올바른 샤워법으로 잘 씻고 보습제를 잘 발라주고 염증 발생 초기에 약을 써 증상을 가라앉혀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집 안에 얼룩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천장이나 벽, 창문 틈 등에서 곰팡이가 진행 중인 경우가 많아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2016년 삼성서울병원 아토피환경보건센터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아토피 진단을 받은 아이 52명의 가정을 찾아 적외선 카메라로 측정한 결과 31곳(59.6%)이 물 피해를 겪고 있었다. 피해 가구 중 19곳에서만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물 얼룩이나 곰팡이 등이 확인됐다. 특별한 징후가 없더라도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연구 결과 물 피해 가정 아이들은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1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곰팡이 등이 보이지 않더라도 물 피해가 있는지 여부를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강타한 10일 오후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에서 주택가 침수로 출동한 소방대원이 배수작업을 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2023.8.10/뉴스1
◇A형간염, 세균성 이질, 장티푸스 등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태풍이 지나간 후 하수 등으로 인해 오염된 물이나 맨손으로 만진 음식물을 먹어서 발생한다. 때문에 올바른 손 씻기가 매우 중요하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가장 중요한 것은 손 씻기”라면서 “손바닥 손등 손가락 엄지손가락 손톱 밑 등을 꼼꼼하게 씻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물에 닿거나 냉장이 유지되지 않은 음식은 먹지 않아야 한다. 물은 끓여 먹거나 생수 등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렙토스피라증, 파상풍, 접촉성 피부염
물에 잠긴 도로를 지났거나 수해 복구 작업을 할 때 노출된 피부나 상처를 통해 발생한다. 폭우가 쏟아진 후 외부에 노출된 물은 쉽게 말하면 하수에 오염된 물이다. 하수에 오염된 물은 세균과 바이러스를 비롯해 여러 유해 물질들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방수 처리가 된 보호복과 장화,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물에 노출된 피부는 반드시 깨끗한 물과 비누로 씻어내야 한다. 특히 작업 시 큰 상처가 생기거나 작업 후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말라리아, 일본뇌염 등 모기 매개 감염병
태풍 후 작은 물웅덩이가 만들어지면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가 증식해 모기 매개 감염병이 확산한다. 수해 복구를 할 때 물이 고여 모기가 증식할 수 있는 빈병, 폐타이어 등은 없애는 게 좋다. 또 외부 작업 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긴팔, 긴바지를 착용해야 한다. 또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모기가 주로 활동하는 일몰 후부터 일출 전까지는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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