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웠던 날이 어느샌가 선선한 바람이 아침 저녁으로 살갗을 움츠리게 한다.
찬란했던 꽃의 향연을 벌였던 벛꽃나무는 꽃만틈이나 일찍 낙엽을 거두어 들인다.
호박들이 하나 둘씩 나체로 딩굴고 감과 밤도 슬그머니 익어간다.
쪽파를 심었더니 어느새 싹이나서 파릇파릇 키재기를 하고 배추도 몇포기 심었더니
고라니가 와서 맛있는 간식으로 먹어 치워서 다시 심고 빙둘러 그물망을 설치했지만
그것도 소용없어 이젠 프랑으로 방벽을 쳤다.
지들도 먹고 살려니 어절 수 없겠지만 한두번이 아니니 좀 화가난다.
잎보다 먼저 나는 상사화꽃이 예쁘게 피었다.
이 가을 누군가를 기다리며 꿋꿋하게 피어난 꽃이 정말 아름답다.
벌초를 한 마른 풀 냄새가 정말 가을 풍치를 더해 준다.
가을!
작물의 결실을 바라보며 우리의 1년도 이젠 마무리하는 시간이 돌아온다.
벌써 일년이 얼마 남지 않은 느낌이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나도 잘 먹고 살 좀 찌워야겠다.
긴 팔소매 옷을 입고 가을 잠바의 깃을 세우고
가을 남자(추남)가 되어 자유로운 길을 걷고 싶다.
그동안 바쁘다고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도 만나보고...
손수 빚은 송편은 아니지만 미리 시식했다.
돈부가 들어가 배가 빵빵한 큼지막한 송편이 생각난다.
성묘도 다녀왔는데 하늘에 계신 부모님들은 추석을 잘 보내실는지
일상에서는 곧잘 잊어버리고 사는 내가 조금은 야속하기도 하다.
얼마전 교수님께서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는 분이 한분이라도
계신다면 행복하다고 하셨다.
정말 마음에 와 닫는 말씀이셨다.
언젠가 만나겠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는 열심히 행복하게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비 맞은 나뭇잎이 가을을 먹고 있네요.
아름다운 가을을 말이죠.
첫댓글 하하님들 가을 잘 즐기고 계시지요?
추석명절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사정상 미리 글을 올립니다.
우와~ 어느 때보다 더 반가운 마이프렌드 님. 멋진 가을을 맞이하고 계시네요. 덕분에 가을 풍경이 참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추석 잘 지내시고 하하모두나누제가 열리면 뵙길 기다려봅니다.
추석맞이 준비가 흠뻑 느껴지네요.
좋은 계절 맘껏 누리시고
건강하고 행복하시길요~😊
나뭇잎이 가을을 먹고, 가을을 거두군요. 호박이 딩굴고 있군요.
얼마전 난 생 처음
늙은 호박 조림
맛이 구수하며 부드러워
한 접시 추가했고,
오면서 호박 사다가 저도 따라 했는데 ,
완전실패, 했습니다.
냉장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습니다.
솜씨없는 제 손이 민망합니다.
탓 할 사람이 없습니다.
먹어본 대로
만들기도 쉽지 않습니다.
밟아 본 적 없는 텃 밭의
손길에 저는 예술작품으로
바라보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