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이틀 연속해서 낙동정맥 15, 16구간을 넘었다. 11.17(월) 밤 12시에 동서울터미널에서 출발하는 포항행 심야버스를 이용하여 포항으로 이동, 다음날(18일) 새벽 시외버스를 타고 경주시 안강읍 시티재로 이동하여 15구간을 마쳤고, 현지인 경주시 건천읍에 있는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11.19(수)에는 16구간 마저 마쳤다.
첫날에 오른 15구간은 시티재에서 시작해서 아화고개까지이다. 시티재는 경주시 안강읍과 영천시 고경면을 잇는 잿등이고, 아화고개는 경주시 서면과 영천시 북안면을 잇는 잿등이다.
이 구간에는 호국봉, 382.9봉, 서낭단재, 어림산, 마치재, 남사봉, 한무당재, 316.4봉, 아곡재, 관산, 애기재, 만불산 등의 그만그만한 산과 잿등 그리고 무수한 무명봉 등이 있다.
이 구간은 도상거리로 25킬로미터가 넘는 긴 거리지만 최고봉이 500여 미터가 조금 넘을 정도로 높은 산이 없고 낮은 산과 완만한 능선이 계속되기 때문에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도 넘을 수가 있다.
다만 주의할 곳이 딱 한군데가 있다. 15구간의 마지막 봉우리가 만불산인데, 이곳에서 내려가는 등로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만불산 정상에는 불상과 진신사리탑이 있고, 잡풀로 뒤덮여 있는 넓은 공터가 있는데, 이곳에서 마루금은 좌측으로 이어지지만 지형상 우측으로 혼돈하기가 쉽다.
우측편으로 임도 비슷한 흔적이 있는데 그곳으로 가서는 안 되고 좌측으로 내려가되 좌측으로 이어지고 있는 송전탑을 의식하면서 송전탑이 이어지는 방향으로 내려가야 한다. 본인도 이번에 이 지점에서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마지막 20여분을 남기고 1시간 이상을 알바를 하는 바람에 결국은 제 코스대로 가지 못하면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겨우 날이 어둑해진 6시가 넘어서야 애기재휴게소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11월인 요즘의 산속은 무척 위험하다는 걸 유념해야 할 것이다. 산속은 온통 낙엽으로 가득 채워져 등로인지 산인지 구분이 안되고, 더구나 바삭바삭 마른 낙엽이 미끄럽기까지 해서 자칫 부상당하기 십상이다.
최종 목적지인 애기재휴게소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날이 캄캄. 오늘밤을 묵을 건천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도보로 13분 거리에 있는 아화버스정류소까지 걸어가야 한다.
아화버스정류소에 도착하여 20여분을 기다린 후 300-1번 경주 군내버스를 타고 건천읍까지 이동하여, 그곳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부근 ‘건강나라’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다음날(19일, 수) 16구간 종주를 하였다.
오고가는 교통편은 산행기록 맨 뒤에, 또 산행기록 중간에 자세하게 부기하였음을 알려드리며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후기를 올린다.
낙동정맥 제 15구간(시티재에서 아화고개까지. 2014. 11. 18, 화, 맑음)
포항 시외버스터미널에서(04:20)
포항으로 가야할지 경주로 가야할지 망설이다 포항으로 결정하고 11.17일 밤 12시에 동서울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심야버스에 오른다. 원래는 경주로 가는 것이 경비가 적게 들지만 심야버스가 도착하는 그 시각에 경주 시외버스터미널은 문이 닫혀있어 추운 새벽에 마땅히 있을 곳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포항 시외버스터미널은 24시간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요즘같이 추운날씨에도 터미널 안에서 추위를 피할 수가 있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포항 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15구간 들머리인 시티재(안강휴게소)까지 갈아타지 않고 한번에 갈 수 있는 버스가 있다는 것이다.
밤 12시에 동서울터미널을 출발한 버스는 새벽 3시 55분에 경주를 통과하고 포항에는 4시 20분에 도착한다. 이곳 터미널 안에서 대기하다 6시 정각에 출발하는 영천행 시외버스에 오른다. 버스는 안강읍을 거쳐 목적지인 시티재(안강휴게소)에는 6시 35분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린 곳 바로 옆에는 큼지막한 안강휴게소 입간판이 서있다.
시티재에서(06:35)
시티재는 경주시 안강읍과 영천시 고경면을 잇는 잿등이다. 이곳에는 안강 휴게소가 자리잡고 있다. 휴게소가 자리잡은 공간 내에는 다른 휴게소와는 달리 특이하게도 의류할인매장이 있고 에스오일 주유소까지 있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인적은 없으나 도로에는 비교적 많은 차량이 달리고 있다. 큰바람은 없지만 아침 날씨가 무척 차다.
* 시티재에 자리잡은 안강휴게소. 특이하게도 의류할인매장이 있다.
* 낙동정맥 15구간이 시작되는 들머리. 시티재 낙석방지철망이 끝나는 영천방향. 시멘트 옹벽위에 배수로가 있다. 이 배수로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이곳에서 15구간 들머리는 버스가 내린 곳에서 영천 방향으로 100여 미터를 이동하여 도로를 건너 절개지를 따라 오르면 된다. 지난번 14구간을 마친 지점에서 도로만 건너면 바로 이어지는 바로 그 지점이다.
그런데 주의할 것은, 들머리가 시작되는 지점(영천 땅)까지 가서 도로를 건너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곳은 중앙분리대가 있어서 건널 수가 없다. 그래서 경주와 영천의 경계지점이 되는 곳에서 미리 도로를 건너라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차량 통행량이 많기 때문에 교통사고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다.
장비를 챙기고 도로를 건너 시티재 절개지 우측 끝(진행방향 기준)에 선다(06:53). 낙석방지 철망울타리가 끝나는 지점이다. 절개지 상단부까지 배수로가 설치되어 있다. 배수로 우측을 따라 절개지 상단부까지 오른다. 잡풀이 무성하다. 이상한 냄새까지 진동한다. 등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표지기도 없다. 감으로 해결한다. 능선을 탄다는 것, 봉우리 정상을 향해서 오르면 된다는 상식으로 머릿속으로 등로를 그려가며 위쪽을 향하여 오른다.
한참 후에서야 제대로 된 등로를 찾게 된다. 낙엽이 쌓였지만 흔적이 뚜렷하다. 처음 오를 때 길을 잘못 들었음을 알 수가 있다. 제대로 오르기 위해서는 절개지 상단부까지 갈 필요 없이 처음에 약 20여 미터 정도를 배수로를 따라 오르다가 봉우리를 바라보며 직선으로 오르면 되었을 것 같다.
오르막을 오르는 사이에 일출을 보게 된다.
바위가 나오더니 오르막 끝에 이른다(07:15). 오르막 끝에는 의자 두 개가 놓여 있다. 좀 더 진행하니 이동통신 기지국이 나온다. 기지국을 지나니 이정표가 나온다. 직진 방향으로 논실리가 4.5킬로미터라고 적혀 있다. 이어지는 등로에는 통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 오르는 중에 일출을 맞게 된다.
* 호국봉에 오르면 정상에 돌무더기가 있고 특이하게도 그 안에 삼각점이 있다.
호국봉 정상에서(07:33)
통나무 계단을 따라 오르막을 넘어서니 낙동정맥 트레일 안내도와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07:33). 다시 오른다. 잠시 후에 봉우리 정상에 선다. 호국봉이다(07:38). 호국봉 정상에는 돌무더기가 있고 그 가운데에 정상 표지목이 꽂아져 있다. 호국봉이라는 글씨도 한자로 정서되어 호국의 냄새가 난다. 아마도 이 지역에 호국봉의 유래가 있을 듯하다.
알고보니 국립영천호국원이 2001년 1월에 개원하였는데 이 호국봉이 호국원을 품고있는 산이라고 한다.
옆에는 작은 돌탑이 있고 공터는 많은 낙엽으로 덮여 있다. 주변은 참나무류 일색이다. 내려간다.
묘지가 나오고 안부에서 오르니 다시 봉우리 정상이다. 382.9봉이다(07:42). 이곳 정상에도 중앙에 돌무더기가 있다. 더 특이한 것은 돌무더기 가운데에는 삼각점이 있다는 것이다. 쌓여있는 낙엽을 쓸어내리고 삼각점을 확인한다. 내려간다.
통나무 계단으로 이어진다. 등로는 온통 낙엽으로 덮여있어 미끄럽다. 우측은 영천시 고경면 좌측은 경주시 안강읍이다. 우측 아래에 저수지가 보인다. 고경저수지라고 한다. 다시 이정표가 나온다. 직진으로 논실리 3.1킬로미터라고 적혀 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진행한다.
완만한 능선을 오르내린다. 작은 봉을 넘고 다시 봉우리 직전에서 우측으로 우회하여 오른다. 우측에 있는 저수지가 코앞으로 다가선다.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등로. 주변은 여전히 참나무류만 계속이다. 다시 작은 봉을 넘으니 통나무 계단이 이어진다. 바람이 스산하다. 좀 춥다.
다시 작은 봉에 선다(08:12). 정상에 이정표가 있다. 우측으로 논실리가 2.4킬로미터라고 적혀 있다. 우측으로 90도 틀어서 내려간다. 우측에 녹슨 철망 울타리가 있다. 울타리를 따라간다. 잠시 후에 안부사거리에 이른다(08:18). 우측에 철망문이 있고 좌우가 뚜렷하다. 이곳에도 이정표가 있다. 역시 논실리 방향을 알리고 있다. 논실리가 이제 2.0킬로미터 남았다고.
오른다. 긴 통나무 계단이 이어진다. 우측에는 계속 철망울타리가 따라오고 있다. 또 이정표가 나온다. 역시 논실리를 가리킨다. 이제 1.7킬로미터 남았다고. 이곳에서는 우측으로 내려간다. 철망도 우측으로 내려간다. 철망이 끝나는 지점에서 계속 오른다. 낙엽 때문에 등로는 가물가물하다. 작은 방공호가 나오고 묘지도 1기 나온다. 다시 무명봉에 이른다(08:37).
완만한 능선을 오르내리게 된다. 또 이정표가 나온다. 논실리가 0.7킬로미터라고 알린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간다. 잔디가 하나도 없는 묘지가 나오고 이곳에서부터 소나무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잠시 후에는 안부사거리에 이른다(08:47). 서낭단재다. 이곳에 있는 이정표는 우측으로 황수탕이 3.9킬로미터 남았다고 알리고 있다. 직진으로 오른다.
완만한 능선을 오르내린다. 낙엽스키를 타게 된다. 수북하게 쌓여 바삭바삭한 낙엽 때문에 저절로 미끄러져 내려가게 된다. 다시 안부사거리에 이른다(09:08). 이곳 역시 낙엽이 수북하다. 직진으로 오른다. 갈수록 많은 낙엽. 등로와 산이 전혀 구분이 안된다. 잠시 후에는 송전탑이 나온다(09:14). 우측 아래에 저수지가 보인다. 오른다. 긴 오르막이 이어진다.
어림산 정상에서(09:44)
30여분을 오르니 정상에 이른다. 어림산이다(09:44). 정상에는 정상석이 있고 표지판도 보인다. 삼각점도 있다. 어림산 높이는 510미터인데 이번 15구간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다. 진행방향으로는 벌목이 되어 시야가 탁 트인다. 잠시 주변을 조망해 본다. 우측으로 내려간다.
* 어림산 정상에 설치된 정상석.
* 어림산에서 출발하면 바로 시원스럽게 벌목된 지대가 나타난다.
* 마치재에 세워진 교통표지판. 우측의 영천시 고경면을 알리고 있다.
* 마치재에 세워진 교통표지판. 경주시 현곡면을 알리고 있다.
역시 고도차가 거의 없는 완만한 능선이 이어진다. 200여 미터 정도를 가니 비석과 보호석이 있는 묘지 1기가 나타난다. 주변이 시원스럽다. 능선 우측은 벌목되어 있다. 등로에 숲이 우거지다. 한참을 지나니 잡목과 소나무 숲길이 이어지더니 2차선 포장도로에 내려서게 된다. 마치재다(10;25).
마치재는 904번 지방도로가 지나고 있다. 좌측은 경주시 현곡면 우측은 영천시 고경면이다. 도로를 건너면 바로 대나무밭으로 이어지고 대나무밭을 지나면 묘지 2기가 나오면서 산으로 오르게 된다. 다시 비석이 세워져 있는 묘지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내려간다. 안부에 이르고 오르다가 내려간다. 안부사거리에 이른다(10;37).
안부사거리는 좌우로 뚜렷한 길이 있다. 이곳에서 직진으로 오른다. 낙엽 때문에 미끄럽고 더 힘이 든다. 잠시 후에 무명봉에 이르고(10:48), 좌측으로 내려간다. 안부에 이르는데 이곳 안부도 낙엽이 수북하다. 다시 오르다가 봉우리에 이르러 내려가니 임도를 만나게 된다(11:03).
임도를 따라 진행한다. 우측에는 목장 관리소 같은 시설이 보인다. 임도가 우측으로 휘어지는 곳에서 직진하여 산 능선으로 오른다. 좌측에 철망이 있다. 잠시 후에 봉우리 정상에 이른다. 남사봉이다(11:21). 정상에는 표지판과 표지기가 있다. 우측으로 내려간다.
남사봉 정상에서(11:21)
이곳도 예외 없이 낙엽이 수북하다. 등로와 산이 구분이 안된다. 이곳에서도 낙엽스키를 타고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묘지가 나오더니 임도에 이른다(11:35). 이 임도는 좀 전에 지나온 임도 그 임도의 연장선이다. 남사봉을 오르기 직전에 우측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왔더라면 바로 이 지점에 올 수 있는 바로 그 임도인 것이다.
임도에는 이동통신탑이 있고, 우측에는 마치 운동장같이 넓은 공터가 있다. 공터에는 잔디인지 풀인지 구분하기 힘든 아주 키가 작은 마른 풀이 있다. 가장자리에는 학고방처럼 생긴 작은 건물들이 있다.
임도를 건너 내려간다. 내려가면서도 우측 공터의 풀을 확인하느라 시선을 우측에 준 탓에 낮게 깔린 철조망에 걸려 앞으로 넘어진다. 얼굴에 약간의 상처를 입는다. 그나마 낙엽 위에 넘어졌기 다행이다. 방심은 금물이다.
잠시 후에 다시 임도를 만난다. 임도에는 경주시에서 설치한 구조요청안내판이 세워져 있다(054-119).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좌측 아래에 축사가 보인다. 다시 사거리가 나온다(11;46). 이곳에도 이정표가 있다. 영천시 고경면을 가리킨다.
사거리에서 좌측으로 진행한다. 진행하는 좌측에 철망이 있다. 안부에 이르고 안부에서 직진으로 오른다. 좌우측 아래에 건물이 있다. 다시 안부사거리에 이르고, 직진으로 오르니 이번에는 우측 아래에 마을이 보인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점심 후 출발(12:21). 완만한 능선을 오르내리다가 묘지 1기가 나오더니 절개지 상단부에 이른다. 한무당재 직전에 도착한 것이다(12:37). 이곳에서 등로가 끊겼다. 바로 아래는 대규모 공사가 진행중인 한무당재다. 지금 서 있는 이쪽과 건너편 능선 사이는 엄청난 공간으로 남아있다. 건물 4~5층 높이는 될 것 같다. 잿등을 파헤쳐 넓은 도로를 개설하는 공사가 진행중이다.
* 공사중인 한무당재. 이곳에 직면하면 우측 절개지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서 다시 도로를 건너 반대편 절개지 상단부로 올라가야 한다.
* 한무당재 반대편 절개지 상단부로 올라가면 신기하게도 때 아닌 철쭉이 피어있다.
* 한무당재에 조금 올라가면 신기한 나무가 나타난다.
서있는 곳에서 우측 절개지를 따라 내려가서 도로를 건너 반대편 능선을 향해 오른다. 반대편 능선에 이르니 이동통신탑과 여러 기의 묘지가 있다. 놀라운 것은 이곳에 때 아닌 철쭉이 피어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봄에 피어야 할 철쭉이 여름이 가고 가을이 깊어지는 이때에...
능선을 따라 오르니 갈림길이 나오고,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오르니 316.4봉에 이른다(13:01). 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간다. 완만한 능선을 오르내린다. 무명봉을 넘고(13:17) 우측으로 내려가니 안부사거리에 이른다(13;22).
안부사거리에서 직진으로 오른다. 또 완만한 능선을 오르내리게 된다. 키가 작은 소나무가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이곳에서도 멧돼지들이 등로를 파헤친 흔적이 자주 나타난다.
잠시 후에 삼거리에 이르고(13;46), 삼거리에서 직진으로 진행하니 갈림길에 이른다.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진행한다. 좌측으로 오르니 다시 봉우리 정상에 이른다(14:01). 정상에는 여러 기의 묘지들이 있다. 정상에서 우측으로 내려가자마자 안부사거리에 이른다(14:03). 안부사거리에는 돌무더기가 있다. 직진으로 오른다. 또 소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다시 안부에 이른다(14:27). 아곡재다. 아곡재에서 직진으로 오르니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한참을 힘겹게 오르니 봉우리에 올라서게 된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완만한 능선을 따라 오르니 관산 정상에 이른다(14;57).
관산 정상에서(14:57)
정상 중앙에는 큰 묘지가 1기 있는데 묘지 봉분 내에 삼각점이 있다. 이상하다. 무슨 사연이 있는 것 같다. 대구 백운회에서 세운 표지판도 있다. 많은 표지기가 있음은 물론이다. 내려간다.
* 관산 정상에 세워진 표지판
* 관산 정상에 있는 삼각점. 특이하게도 묘지 봉분 안에 있다.
급경사 내리막이 시작된다. 미끄럽다. 조심해야 될 것 같다. 잠시 후에 안부에 이르고, 안부에서 오르는데 이번에는 등로에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다. 봉우리를 넘고 내려가니 또 안부사거리에 이른다. 이곳 역시 낙엽이 수북하다.
그런데 주변이 지저분하다. 비니루 비료포대가 여기저기 널려있고, 빈 캔을 쌓아놓은 쓰레기 더미도 보인다. 누가 이런 산속에? 자기 양심을 버린 줄도 모르고...
직진으로 오른다. 작은 바위가 있는 봉우리를 넘고 내려간다.
좌측 아래로는 큰 저수지가 보인다. 안부에서 오르다가 내려가니 우측 편에 납골당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 등로는 임도처럼 넓은 길로 바뀐다. 좀 더 진행하니 9기의 묘가 안치된 대규모 묘지가 나오고 이곳에서 100여 미터를 더 가니 넓은 길은 좌측으로 이어지고 마루금은 우측 산길로 이어진다.
다시 소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등로에는 솔잎이 깔려있다. 누런 황톳빛이다. 정겹다. 가을색이다. 100여 미터쯤 가다가 묘지가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내려간다. 안부에 이른다(16:03). 안부에는 묘지가 있고, 묘지 아래에는 대나무밭이 있다. 이곳에서 마루금은 임도로 이어진다. 임도를 따라 오른다.
6~7분을 오르니 축사가 나타난다(16:190). 임도는 시멘트 포장도로로 바뀐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오른다. 이곳에서 양계장을 빠져나가는 등로에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축사를 지나면 양계장 앞을 지나게 된다. 개들이 짖기 시작하다. 환하게 불이 밝혀진 양계장 안에서는 끊임없이 닭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인부들이 나와 나를 주시한다. 죄송한 마음에 공손히 인사를 하니 표정이 바뀌고 인사를 받아주면서 으르렁대고 있는 개들을 말려준다.
* 축사 진입도로. 이 도로를 따라 계속가면 양계장이 나오고, 건물이 있는 끝에서 우측으로 진행하면 된다.
계속 오르다가 마지막 건물이 위치한 모퉁이에서 90도를 틀어서 우측으로 진행한다. 건물이 끝나는 지점에서 내려가면 좌측에 ‘영축산 200M'라고 적힌 작은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도 시멘트 도로를 따라 아래로 내려간다.
7~8분을 내려가니 다시 잿등에 이른다(16;27). 애기재에 이른 것이다. 애기재는 시멘트로 포장된 삼거리다. 이곳에서 도로를 건너 전봇대가 서있는 곳에서 산으로 오른다. 10여분을 오르니 만불산 정상에 이른다(16:38).
만불산 정상에서(16:38)
정상은 잡풀로 가득 매워진 넓은 공터다. 공터에는 진신사리탑, 진신사리탑 안내판과 불상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 마루금은 좌측으로 내려가게 된다. 좌측에 표지기도 보인다. 그런데 이곳에서 내려가면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 만불산 정상에 세워진 진신사리탑. 옆에 불상도 있다.
내려가는 좌측 초입엔 표지기가 있지만 등로 흔적은 거의 없다. 더구나 어두워지는 산속이라 등로에 깔린 낙엽은 산인지 등로인지를 모르게 만든다.
묘지 3기가 있는 곳을 지나 내려가니 임도처럼 보이는 곳에 내려서게 된다. 흙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마른풀로 가득하다.
임도처럼 보이는 등로를 따라 좌측으로 진행한다. 진행방향 우측은 탱자나무로 울타리가 형성되어 있고 바닥에는 몇 개의 탱자가 떨어져 있다. 여전히 표지기는 보이지 않는다. 잠시 후에는 비교적 넓은 묵밭 같은 곳이 나타나고 좀 더 내려가니 아주 넓은 초지가 나타난다. 그 아래에는 공장처럼 생긴 건물이 있다.
이곳에서 당황하게 된다. 표지기가 전혀 보이지 않고 허허벌판에 선 기분이다. 이곳에서 마루금은 좌측으로 이어지는데 그냥 감으로 판단해버리고 우측을 택해 내려간다. 이로써 잘 나가던 15구간의 종주가 막판에서 엄청난 실수로 이어진다.
마루금 반대편으로 내려간 탓에 여기저기를 헤매다가 1시간 정도를 알바를 한 후에야 날이 어두워진 상태에서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겨우 애기지 휴게소를 찾아가게 된다.
유념할 것은, 표지기가 없고 등로가 애매할 때는 반드시 개념도를 확인해야 될 것이다.
참고로 이곳에서는 초지가 있는 곳에서 우측방향으로 가지말고 송전탑이 이어지는 방향으로 내려가야 한다. 송전탑을 지나면 절개지 상단부에 이르고 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면 4차선 포장도로에 이르는데, 이곳이 아화고개다. 또 이곳에서 좌측으로 조금 가다가 굴다리를 통과하고, 다시 좌측으로 조금 내려가면 애기지휴게소에 이르는데, 이게 제대로 등로를 찾아가는 길인 것이다.
초지가 있는 곳에서 송전탑 방향을 생각하지 못하고 섣불리 판단한 것이 화근이었던 것이다. 애기지 휴게소에는 18:04분에 도착하였다.
* 15구간 마지막 지점인 아화고개에서 내려오면 나오는 애기재 휴게소. 길을 잘못드는 바람에 쌩고생을 하고 밤이 되어서야 도착하였다.
오늘은 이곳에서 마치기로 한다. 이곳에서 건천읍으로 들어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애기지 휴게소에서 13분 거리에 있는 아화버스정류소까지 걸어가야 한다.
어둠으로 변한 포장도로를 터벅터벅 걷는다. 가끔씩이지만 쌩쌩거리며 달려드는 자동차들의 위협에 깜짝깜짝 놀란다.
막판의 실수로 불필요한 쌩고생을 했지만 또 하나의 구간 종주를 마쳤다는 성취감에 위안을 삼는다. 밤이 깊어간다. 11월 중순의 토요일 밤이 또 이렇게 저물어 간다. - 끝 -
* 아화버스정류소에는 18시 15분에 도착하여, 20여분을 기다린 후 경주역행 300-1번 군내버스를 타고 건천읍으로 나와 시장 주변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건강나라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다음 날 16구간 종주 시작.
(교통편)
* 갈 때
1. 서울에서 포항까지
- 동서울터미널에서 포항행 시외버스 이용(07:00~19:00까지 40~50분 간격으로 운행. 심야버스 23:10, 24:00)
2. 포항에서 시티재(안강휴게소)까지
- 포항 시외버스터미널에서 06:00에 출발하는 버스 이용(약 35분 소요)
* 올 때
1. 아화고개에서 경주시외버스터미널까지
- 아화버스정류소에서 300번이나 300-1번 경주행 버스 이용(06:10부터 22:00까지 20분 간격으로 운행)
2. 경주에서 서울까지
- 경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동서울행 버스를 이용(07:40~ 19:40까지 약 1시간 간격으로 운행. 심야버스 23:00, 24:00)
- 경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강남행 고속버스 이용(06:00~20:10까지 약 1시간 간격으로 운행. 심야 24:00)
* 건천읍 건강나라 찜질방은 건천시장에서 200미터 정도 거리에 있으며, 건천시장 버스 정류장에서 약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는 소머리국밥을 아주 잘하는 강변식당이 있음
첫댓글 때아닌 철쭉이라니 /지금피면 어때서 /내나이가 어때서/보기만좋구먼/덕분에 구경잘했네
겨울로 접어드니 해가 짧아 일찍 하산을 해야할 듯, 그리고 낙엽이 저서 시야는 좋겠지만
낙엽에 쌓인 소롯길이 잘 보이지 않으니 길잃지 말고 언제나 안전에 만전을 또한 무리하지 말기를..
아차하는 순간에 사고는 나는 법이니.. 무궁한 안전을 빌고 빌며 건투를 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