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세월의 질주에 화사했던 봄날들은 뒤안길로 사라지고
어느덧 초여름의 따가운 햇살이 녹음속으로 비껴든다
뉘라서 감히 붙잡거나 막아설 수 없는 세월은
유독 금년들어 더욱 민첩하고 날랜 모습이니
하루가 찰나요 한달이 순간이다
마음은 아직 청춘이건만 몸도 마음도 굼뜨고 무뎌졌으니
고스란히 세월의 무게가 온통 나에게만 얹혀진 듯한 느낌이다
오늘(5/26)은 보름여 만에 영인산을 찾는다
이미 키 큰 팥배나무나 느티나무는 푸른 잎사귀를 펼친지 오래라
햇볕을 가리기에 적당하고
잘 다듬어진 관목들은 생동감있게 등산길을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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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골에서 올려다 본 영인산
마을의 유래와 비보(裨補) 차원에서 세운 바위가 있다하나
장소를 찾지 못해 확인하지는 못했다
물이 빠져나간 아산만 갯벌
다리가 긴 왜가리나 백로는 자리를 비워둔채 들녁으로 출타를 했는지
작은 마도요 무리만이 진 갯벌을 차지하고 있다
거의 끝이 보이는 모내기는 넓은 들판을 초록으로 물들였다
남자 냄새를 풍기는 밤꽃이 기지개를 켜려는 걸 보니
정녕 남성의 계절인 여름이 닥치기는 닥쳤구나!
수국
영인산의 많은 들머리 중에 오늘은 군사용 도로였던 시멘트 임도를 따라
호젓하게 긴 오르막길을 아주 천천히 오른다
이름도 낯설은 '오리새'가 흔들거리는 숲속에서는
청아한 꾀꼬리 소리가 들려오니 자연히 걸음이 더뎌진 것이다
엉겅퀴
등나무 쉼터를 지나 다리 긴 병사들이 순찰을 돌던 계단으로 올라선 연화봉
우람하게 솟은 고난과 시련의 영광의 탑에 도착하여 가뿐숨을 내려놓는다
탑주변의 쥐똥나무꽃이 특유의 향으로 벌들을 불러 모아 한창 꿀잔치를 하는 모양이다
아산호(평택호)를 가로질러 안중땅으로 이어지는 서해안 전철
내년 가을쯤에는 전철창문으로 호수를 바라보며 저 길을 지날 수 있으려나?
영인면 신운리, 창용리 일대의 풍광
몇년 사이로 크고 작은 공장건물이들이 많이도 늘어났다
영인산의 남쪽 전경
신선봉
연화봉
늘 그러하듯 깃대봉의 차돌바위에 올라 주변 풍광을 하나씩 다시 담아본다
인주면 공세리의 입암산도...!
신선봉 정상의 솔숲은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으나
우선은 전망대로 올라서서 삽교호 일원의 조망을 먼저 만난다
곡교천에서 흘러온 물이 삽교천에 몸을 섞는다
아산의 배방산에서 광덕산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산줄기는
언제나 마음속으로만 다가서는 '배태망설'의 유혹을 품고 있다
마치 팔을 휘두르며 춤을 추는 듯한 신선봉의 명품 소나무도
나의 단골 뷰로써 그늘에 서면 흥겨움에 넉넉하함도 가질 수 있다
평상을 갖춘 쉼터 소나무도 이웃이라 그냥 지나칠 수 없고!
하얗게 물바다를 이루었던 들판은 차곡차곡 초록빛으로 섬세하게 채워졌고!
도고산
예산의 덕방과 관모산이 가까이 있어 한 몸뚱로 보인다
강청골에서 흘러간 들판은 오목 저수지를 지나 순천향대로 뻗어 가고!
신선봉의 암벽지대
암벽을 이용한 성돌을 쌓아 성벽을 만들었고
지금은 성벽을 따라 956개의 계단이 놓여졌다
계단을 내려와 골짜기를 가로 질러 박물관 아래의 암릉길로 붙는다
주변의 나무들보다 키는 작지만
세월을 견뎌낸 이력은 훨씬 오래됐을지도 모를 작은 소나무에게
오늘도 강녕(康寧)을 빌어주었다
두어깨를 세우고 무릎에 얼굴을 묻은채 흐느끼는 듯한 조각상은
작은 쉼터의 주인이다
바라봄 언덕으로 길을 잡아 붉은 병꽃나무를 간섭하며
매자나와 붉은 아카시아 꽃이 있는 누정으로 진행하니
여인네 너덧명이 수다 삼매경에 빠져 가관을 이루더라
그러거나 말거나 상투봉과 한낮의 졸음에 빠져드는 광덕산 줄기를 바라보고
붉은 아카시꽃을 만나러 조림지대로 내려섰건만
아카시꽃은 거의 져버리고 빈그늘만 쓸쓸했다
식물원 마당의 문주란도 피고지기를 반복하고 있었고!
제라리움
하와이 무궁화
넝쿨장미
작약
습지원에 들렸더니 가막살 나무꽃이 만발했고!
자엽안개나무
학명 ; Cotinus
과명 : 옻나무과
안개나무
노랑붓꽃과 수련
고광나무
금낭화
아자리아
자엽인 캐나다 박태기
은방울꽃도 시들어 볼품이 없어졌다
초롱꽃
무당벌레
관음사 계곡으로 내려와 꿀 한 병을 구입하고
흑구를 만난 후 향교로 지나 마을로 내려왔다
훌룬더
클래마티스
민가 울타리의 다래꽃을 만나며 산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