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마사 제3기 2주차 목요일 훈련을 하러 갑니다....
이틀전 화요일에는 업무가 많아 늦어지니 초조해집니다....ㅋ
잠실로 향하려니 지난 중마 첫 Sub-4할 때....
마지막 몇 Km 남겨두고 계속 시계를 보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때 기억이 소름끼쳐 목요일에는 이리저리 시간을 만들어서 빨리 잠실로 출발합니다....
마음도 급하게 몸도 바쁘게 잠실종합운동장역을 나서는데 6시반이 되지 않았습니다....
프로야구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ㅋ
정마사 훈련이 시작되기 한 시간 전....ㅎ
여유로운 마음에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점점 혼미해집니다....
멀리 들려오는 장내 방송 소리가 유혹적입니다....
곳곳의 바베큐 짙은 향기가 코끝에 진동합니다....
때마침 롯데 치어리더 언니들이 제 앞으로 지나갑니다....ㅎ
건강미 넘치는 놀라운 광경에 아찔해집니다....
과분한 여유로움에 서서히 취해갑니다....ㅋ
그러다보니 야구장 한 바퀴를 돌면서 시간을 때우고 있는 나를 발견....^^
나는 트랙도 아닌 곳을 왜 한 바퀴 돌고 있다냐....ㅋ
야구장 티켓을 예매하고 잠실로 온 것은 아니죠....
그런데 암표상이 슬그머니 다가와 흥정을 합니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제가 끊은 씨즌권 티켓의 행선지를 향해서 나아갑니다....
잠실야구장이 아니라 잠실보조경기장....!
일찍 왔으면 미리 트랙을 뛰면서 예습이라도 해야지....
야구장 주변이나 맴돌고 꼴이 이게 뭐람....ㅎ
여러 겹의 유혹이 도사리고 있는 잠실야구장 주변을 벗어나....
억지로 무거운 다리를 옮겨 외딴 곳으로 향합니다....ㅋ
투벅투벅 주경기장 한켠 어두운 곳을 한참 걸어 잠실보조경기장 환한 출입구에 다가섭니다....
정석근 감독님께서 여성 회원님 한 분과 나란히 트랙을 맹렬히 역주행하고 계십니다....
이상하게도 정마사 달리기는 트랙을 시계방향으로 돕니다....
인생이 흘러가는 방향을 시계바늘의 움직임에 맞춘 것일까요....ㅎ
일찍 오셔서 달리시는 감독님 모습을 보니 반성 모드로 급반전....
서둘러 화장실로 가서 환복을 합니다....
처음으로 노란 상의, 파란 하의의 정마사 유니폼을 착용합니다....^^
그때 화장실로 한 분이 들어오십니다....
익히 안면이 있으신 마라토너 김태호 님께서 정마사를 다시 찾으셨네요....
작년 12월에 저랑 함께 정마사 2기 무료 강습회 때 함께 하셨는데....
가을 축제를 대비해서 몸만들기 최적장소로 역시 정마사를 선택하셨군요....!
더 높은 비전과 바른 식견을 가진 분들은 역시 좋은 장소를 알아서 찾아오시는 듯....^^
반갑게 인사 나누며 간만에 전하고 듣지 못했던 마라톤 소식들을 나눕니다....
정규 훈련이 시작되는 시간은 7시반이지만....
일찍 오신분들께서 삼삼오오 모여 트랙을 돌고 계십니다....
저도 따라서 몇 바퀴 돌다가 카메라를 찾아서 들고 다시 뜁니다....
이리저리 여러 회원님들의 달리기 모습도 담고....
보조경기장 틈틈에도 카메라 렌즈를 들이밀어봅니다....
이날은 제가 정마사 유니폼을 공식적으로 처음 입은 날....!
이를 기념하는 촬영을 하기 위해 카메라를 따로 챙겨서 갔더랬습니다....
개별 몸풀기 조깅을 마무리하고 정식 훈련을 시작하기 전....
정마사 안덕상 회장님 그리고 정석근 감독님 사이에서 한 컷....^^
함께 훈련을 시작한지 2주째 되었지만....
노란샌 상의 하늘색 하의 이렇게 정마사 싱글렛을 갖춰입고 처음 훈련에 임하는 날....!
영원히 기념하기 위해 포즈 한 번 잡아봅니다....
2주차 목요일 훈련도 이전과 순서 차이 없이 진행됩니다....
이미 달려서 살짝 몸을 데웠지만....
곳곳 전신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감독님 인솔하에 실시....
훈련 참가하시는 회원님이 첫 주보다 많이 늘어서....
3열 종대로 맞춰서 자세교정을 위한 조깅에 들어갑니다....
훈련생의 좌우로 종횡무진 오가시며 지도하시는 감독님....
무엇보다도 올바른 자세가 처음부터 잘 깃들기를 바라시며 던지는 날카로운 지적들....!
역시 그 교정사항들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향하느냐 상관없이....
들려오는 즉시 하나하나 귀에 때려박고 생각을 가다듬고 몸을 바로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트랙 몇 바퀴는 맛보기도 안 되는 짧은 거리....ㅎ
그 열 배 스무 배 엄청나게 장거리를 달려야 하는 마라톤 대장정....
자세의 작은 변화 하나가 장시간에 이르면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을 이미 경험했기에....
혹시라도 이렇게 아니면 저렇게 조금이라도 흐트러질쎄라 팔다리 끝까지 신경을 씁니다....
조깅이 끝나고 잠시 5분간 휴식....
그 사이에도 저는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닙니다....
7월초라 해가 아직 지평선 너머 사라지지 않은 시간....
잠실 보조경기장이 이날은 한산합니다....
반대편 귀퉁이에서 경찰 특공대원들이 체력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정마사 노란 유니폼이 트랙을 휘젓기 시작한 순간부터 철수하네요....
이날 보조경기장은 정마사가 온전히 접수하는군요....
하지만 이런 날일수록 큼지막한 조명등 하나만 밝히기에....
해가 넘어가 더 어두워지기 전에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야죠....!
본격적인 체력보강훈련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날 참석자 모두 렌즈 앞에 집결....^^
한낮에는 무척 더웠지만 기온이 많이 내려가고....
시원스레 살갗을 스치는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서 좋은 날....
어둠 속 무시무시한 체력보강훈련이 펼쳐지기 전 살짝 긴장을 풀어보는 시간....ㅎ
1. 변형오리걸음 (전진) 40m 정도
2. 엎드려 다리뻗기 (제자리) 40회 60회
3. 2단3단뛰기 (질주) 100m 2회
4. 쪼그려뛰기 (제자리) 10+10회, 10+10회
5. 앉았다뛰며발바꾸기 (제자리) 15회 20회 25회
6. 손모아양발차기 (제자리) 60회 80회
7. 3종 스쿼트 (제자리) 30회 30회 30회
8. 발목반복흔들기 (제자리) 1분, 1분
9. V자복근당기기 (제자리) 60초 60초
앞으로는 1번 훈련을 달팽이걸음으로 바꿔불러야겠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오리는 아닌 듯하고 팔을 움직이는 모양새도 그러하고....
달팽이처럼 느리고 거북이처럼 더디어도 담담하게 꾸준히 밀어붙인다는 정신이 돋보이는 동작....?
시작이 너무나도 어색한 모양새라 나머지는 자연스레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늘 들지만....
하다보면 그게 뜻대로 쉽게 되는 것도 아니고....
내 몸을 내가 이렇게 통제를 못하나 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날 6번은 화요일보다 조금 더 했나? 나머지는 살짝 줄었나?....
마구마구 따라가고 이어서 피치 잰걸음으로 두 다리를 힘차게 흔들어대다보면 기억도 가물가물하고....ㅋ
아홉 가지 체력보강훈련 끝에 열 번의 질주까지 하고 나면....
모든 사소한 생각들은 저 뒤편으로 떨쳐놓고 달아나고픈 듯....
하루의 훈련 마무리를 위한 맹렬한 질주를 끝으로....
이날도 고된 훈련 길고 어두운 터널을 무사히 뚫고 나온 듯....
주위는 많이 어두워졌지만 시원털털하다고 할까나 뭐 그런 기분이 듭니다....
땀 털어내고 물 삼키고 거친 호흡도 삼키며....
이렇게 무탈하게 2주차 트랙 훈련까지 마쳤네요....^^
오늘은 80% 이상 따라갔을까....?
하나하나 훈련동작을 소화하면서 그리고 훈련이 끝나고 마무리 체조를 하면서....
스스로에게 항상 묻고 또 묻고 합니다....
너무 힘들어서 따라가기 힘들더라도....
완전히 몸의 긴장을 놓아버려 뒤쳐지는 모습을 결코 보이지 않아야지....!
그럴 때는 재빨리 화장실로 사라지거나 한켠 저 멀리 물러나야지....
괜히 버거워하면서 헉헉대는 모습을 보이면 주위분들에게 실례가 되지 않을까....
일단 최대한 능력껏 지치더라도 한 번 더! 조금 더! 억지로라도 따라가자....
이날도 아무런 신체 이상 없이 마무리한 걸 보면....
혹시나 할 수 있었음에도 내가 최선을 다 안 했던 부분이 있었을까 부끄럽네요....
정마사 훈련은 언제나 함께 손모아 단합구호를 외치며 끝을 맺습니다....
품위있게 열정있게 행복하게....!!!
트랙 훈련이 끝나고....
주말의 일정을 살핍니다....
감독님께서 토요 남산훈련 참가자 인원을 조사하십니다....
아마도 이번 주말에는 많은 회원님들께서 각자 대회참가 및 여러 일정을 잡으신 듯....
남산에 오실 수 있으신 회원님께서 열 분이 안 되신답니다....
감독님께서는 일요일 멀리 영덕까지 가셔서 대회 참가하신다는데....
회원들만 적절한 숫자로 모이면 언제 어디나 달려오셔서 알찬 지도 펼치실 대기중....ㅎ
아마도 토요 훈련은 개별적으로 진행될 듯한데....
별도로 공지해주신다네요....
여기 정마사에 모인 분들 대다수께서는 주말 공식훈련이 없다고 해서....
마냥 좋아라 쉬실 분들이 아니라는 게 느껴집니다....
각자 다른 활동 계획이 있으셔도 몸의 고삐를 마냥 놓아버리지 않으시겠죠....
일단 정마사 토요일 남산 훈련이 취소되면 나는 어떻게 할까....ㅋ
아마도 어쨌거나 남산으로 향하지 않을까 합니다....^^
마라토너 베르디안~
PS. 화요일보다 훈련이 10분 빨리 끝나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환복한 후 여유롭게 지하철역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이날은 야구경기가 훈련과 비슷한 시간에 끝났군요....
인파에 묻혀 지하철역으로 흘러들어갑니다....
훈련의 효과가 기록향상에 미치는 영향과 응원의 효과가 팀의 승리에 미치는 영향....?
이런 잡생각들을 해보면서 비좁은 지하철에 올라 흔들거리며 귀가합니다....^^
첫댓글 구수하게 써 내려간 글 잘 보았습니다.
우리 사관학교는 천재지변이 있어도 훈련을 진행합니다.
다른클럽과 다른점은 훈련을 건너 뛰지 않는다는 겁니다.
트렉을 시계반대방향으로 달리지 않고, 시계방향으로 달리는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우리는 모든 훈련을 시계반대방향으로 달리게 됩니다.
때문에 세계적인 트렉선수들은 모두 왼쪽어깨가 아래로 쳐지고, 우측 어깨가 위로 올라가는 이상한 자세가 됩니다.
이 선수들이 나중에 도로에 마라톤으로 전향하면 이상한 자세로 달리게 되지요.
바로 이런점 때문에 조깅을 하거나, 개인훈련을 할때는 반드시 시계방향으로 달리라고 주문합니다.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계속...
제가 예전에 선수시절에 저를 지도하시는 감독님이 일침을 놓으셨습니다.
너네들 달리는 자세를 봤느냐??
모두 한쪽 어깨가 쳐진자세에 참으로 보기 흉한 자세로 달리고 있다.
그리고, 대회때 달리는 자료와 영상을 보여 주셨습니다.참으로 엉성한 자세로 달리더군요.ㅎㅎ
자세교정을 위해, 거울을 보며, 교정하기 바란다...
이런 소리를 듣고 자세교정을 위해 노력하였고, 급기야, 트렉을 반대로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덕분에 자세는 교정되었습니다.
항상 변화는 어렵지만, 그 변화가 많은 의미를 부여하게 됩니다.
제가 트렉을 반대로 달리게 하는 이유는 그런 이유가 있었습니다.
다만, 트렉에 훈련하시는 분이 많으면...
트랙을 반대로 달리는 이유도 여럿이군요
트렉에서 훈련하시는분이 많으면 그분들과 부딪치므로 반대로 달리기 어렵답니다.
그래서 평소훈련시 반대로 조깅을 하라고 주문하게 됩니다.
한쪽으로만 달리면, 척추와 목이 한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제가 코너에서 주문하는게, 무게 중심을 자전거나 오토바이 타듯이 한쪽으로 어깨를 기울이고, 팔동작을
더 강하게 많이 흔들어라고 주문하는것이 그런 이유입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코너를 빠르게 돌때, 몸을 기울어지는 방향과 반대로 세우면, 오토바이는 미끄러져 넘어집니다.
당연히 속도도 떨어지게 되지요.
이상입니다. 내일 훈련때 뵙겠습니다.
역시 거기에도 깊고 세심한 배려가 숨어있으셨군요....!
디테일 하나하나 정말 배울 점이 많습니다....^^
장문의 훈련일지 감사합니다
조금 아쉬운점이 있다면 치어리더 언니들의 사진몇장 추가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건 형님이 조달해 주세요.ㅎㅎㅎ
훈련 후기는 아주 길게 매번 써놓고 있습니다....ㅎ
귀가 후에 잽싸게 자판기로 두드려놓는데....
공개를 하려면 두어번 다시 읽으면서 정리를 해야해서 늘 늦습니다....
특히 정마사 훈련 내용은 비공개로 담아두고 여기만 살짝 옮겨보아요....
치어리더 언니들은 멍하니 처다만 보다가 그만 사진을 담지 못했어요....ㅋ
후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지금같은 열정이면 가을에 일내시겠습니다. ^^..
기록을 즐겨하는 것만큼 달리기도 즐겁게 할 수 있어야 뭔 일을 낼 터인데....
어찌될 지는 열심히 훈련 따라가면서 지켜봐야겠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