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 숲
강주
다만 흩어지고 있었다
숲에서 나온 사람은 한 그루의 나무로 자랐고 흔들렸으며 결국 숲에 동화되었다. 전깃줄로 지우는 풍경 속에서
자주 꺾이는 마음
취소할까요? 굵은 힘줄을 장담했지만 실패했으므로
수증기로 가득한 욕실에서 희뿌연 거울을 손으로 문지르면서 닦이지 않는 마음에 대해 생각했고
손을 뻗으면
손의 내부가 생기는 것 같았다. 터널을 통과하거나 눈이 녹는 손, 녹슨 손 존을 후-불면 사라지는 모든 순간과 이어진 손이 떠올랐다
손은 얼마나 멀리 떼어질까
창밖으로 시계탑 주위를 맴돌고 날아가는 새떼가 시간의 안팎을 드나들며 얼마나 먼 시간까지 날아가는지 모르는 것처럼
다만 흩어졌다.
모이는 숲 보이지 않게 자라는 울창함 속에 한 그루로 있었다. 형태 를 바꾸며 어떻게든 손을 유지하면서
소용돌이치는 마음속으로 들어갔다
잠시 숲은 흘러넘쳤다
월간 『모던포엠』 (2024년 6월호)
강주 시인
2016년 정남진신인시문학상 수상
2019년 대산창작기금 수혜
제5회 동주문학상
시집 『흰 개 옮겨 적기』, 『99가지 기분과 나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