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부터 시작한 일본여행을 십여회 가량 이어오며
일본의 정원이 여행의 주요한 공간으로 몇 년 전부터 자리하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자연을 쉽게 접근해서 집약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고
몇 대를 이어 시간이 누적된 사람의 노력과 흔적이 공원 내 나무 등 자연물을 통해
보여져 여러가지로 즐기며 느낄 것들이 많다.
사람의 손길이 때론 과하다 싶을 정도의 느낌이 들어
일본의 정원이 과하게 <인공적>이다라고 말들도 하지만
과함을 상쇄하기 위함인지 정원내 초막들을 보면
소소함의 극치와 같은 모습을 한 정자들이 인간의 손길의 과함에서
잠시 벗어나게 해주는 공간들도 자리한다.
물론 초막과 같은 정자도 자세히 보면
자연미의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기둥과 지붕의 구성 재료의 선택
그리고 주변의 길들과 이어지는 경계 부위에
돌들의 자연스러운 다양함이 그저 나오지는 않는 것이다.
16세기 말부터 일본의 정원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그룹이 작정가 作庭家라는 이름으로 현대의 건축가처럼 이름을 달고
대를 이어가며 가문으로 또는 회사로 이어오고 있다.
리츠린공원은 400년을 이어오고 있는 정원으로
지역 번주의 정원으로 이어오다 지금은 공공에 헌납되어 현립공원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발을 하듯 소나무 가지 하나하나
솔입 하나하나를 다듬는 모습을 보았다.
몇 번으로 끝난다면 인공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런 것이 대를 잇고 백년 이상을 일정한 흐름을 가지며
이어오고 있다고 볼 때, 단순하게 '인공적이다' 라는 말로 치부하며
평가절하할 것보다 아름다움을 우선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원내에는 시원한 일본의 전통 가옥에 들어선 찻집이 운영되어
쉬면서 일본 차 문화를 곁눈질할 시간되 갖는다.
말차 한 잔에
작은 과자 하나.
시간 여유가 된다면 툇마루에 걸터 앉아 느긋하게
정원 감상을 하며 자연을 즐기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공원의 위치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길옆 낮은 산자락에 있어 시민들의 아침 산책코스 등의 일상의 휴식공간으로도 자리하고 있다.
여섯 곳의 작은 못과 연못 사이의 작은 산들을 만들고 곳곳에 적절한 집이나 정자를 두어 구성하였다.
못에 있는 비단잉어가 물 가까이 가니 몰려와 입을 벙긋거린다.
비단잉어를 두고 물 속의 꽃이라 부르는 이유를 알겠다.
움직이는 꽃으로 다가온다.
때론 과해서 기괴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백년을 이어오는 정성과 손길 그리고 대략적이라도 방향을 읽으면 쉽게 기괴하다는 말이 입밖으로 나오지 못하겠다.
여행 첫날 오후와
다카마쓰를 떠나는 날 이른아침에
리츠린공원을 찾았다.
빛에 따라 기온에 따라 자연은 다르게 보여진다.
차분한 아침
물에 비친 공원의 나무들은 내모습도 물 위에 보인다고 말하는 듯.
400년을 이어오는 공원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쓰레기 하나 주우며 오늘도 걷고 있다.
일본의 목조건축은 세계적이다.
세계적인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씀이 집중과 누적에서 나오는 것일게다.
공원에는 아름다운 다양한 다리들이 있다. 자세히 보면 더 아름답다.
첫댓글 작년 여름에 찾았던 리츠린 공원은 한창 녹음으로 물든 풍경을 보여줬었는데 4월 봄날도 그에 못지 않은 푸르름을 보여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