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남곡한실
남곡한실(南谷閑室)은 나의 행복충전소.
2008년에 만든 방이니 어언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南谷이란 호(號)는 중학교 동기이자 서예가이신 설강이 권유한 것으로 南은 내 고향 보성의 남쪽을 의미하며 谷은 웅치 산골이라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나는 南谷이라는 별칭이 맘에 들었고 친구들도 어감이 좋다고 했다.
閑室(한가롭고 편한 집)을 둔 것은 내가 정년퇴임(8월 말)을 앞둔 그해 2월 교통이 편리한 전남대 후문 위 7층 빌딩의 맨 위에 자리했다. 미리 장서도 옮기고 컴퓨터도 설치하고 음악실도 꾸몄다. 친구들과 마주하기 좋았다.
閑室을 둔 것은 김충곤 선배님의 퇴임 전 화실을 두신 데에도 영향을 받았지만 이미 퇴임하더라도 조그만 오피스텔을 꿈꾸었고 그곳을 나의 출퇴근 근거지로 삼기로 했었다.
두어 번 자리를 옮기고 현재 나의 閑室이 자리 잡았다.
南谷閑室
문패 대신 南谷閑室을 대문에 걸고 마당으로 들어서는 순간, 산뜻한 정원과 시원한 현관이 나를 반긴다.
집을 나설 때면 아내가 배웅하기도 하고 또는 같이 승용차로 동행하여 이동하기도 하며 때론 버스를 탄다.
저녁엔 칼 퇴근.
아침 출근, 저녁 퇴근. 근사한 생활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閑室에는 응접실, 서실, 컴퓨터실, 영상음악실, 독서실, 작업실, 지하실이 있으니 내 맘대로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응접실은 친구들의 몫이다. 선후배, 사범 동기들, 동창회 집행부 친구들. 또 내 사랑하는 가족들이 모두 모일 수 있다.
서실이라고 이름을 붙이기는 했어도 코너에 글씨 연습하는 공간이다.
컴퓨터는 필수. 방마다 컴퓨터가 있지만, 따로 컴퓨터실을 마련했다. 하드디스크에는 저간의 내 생애 기록들이 담겼다. 대학 강의록, 기념사진, 수상록, 음악, 동영상, 각종 정보, 비망록, 강의안과 파워포인트, 연설문, 주례사, 스크랩, 주요문서... 이들 자료를 각 컴퓨터나 노트북에 중복해서 실어 두었다. 또한 외장 하드디스크에 담았다. 외장하드에도 동일 파일을 분산 저장했다.
뿐만아니라 내가 운영하는 카페나 블로그, 티스토리, face book도 여기에서 운영된다. 컴퓨터는 나의 인생 기록물인 셈이다.
영상음악실은 나의 애용물이다. 클래식 음악,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 클래식 연주실황, 고이 간직한 고전 영화, 드라마, 스릴러, 액션, 로맨스, 다큐 등.
대형 TV와 쓸만한 음향기기가 갖춰졌으니 가정극장인 셈이다.
AI TV는 실시간 또는 다양한 미디어를 제공하기 떄문에, 실상 따로 올드미디어를 준비할 필요가 없어졌다. 미디어를 이용하기 좋은 환경이다. 올드미디어는 이미 좋은 자료가 아닌 셈이다.
독서실이라 했지만 많은 책을 버렸다. 그래도 내 전공과 애장 도서는 책장을 메우고 있다. 상하방은 나의 독서실. 여기에 김제복 친구가 우남회에 기증한 도서 130여 권을 따로 기증도서 책장에 넣어두고 친구들이 언제나 열람하게 했으니 활용도 높은 도서관이다. 친구들에게는 문호를 개방해서 언제나 수시로 드나들 수 있게 했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도서실. 많은 이용이 있기를 기대하고 나 또한 읽고 또 읽는다.
복도에는 작업실 용구를 갖추려고 한다. 연장도 갖추고 재료도 준비하여 필요한 도구를 제작할 것이다. 지하실은 아직 구상 중이다.
이만하면 남곡한실에서의 내 생활은 만족이다.
응접실, 서실, 컴퓨터실, 영상음악실, 독서실, 작업실, 지하실에서 내 맘대로 행복을 찾을 수 있다.
(2023.1.15.)
남곡한실(南谷閑室) 위치
광주 북구 서암대로 196-1
(지번) 광주 북구 중흥동 324-38
첫댓글 문교수님의 南谷閑室은 교육자이며 학자로서의 연구실이고 그 인품에 모여드는 친구들의 사랑방,
南谷님의 閑室에서 오래 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