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사이 여행 18 - 자전거 타고 후시미이나리로

[권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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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완연히 밝았습니다.

삶의 線을 잇기 위해서는 머물지 말고 떠나야지요.

현 위치는 京大(쿄토대) 정문 앞

206 번 버스를 타고 다음 게스트하우스에 들려서 베낭을 맡긴 뒤

자전거를 빌려 여행을 이어가려 합니다.

현 위치는 2 조 즈음,  다음 게스트하우스는 7 조

1 조당 대략 550 M 정도로 3 km 정도 떨어져 있군요.

쿄토는 8 세기 후반 수도로 정할 때 바둑판 같은 도로 계획 속에 만들어진 계획도시입니다.

동서를 가로지르는 큰 구획 선을 '조'로 읽는데 1 조가 550 미터 정도 된다고 하네요.

9 조 까지 있고 쿄토역 부근이 8 조-9 조 사이인 것 같았습니다.

206 번 버스는 왠만한 유명한 곳은 다 지납니다.

쿄토역 - 33칸당 / 쿄토국립박물관 - 야사카신사 - 기온 - 헤이지신궁 - 쿄토대 ---- >

 새로운 게스트하우스는 제법 큰 규모입니다.

짐을 맡긴 뒤 620 엔 하는 조식 부페를 먹습니다.

빵과 스프. 소세지, 쥬스와 커피  가격 대비 아주 훌륭합니다.

여러번 먹어서 배를 불려둡니다.

이곳 게스트하우스는 서양인도 많이 보이더군요.

비용은 8 인 도미토리 1 인실 2,500 엔

자전거 렌탈을 하고

하루 종일 빌리는데 700 엔 정도. 버스 비용 보다 비쌉니다. ^^

후시미이나리로 가는 길의 지도를 보면

7조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나와 가모강 강물 따라 남쪽으로 향하여 2 ~3 km 정도 가면

나오는 곳에 있습니다.

강변 따라 가다 적절한 시점에서 도로로 나와서 계속해서 남쪽 방향으로 길을 잡고 내려가면 될 것입니다.

강 길 따라 가다보면 쿄토역으로 들어가는 철길이 보입니다.

쿄토로 들어올 때 저 철교를 넘어왔을 것 같군요.

철교를 지나서 적절하게 강변 길이 아닌 옆 길로 나옵니다.

지도를 보니

신안해저유물의 원 구입처였던 동복사가 보이는군요.

동복사는 오는 길에 시간되면 들리기로 하고

오늘의 목표점인 후시미이나리사와 후시미 마을로 갑니다.

붉은 주칠을 한 커다란 도리이의 위용이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대단합니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는 신라계 도래인인 하타씨의 신사입니다.

전날 다녀온 쿄토 서쪽 지역인 아라시야마(嵐山 ) 지역과 고류지 또한 하타씨가

쿄토가 수도가 되기 전에 터전을 잡고 땅을 일군 지역이지요.

후시미 이나리 신사는 하타씨의 후손 중 하타노 이로구 ( 秦伊呂具 진이려구 ) 가 711년에 뒷산인

이나리산 세 봉우리에 신사를 세우고 제사를 지내면서 창건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나리는 ' 이나(稻) 나리(成) ' 즉 ' 벼가 되다' 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풍요를 비는 농경의 신에서 출발하여 상업 번영의 신들의 집합으로 신사가 변모를 하면서

지금은 이나리 신사는 ' 富 ' 를 상징하는 대표적 신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위에 곡간의 열쇠를 물고있는 여우가 보이시죠.

반대쪽에는 이삭이 열린 벼를 물고 있는 여우가 있습니다.

상업 번영의 신사이니 당근 물주들이 많아지고 신사도 번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신녀가 제례의식을 행하고 있네요.

사진 담는 것을 못하게 하여 미안한 마음 잠시 접고 멀지감치에서 당겨서 한 컷 담아둡니다.

신녀의 앞 이마 부위에 쓴 금빛 날개 모양의 장식이

신라 금관 중 날개 모양과 비슷합니다.

우리 박물관에서 보면서 저걸 어떻게 쓰나 싶었는데 이런 방식으로 쓸 수가 있군요.

흔드는 요령은 칠지도의 가지 모양으로

신라의 날개 모양 금관과 칠지도에 대한 이해를 조금 더 넓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형식과 몸짓은 간단해 보이지만 위엄있어 보였고

부드러운 춤 사위는 혼령을 영접하기 좋은 모습이었지만

신녀가 그다지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어디서나 누군가의 손길을 필요하죠.

' 히와다부키'

노송나무 껍질을 말합니다.

신사나 사찰의 지붕 중 최고는 ' 히와다부키' 를 몇백 겹으로 층층이 얹어서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

방온에 유리할 것 같고, 지붕의 무게가 기와지붕과 달리 가벼울 수 있어

높고 넓은 목제 건축을 할 때 유리할 것 같습니다.

모서리를 마무리하는 금박을 입힌 모습이 귀티가 나네요.

이분이 절을 드리는 모습은

우리네 사찰의 모습과도 비슷하군요.

매끈하게 생긴 神男 입니다.

사쁜하게 걷는 모습과 자태가 인기 좋을 것 같네요.

神男 에도 높낮이가 있겠지요.

좀 전의 그분은 직분이 높을 것 같고 이분들은 아직 허드레 일을 하는 행자급 같습니다.

붉은 주치를 보며 걷다가 뒤를 돌아보면 검은 글씨가 죽 이어져 보여집니다.

聖과 俗이 앞뒤로 놓여 있는 모습이지요.  

앞을 보고 걷다가 심심해지면 뒤를 보면서 검은색의 삶의 자락들을 당겨옵니다.

센본토리이 ( 千本鳥巨 )  : 천개의 도리이

' 천개의 바람' 이 되어라는 작자 미상의 일본 노래가 죽은이의 영혼을 위로하는 노래가 되어

미국에서는 '911 테러'  뒤 진혼곡이 되었고, 우리에겐 세월호 추모곡으로 불리었습니다.

산자가 어찌할 수 없는 너무나 큰 슬픔 앞에서는

죽은가 산자를 위로합니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 당신의 곁에서 위로를 하겠다고

울지말라고 ....

세월호의 아이들도 우리를 그렇게 위로하지요.

천개의 도리이에는 천개의 소원이 있을 것입니다.

각 소원의 소리는 조금씩 다를지라도 천개의 도리이를 통과하는 나에겐

빛으로 들어와 하나가 되어 찾아듭니다.

' for the peace of all mankind '

후시미 이나리에서 느끼는 감동은 붉은색일 것입니다.

붉음 그 자체는 아니고 주홍도 아닌 우리네 일상에서 접하긴 힘든 색조라 쉽게 붉음이라고 이야기했지만

'긴아카' 금적색(金赤色) 입니다.

중국의 붉은 적색과도 다른 이 색이 일본을 상징하는 색조라는 것을

이번 여행에서 어렴풋하게 느껴봅니다.

빛이 들어올 때는 삶의 피의 색으로 흐린 날 낮은 기분에서는 죽음의 피의 색으로 볼 수도 있을 터입니다.

生과 死의 경계에 있는 '삶의 색' 같다는 느낌도 드네요.

삶은 죽음을 뒤에 깔고 살아내는 것이니까요.

에마繪馬 가 여우형으로 바뀌었군요.

숲으로 가다 보니 여우가 보입니다.

홀리면 숲 깊은 곳으로 들어갑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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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전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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