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나무 곁을 지나다/양문규 이른 봄날, 매화나무 곁을 지나는데, 여자가 흙 담장에 걸린 꽃가지를 꺾고 있다 하늘이 구름을 내려 꽃을 피우는가 그 여자 매화의 가지에 얹혀 흐느끼듯 꽃을 단다 지난날들은 뒤돌아보지 마라 기울어진 몸이 헛되지 않았다고 속살이 열린, 하얀 꽃송이 허공 속으로 들어간다 햇살 따뜻해 바람 환한 날 사랑하고 싶어 나무매화 속을 엿보는데 매화나무 안에서 그녀가 옷을 벗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