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루틴을 바꾸는 방법은 내가 바뀌든지 환경을
바꾸든지 둘 중에 하나인데
나의 변화는 지난하기에 가끔 일상의 탈피를 통해 나를 다른 곳에 놓아두게 된다.
그게 여행이다.
MT 날짜가 가까워 올수록 약간의 설렘이 일렁거린다.
작년에 가본 코스지만 같이 가는 사람이 바뀌면 여행의
색깔도 바뀐다. 우주처럼 팽창만 하는 인간 관계가
야유회를 통해 응축이 되고 가까워질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웃사촌이란 말이 있는데 바뀔 때가 되었다
이웃 삼촌이 맞는 말이다
같이 오래 지내다보니 잠달동에서는 분명 그리한 것
같다.
풍수원 성당에서는 고단했던 일상을 내려놓고
시간의 흐름 속에 놓여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횡성 호수는 물과 산과 길이 잘 어울어진
삼위일체의 공간이었다.
막국수 점심을 먹으며 입에게도 강원도에 왔음을
알려주고 강릉 솔밭 아래서 나만의 명상 제목은
<June is gone (6월이 가고 있다)>였다.
장미와 젊음과 사랑의 계절 6월의 끝자락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장미는 비에 젖지만 향기는 젖지 않듯이
나도 세월의 흐름에 젖어 있지만 향기는 잃지 말자.
태양의 양기가 넘어가고 달의 음기가 세상에 뒤덮히면
여행이 침묵하고 술이 발언한다.
5대양 6대주의 술이 나오면서
취하는 양상도 각양 각색이다.
누구 앞에서 노래를 불러 보았는가?
그것은 봉사이다.
누구 앞에서 춤을 추어 보았는가?
그것은 희생이다.
누구 앞에서 기타를 쳐보았는가?
그것은 기부이다.
이 모든 것은 보고 들으면서 박수를 쳐보았는가?
이것는 격려이다.
봉사와 희생과 기부와 격려가 버무려져
밤이 깊어질수록
인생의 쉼표는 더욱 깊어만 간다.
다음 날 아침 이른 시간 황태해장국을 준비하는
주방장에게 살며시 물어보았다.
"모든 음식 며칠 준비하셨어요?"
진중한 질문에 겁에 질려 대답한다.
"3일이요"
그렇다.
나는 3일동안 설레이기만 했는데 누군가는 준비하며
그 과정이 즐겁기만 했을까?
단체 여행 가서 내가 행복하면 분명 누군가의 수고가 뒷바침되고 있다는 사실을 또 한번 느끼게 되었다.
뮤지움 San.
1층만 구경하고 물가 카페의자에 앉아 멍때렸다.
"san아 san아 人生이 무엇이냐?"하고 물었다.
san이 대답하길
"나는 그걸 인간에게 가르쳐 준 적이 없으니
답을 얻으려 하지말라"
"san아 san아 이 카페 아메리카노 커피 값이
왜 이리 비싸 9천원이나 하냐?"
"카페가 좁아서 너무 싸면 사람이 몰려서
앉을 자리도 없다"
완전 자문자답 자뻑의 멍때리기다.
십여년 전의 야유회의 한순간이 지금와 그립듯이
먼 훗날 이번 야유회의 한 순간이
또한 무척 그리울 것 같다.
구경시켜주고, 태워주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아~~~또 가고 싶다.
첫댓글 김원기님의 신바람 덕에 원기충전 잘하고 왔습니다.
필요할 때 빛을 발하는 등대처럼 반짝거리는 절묘한 타이밍이 언제나 경이로와요.
"쌀아있네, 김원기!"
밤새워 수기를 준비하셨군요. 같이 갔다왔는데 이런 멋진 감회를 느끼고 글로 남기는 사람과 새벽속쓰림으로 나온 배만 쓰다듬는 사람이 있다니..
재치있는 MT 리뷰 덕분에 지난 시간이 더욱 빛나 보입니다 ㅎ
삼촌! 앞으로도 쭉 부탁드립니다 엠티 잼났어요 벌써 내년엠티가 기다려집니더
원기형아한테는
제주에서 쓰는 '삼춘'이라는 말이 제격입니다.
이웃 동네에 조금 연배 있는 분들을 남녀구분 없이 통칭해서 일컸는 말이지요.
남녀성을 넘나드는 분이신지라 더더욱 그렇습니다.
'원기삼춘'
준비하면서 마음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1박2일 모든 회원분들 드시는 모습보니 피로가 쏵 가시더군요. 감사합니다. ☺️☺️☺️
재밌게 잘 다녀오셨네요!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아~~ 공감백배의 글이옵니다~~
감사한 분들이 다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