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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아문예 권두칼럼>
21c문화의 지역구심주의와 고정인식의 전환
-사모정(思母亭), 백교(白橋)문학 그 요람의 터
엄창섭(가톨릭관동대 명예교수, 본지 고문)
1. 문제의 제기와 다각적 담론(談論)
모름지기 ‘천년의 시향’으로 일컬어지는 영동수부도시인 강릉(江陵)은 옛 하슬라(何瑟羅)의 땅이다. 지정학적으로 백두대간의 등줄기가 동해로 뻗어 내린 지역으로 자연풍광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빼어난 ‘영광의 땅’이며 예부터 문향이라는 역사성에 맞물려 지역민들이 ‘책과 독서문화를 주도해 왔음’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기술되어 ‘골골이 책 읽는 소리가 가득 찼던 고을임’을 고증하고 있다. 까닭에 조선시대 최고의 독서광인 율곡과 교산이 몸담은 공간임도 그렇거니와 국내 최초의 사립도서관격인「호서장서각」이 운영되었으며 일제강점기에 간행된 한시집인『예성시고(蘂城詩稿)』(1917)의 기술처럼 “명주(溟州)지역에는 시인이 많다.”라는 문헌상의 고증을 통해 이 같은 역사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지정학적인 측면에서 남대천을 중심으로 한 사주산(四柱山)을 경계로 ‘남으로 모산봉, 월대산, 북으로 땀재봉, 시루봉(증봉)’이 자리한 지역임에 견주어 차제에 최소한 지성인임을 자처하지 아니하더라도 그 자신이 몸담은 시간대와 공간에는 하나 같이 깊은 관심과 애정을 지녀야 할 바다. 차제에 강릉 경포호(鏡湖)를 중심으로 그간에 꽃피웠던 경호팔경의 정취가 메말라가는 현상은 더없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까닭에 최소한 정신작업에 종사자인 지성인을 자처하지 않더라도 응당 21c 문화의 지역구심주의의 시간대에서 밝은 미래사회를 열어가기 위해 다시금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관한 일관성을 지니고 전통문화에 관한 발상의 전환으로 끊임없이 지역문화의 관광 상품화를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각론하고 역사적으로 강릉은 옛 동예의 땅으로 『후한서』․『삼국지』동이전의 기록에 의하면 ‘예국에서는 10월에 무천이라’는 종교적 행사가 원시종합예술(Ballad Dance)의 분화발전에 곁들여졌음은 물론이거니와 국문학적으로 『삼국유사』에 향가 14수중에 강릉지역과 연관된 <헌화가〉와 〈해가〉가 수록되었음은 소홀히 지나칠 수 없다. 또 한편 『고려사』에 한역되어 전하는〈한송정곡〉을 중심으로 화랑의 차 문화와의 연계선상에 관련지어 기류문학, 한시 등에 관한 별견도 그 의미가 지대함은 다시 고려할 점이다. 아울러 『동국여지승람』에 ‘동쪽 바닷가에 있는 정자는 한송(寒松)이며, 북쪽의 호수 가까운 누대는 경호(鏡湖)인데 이곳은 모두 명승의 으뜸이라는 것은 경포대의 현판인 ‘제일강산(第一江山)’을 통해 명증될 것이며 유서 깊은 한송정(寒松亭)은 화랑인 신라의 사선(四仙)이 무술연마를 하고 때로는 노닐던 곳으로 이인로의『파한집』인 고문헌의 기술에 의하면 당시 사선을 따르던 무리 3천명이 심은 소나무가 지금도 창창하여 푸른 구름과 같은 차유적지임도 애정을 지니고 새삼 묵언으로 응시할 바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필자 나름으로도 오랜 날, 지역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은 물론이거니와 우리의 소중한 삶에 있어 누군가와의 만남이 때로는 운명적임을 역설해 왔다.
특히 21c 문화의 지역구심주의의 시간대를 맞아 돌이켜보면 10여년 남짓 시간을 지나쳤지만, 한때 본지의 편집인 및 주간을 담당한 당시에『아시아문예』통권 23호인 2011년 겨울호 특집대담으로 「사모정(思母亭), 사친문학 그 요람의 터-지사적 풍모의 권혁승, 효사상의 지평을 열다」와 맞물린 인간관계의 층위를 새삼 떠올리며 이번 호 권두칼럼을 「21c문화의 지역구심주의와 고정인식의 전환 –사모정(思母亭), 백교(白橋)문학 그 요람의 터」로 결부지어 기술하기로 한다. 당시 특집대담의 머리글에서도 “10월 한 달 내내 ‘문화의 달’ 행사를 주관한 김진무 추진위원장과 평소 권혁승 회장의 고교후배인 김영일 사장도 모처럼 자리를 빛내주어서 대담을 마칠 때까지 분위기는 한층 밝고 정겨웠다.”라고 기술했듯이 권혁승 회장은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이나 인간관계성에 있어 후배들에게는 더없이 인간적이라 온유하고 못내 자상한 편이다.
2. 영동지역 누정문학과 사모정의 대비(對比)
차제에 경포호수와 동해해변 주위에 정자(亭子)와 누대들은 역사의 숨결을 지니고 현재까지 강원도 문화재 중 30%가 남아있다. 그 같은 일례로 조선시대 숙종 당시(1714) 이중환의 『택리지』에도山水之勝 當以江原嶺東爲第一“라는 문헌상의 기록도 그렇지만 신라의 삼국통일 당시 김유신은 ‘花浮山에 진영을 치고, 팔송정(초당동과 송정동 일대의 송림 숲과 해변)을 군사조련장으로 활용하며 상당기간 주둔하였다. 또 한편 고려시대의 국문학 작품으로 〈명주가〉와 장진공의〈寒松亭曲〉을 비롯하여 고려 말 안축의 관동지방 절경을 읊은 『근제집』에 수록된 〈죽계별곡〉, <관동별곡>과 명종 때 문사인 김극기의 강릉 한송정에 관한 시문, 그리고 조선조 초기 홍장과 고려 우왕 때의 강원도 안렴사 박신과의 아름다운 로맨스인 <홍장고사(紅粧古事)>의 일화가 전함도 새삼 기억할 바다.
일단 개념정리 일면에서 누정문화란? 하늘과 땅과 누대(樓臺)의 경관과 흥취를 시문으로 읊은 것으로 중국 진나라 ‘난정(蘭亭)의 곡수연(曲水宴) 장면’에서 연유하였으며 그 하나의 대표적 일례는 신라시대 서라벌인 경주지역의 포석정의 보기일 것이다. 특히 우리가 국문학사에서 종종 거론되어지듯이 관동지역의 절경을 모은 시화첩인 관동10경(關東十景)은, 당시 강원관찰사를 지낸 김상성이 1748년 관내고을을 순시하면서 승경 10곳을 선정하여 채색화로 그려낸 것으로 그 당시 강원도의 남단인 ‘평해 월송정(平海月松亭), 울진 망양정(蔚珍望陽亭), 강릉 경포대(江陵鏡浦臺), 양양 낙산사(襄陽洛山寺), 삼척 죽설루(三陟竹雪樓), 고성삼일포(高城三日浦), 간성 청간정(杆城淸澗亭), 통천촉석정(通川叢石亭), 협곡 선담현(峽曲船髧峴), 형천 강선루(荊川降仙樓)’를 사실화로 담아낸 것으로 화폭의 상단에는 화제가 묵서되어 있다.
각론하고 송강(松江) 정철(鄭澈, 1536~1593)의 기행가사인 <관동별곡>을 통해 그 화첩의 가치는 더없이 빛난다. 또 한편 강릉지역의 누정문학이 수용하고 있는 풍부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을 관광 상품화로 보존 활용하는 방법은 지혜로운 삶의 일면임에 틀림없다. 그 같은 맥락에서 강릉지역의 누대의 변화양상은 어디까지나 조선시대의 사회변화와도 맞물려 있음은 유념할 일이다. 차제에 1456년(세조 2) 박시형의 「운금루기문」에 근거하면 고려말과 조선초 강릉지역의 대표적인 누정으로 의운루·운금루·한송정·경포대 등이 거론된다. 한편 16세기에 건립된 강릉의 대표적인 누정의 구체적 보기로 ‘해운정과 쌍한정, 태허정, 향호정’이 해당된다.
모름지기 ‘거울같이 맑은 호수’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인 경호(鏡湖)는 선비와 같은 덕을 가진 호수라는 뜻으로 ‘군자호 또는 어진개’라 불릴뿐더러 조선 중기 가사문학의 일인자인 송강은 <관동별곡>에서 경포대에 올라 한눈에 2㎞에 달하는 경포백사장과 짐짓 창해만리(滄海萬里)를 관망한 그 장관을 가사로 거침없이 읊어냈다. 그렇다. 이처럼 많은 누정 중에서도 경포대를 비롯해 해운정, 경호정, 금란정, 방해정, 호해정, 석란정, 창랑정, 취영정, 상영정은 당시의 문사들의 글감으로 다뤄졌다. 또 한편 경호는 현재는 호수의 둘레가 4km 정도에 해당하지만 1750년대의 민화를 참할 때 약 1백여 년 전에도 그 둘레가 약 16Km 가까이 되었음은 선교장(船橋莊)이 ‘배달이집’으로 일컬어지고 있음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경포팔경(鏡浦八景)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면 제1경 녹두일출(綠荳日出)은 한송정의 해 뜰 무렵 장엄한 붉은 기운이 경포호수와 어우러진 이채로운 풍광이며, 제2경 죽도명월(竹島明月)은 산죽으로 덮힌 죽도봉 너머로 뜨는 보름달의 달빛이 경포 호수를 적시는 경관 또 제3경 강문어화(江門漁火)는 오색달빛이 푸른 밤에 경포대에서 강문바다를 응시하면 집어등의 불빛이 항구의 눈부시게 투사되어 한층 더 바다와 호수에 반사되는 서정성의 미감과 연계성이 깊다.
아울러 제4경인 초당취연(草堂炊煙)은 호수의 동남쪽에 위치한 초당은 지형이 호수와 바다보다 낮은 듯이 보이는 평화로운 농촌의 풍광을 연상케 한 시적 상상의 이채로움에 견주어짐도 그렇거니와 제5경 홍장야우(紅粧夜雨)는 기녀 홍장의 로맨스를 스토리 텔링하여 새바위가 밤비에 촉촉이 젖는 정취에 해당하고, 제6경인 증봉낙조(甑峰落照)는 시루봉 쪽으로 기우는 황혼이 경호 수면을 붉게 물들이는 풍광이며, 제7경인 환선취적(喚仙吹笛)은 푸른 월광이 교교한 달밤에 환선정에서 들려오는 피리소리가 적조한 경포 호면을 맴도는 연유야 어떠하든 환선취적은 신선경으로 생각되는 곳에 옛 신선들이 바둑을 놓고 피리를 불며 즐기던 남다른 그 정회와의 관계성의 맞물림이며 마지막 제8경인 한송모종(寒松暮鍾)은 현재도 이 지역의 다도인들과 깊은 연계성을 맺은 한송사의 은은한 저녁 종소리가 적막한 경포호숫가에 맑게 울림하는 정겨운 그 감회는 오색달빛에 교교(皎皎)할 따름이다.
모름지기 『25시』의 저자인 게오르규가 “시인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회는 병든 사회라.”고 천명하였듯이, 따뜻한 정신기후의 조성을 위해 주의 집중하며 푸른 생명의 언어를 좋은 인간관계의 소통기표로 사용하고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는 관심사로 시대적 소임을 위하여 창조경영의 틀에서 고뇌와 성찰의 시간을 흘려보냈다. 혹여 심성을 가다듬거나 생명의 존엄성을 회복할 나눔의 미학이 비열한 이기주의로 치닫는 현재성을 보다 밝고 깨끗하게 만드는 인자(因子)임을 확증하였기에 우리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인 개아는 자연의 순차를 역행하지 아니하고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겸허함, 깨끗한 투명성, 어울림의 유연성, 그리고 공명정대하면서도 나무 가지 끝에 차오르는 물의 생리’에 맞물림은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발상의 전환이라는 차원에서 ‘살아 숨 쉬는 작은 일에’ 항상 감사하는 심사(心事)로 살며 예술을 통한 접목과 종교적 차원에서의 통섭(通涉)이랄까? 격랑의 세월을 지나쳐온 삶의 일상에서 사적으로 지난 2012년 11월 ‘우리 국민이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현실에 충격을 받고, 인간은 별처럼 존귀한 존재이기에 절대자가 창조한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워야 하는 소명을 다시금 절감한 끝에 좌절감에 사로잡힌 국민을 위하여 『나는 별이다』(예문사, 2012)라는 칼럼집을 엄도경 수필가와 공저로 묶어내었다. 까닭에 필자는 그 나름으로 ‘발상의 전환 즉 고정인식의 틀 깨기’라는 일면에서 ‘화살표(→)’를 ‘새표(↢)’로 바꾸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살 금지→지금 살자’나 ‘어디 (nowhere)→ 지금(now), 여기(here)’를 반전(反轉)시킴으로 곧, ‘지금 살자’는 것은 바로 ‘내게 무엇인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케 함으로써 인체여행의 논리성을 다시금 깨닫게 될 것이다.
3. 창조경영을 위한 효(孝)문화와 문제의 여지
모름지기 21c 문화의 지역구심주의의 시간대에 지역 예술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행정의 책임자나 정신작업의 종사자라면 융복합의 차원에서 ‘지방예술=지역경제’ 메뉴 얼을 창의적으로 구축하여야 한다. 그 같은 맥락에서 우리사회의 어려운 현실적 정황에서도 최소한 창조경영을 위한 예술 장르에 지대한 관심을 지닌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 역시 비록 불확실한 삶의 현장일지라도 “오늘은 내 인생 최초의 날이며 최후의 날이라.”는 소중한 생명감을 확장하고 타자에 관한 배려와 분별력, 그리고 공동체 인식을 지니고 가치와 유의미한 일을 수행할 바다.
까닭에 지나쳐온 시간대이지만 1580년 1월, 조선조의 최대 문사인 송강이 45세에 울진 망양정에 올라 망망한 대해를 응시하며 읊은 기행가사인 <關東別曲>에서 ‘바다 밖의 하늘과 하늘 밖의 절대적 존재의 근원까지 관심의 대상’으로 삼았던 기록을 새삼 가늠할 일이다. 따라서 송강의 <관동별곡> 중에서 강릉의 옛 풍속과 전통적인 환경조건은 “홍장(紅粧) 고사(古事)를 헌사타 하리로다. 강릉대도호(大都護) 풍속(風俗)이 됴흘시고, 절효정문(節孝旌門)이 골골이 버러시니, 비옥가봉(比屋可封)이 이제도 잇다할다.”와 같이 강릉의 지역성은 ‘절효정문(節孝旌門)’을 통해 그 정체성은 다시금 명증되어진다.
무엇보다 하찮은 조류 중 까마귀도 어미의 은혜를 안다는 뜻에서 예부터 자오(慈烏)나 효조(孝鳥)로 불러져왔다. 따라서 ‘자조반포(慈鳥反哺) 또는 반포보은(反哺報恩)’의 한자성어에서 반(反)은 '되돌린다.’, 포(哺)는 '먹는다'는 의미이며 반포(反哺)는 ‘받아먹은 것을 되돌려 갚는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효행이 백행지원(百行之源)임을 각별히 헤아릴 바다. 차제에 지난 2000년부터 ‘상생과 화합! 효충전소’를 테마로 하여 3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대전 효문화 뿌리축제>는 세계유일의 효를 테제로 전통적 가치를 축제로 승화시킨 공과가 검증되어 ‘3년 연속 국가유망축제’로 그 정체성을 확장하였다. 또 하나 격변하는 지식정보화사회에 몸담은 우리에게 전통적 가치추구에 있어 발상의 전환을 일깨우는 여세추이(餘勢推移)의 현명함은 한층 더 요청된다. 때문에 신구세대의 조화와 화합, 그리고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고정인식의 틀 깨기에서 일단 효(hyo)의 개념을 ‘Harmony Young and Old’로 확정짓고 합리적 해법의 일면에서 생산적인 문화상품으로 변형하여 확장 시킬 일이다.
특히 강릉출신의 원로 언론인이며 수필가로 효 문화전승에 앞장서온 권혁승(백교효문화선양회) 이사장은 효 문학의 활성화를 위해서 「백교문학상」을 제정하여 13년째 공모 시상을 하고 있으며 지난 2009년 강릉시 죽헌동에 「思母亭 공원」을 조성하여 행정당국에 헌납했다. 또 한편 강릉시의 행정적 도움으로 2016년 오죽헌에서 사모정 공원에 이르는 1.5㎞ 구간을 ‘어머니 길’로 확정했음도 뜻있는 일이지만 전통의 효 사상을 함양하고 세계화를 위해 국민교육의 기본방향을 제도화하는 일면에서『思親文學』을 간행하는 등 효 사상보급에 주도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같은 점에서 필자도 지난 2019년 10월 2일 국내 ‘명승 제1호인 소금강’ 입구에 풍류마을을 설립한 임병두 대표와 율곡의 <유 청학산기>를 기리는 ‘구도 장원길’의 복원과 조성을 위한 학술세미나 개최를 비롯한 작업도 타당성을 지니기에 유념할 것이다. 그 같은 연계선상에서 지난 2월 가톨릭관동대학의 인문학 강좌에서 권혁승 이사장은 「강릉 효 문화축제」개최를 제안하며 “역사적으로 영동의 수부도시 강릉은 우리나라 효 사상의 상징인 사임당과 율곡을 배출한 효의 지역에서 효 문화축제를 단오제처럼 세계인이 공유하는 정신문화 프로젝트를 융․복합적으로 변형시키면 관광·문화적 파급효과도 확대될 것임”을 역설하며 행정적인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수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까닭에 공간의 재배치로 시각적으로 처리된 조형물과 시비(詩碑)를 「사모정 공원」에 조성하였음에 견주어 그 같은 구체적 사례라면 강릉지역의 경우, 30여 년 전에 필자가 지역에 남다른 애정과 관심 끝에 행정당국의 도움에 힘입어 도립공원인 경포호 주변에 시비공원(20 여 개의 시비·조각물 설치)을 조성하여 문화콘텐츠사업을 지역의 관광문화상품의 영역으로 작게나마 변주시켜본 것이나 「2018평창동계올림픽」유치를 위해 행정기관의 재정적 도움 없이 필자가 「사) 강원도민대합창」을 이끈 그 결과가 내년 7월에 ‘70개굿 2만 5천명’이 참가하는 「강릉 세계합창대회」로 정체성을 확장한 양상에 비춰서 전통문화라는 인식의 추이(推移)는 조상이 물려준 정신유산의 토양에 지역문화의 차별성을 생산적인 역사 인식으로 전환하고 현대를 아우르는 대안을 구체화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열린 우주로 향한 활력으로 더 큰 ‘조선의 얼굴’을 재발견하는 시적 상상력의 확장으로 분단된 조국의 현실 정황에서 감정을 절제하여 예술문화를 살려내는 뜻깊은 정신작업을 권혁승 이사장의 한결같은 바람인 ‘지역의 효 문화축제로 제도화하고 확장 시켜 끝내 세계화’하려는 그 집념을 꽃피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바다. 모쪼록 ‘2%의 염분이 오염된 바다를 정화 시키듯 시대적 소임을 엄숙히 수행할 정신작업의 종사자라면 ‘극소수의 창조자’로서 타자 간의 진정한 생명감을 되살려 공동체 의식을 지닐 것은 물론 하고 당당한 존재감을 지켜내되 독자적인 ‘체취, 느낌, 사유가 응축된 따뜻한 정신기후의 조성’에 일관성을 지니고 몰두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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