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년 그리운- 가야(回恨)
고향을 생각하는 것은 回恨, 새빨간 뱀 한마리 같은 진한 가난 .추위, 바람
건성을 가장한 짝사랑의 그리움, 실연의 아픔
그리고 사라져버린 모든 것 들에 대한 연민들
가슴에 그리움만 남기고 알 수 없는 수상한 건물로, 변해버린 나의 옛 초가집
늙어 못쓰게 된 할매의 oo처럼 말라버린 "조일천", 또 수양버들
목욕하던 조일천에서 자기의 목숨을 구해줬다고, 죽기 얼마전 놀라움을 안겨주던
나의 친구 "0 0 0 ", 삐삐 뽑고 짤래비 잡던 내 어릴적 동네 소꼽친구들
주머니에 계란을 넣고 달려가던 가야초등 넓은 운동장
나에게 기생을 처음보게 했줬던 갑을여관, 지금은 이름도 잊혀진 조일여관 ,조양여관, 향 상여관, 보성여관 .파수관,
함박꽃보다 더 아름다웠던 기생 이마짱
그곳에 다시가리, 금지되지 않은 상상으로
안겨보고 싶은 정경이 술누룩 같은 향기를 피우고 서있을 그곳에
언제까지나 머물 줄 알았던 우리의 청춘은, 어디로 갔나
내自我를 알고 느꼈던 때 나의 순백한 영혼에 그렸던 그 풍경들과, 사람들
실없이 보낸 지난 세월 땜에, 더욱 생각나는 신기루 장수 "전씨", 조무래기 애새끼들 잔돈 다 홀린 오리떼기 "백상",
실비집 그 맛있는 미꾸리탕, 처음 먹어본 찐빵, 그리고 그집 딸, 왕진 갈때 자전거를 타고가던 젊잖던 김의사, 조의사,
서울의사 자랑할 것 이라곤 대한민국 제일의 길었던 둑
그 속에서 단련된 소년이 축구국가 대표도 되고 장학생도 되었지
영원한 함안인 "오일성", 그는 본시 영산인, 맑고 푸르던 검암천, 여름날 하동시절
해가 저물었지, 은어같이 빛났던, 나의 시절은,
사실은 아프리카토인, 눈망울 큰 아프리카토인
마늘밭 옆으로 읍내로 통하던 끝없는 "신작로", 한밭(大田)가운데로 흐르던 "실개천"
젊은 처녀 아해들의 얼굴을 붉혔던, 여름날 젊잖든 신사들의 더위를 식히던
경찰서 뒤 끝없이 솟아 나오던, 누드촌 " 찬샘"
서투른 사까다치로 배가 벌거토록 아팠던 "입봉지"[入逢池], 흔적없는 추억속의 극장으로 잊혀져 지금음 아는
이도 없는, 내 유년기 희망과 슬픔을 배웠던 "시네마천국"의 함안판 "파라다이스"극장 - "공회당"-
말의 물건이 그렇게 큰 줄을 배워줬던, 전매소의 "말"[馬], 가버리고 없어져버린 이 모든 것들...
지금의 아해는 모르고 늙은이는 추억하다. 파묻혀지고 잊혀지겠지, 지나 간것은 그리운것
우리는 노래했었지, 하늘의 별을 보고, 누구의 소리가 먼저 하늘에 달(達)는지, 소리 큰친구는,
高聲 방가죄로 경찰서로 가고, 우리는 中聲방가죄라 변호 했지
고향을 찾은 날은 비오는 날이었다, 지옥도 같은 아수라장에, 쇠마 (自動車) 들은 가득차서, 나는 어디에도 설 곳 없는,
異邦人
이쪽 길 끝에서, 저쪽 길 끝까지 걸어본다, 문득 30년전 옛날을 回想하면서..
얼굴을 붉히며 후다닥 뒤돌아 사라져가는, 그녀의 뒷모습, 레인코트에 하얀 장화
애태우며 기다렸던, 그 골목에 내가 섰다
무엇에 흘리듯 나는 눈물을 흘리며, 멍하니, 거리를 응시(凝視)한다
밤을 새우며 썼던 그 수많은 편지들은, 띄우지 못한 종이비행기로, 멀리 하늘을 날으다어느 이름없는 땅에 떨어져,
의미없는 목숨을 다했지, 그 살갑고 정다웠던 그리운 그모습의 고향은, 이제 돌팔이 성형의의 솜씨로 뜯어고친,
늙은 탈렌트의 얼굴
부르면 튀어나오듯 가득찼던 이 거리에, 친구들은 다 어디가고, 머리 큰 아해들은 알 수 없는 웃음으로, 비웃듯
무리지어 가고있네,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 고향은 이제없다. 고향을 생각하는 것은 [回恨], 내가 찾던
그 고향은 이제 지구 어디에도 없고, 오직 가슴 속에만 있네
2006.1.29. 고향 가야를 생각하며/ 청산거사 박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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