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몇몇 글을 보다보니 어떤 분은 지나치게 냉정하고 어떤 분은 지나치게 삼성(이하 '돈성')에 대해 감정적인 비난만을 하고 계시는 것 같아서 제 의견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1. 근거없는 비난이나 과거사의 일부만을 지나치게 부각시키다 보면 비슷한 일을 우리 쪽에서 했을 때 그걸로 두고두고 다른 팀에게 욕먹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배영수가 얀 머리맞추고 헤벌쭉 한 사건을 비롯하여 롯데 선수들을 상대로 지나치게 잘하다 보니 호세가 배영수를 물리적으로 가격한 사건을 보고 두고두고 그거갖고 '배영수 까불면 또 호세 불러온다~' 이런 식의 비난을 계속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선수의 실력은 실력대로 인정해 주고, 선수의 자질이나 인격에 문제가 있다면 그점을 지적하면 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머리를 향해 공을 던진 일이 있다면 (감독이 시키든 안시켰든간에) 그놈은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놈이고 직업의식이 결여된 놈이다..정도로 해도 될 듯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배영수 잘할 때 마다 호세가 배영수 때린 사건을 들먹이며 배영수를 욕하는 건 롯데팬의 열등감 표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배영수가 잘한 일에 대해서는 인정하되,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런 점이 부족해서 안되는 선수다'라고 해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타자 머리에 대고 공을 던지고 실실 쪼개는 는 놈은 실력 여부를 떠나 직업의식이 결여된, 인간성이 드러워 싸가지가 없고 좋은 소리 못들을 놈...' 정도로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물론 롯데에도 이런 선수가 나와서는 안될 것이며, 이런 짓을 시키는 감독이 나와서도 안되겠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양상문 감독이 이런 점에서는 지나칠 정도로 매너를 지키더군요. 가끔은 선수 사기진작 차원에서 무리하지 않을 정도로 나서줘도 되는데..허허
2. 삼성라이온즈 비판하기
삼성의 실력 자체를 비난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삼성라이온즈가 명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이유로는
1) 과거의 해태 다음으로 많은 스타를 배출했고, 2) 다른 팀에 비해 20년이 넘도록 꾸준하게 강력한 타력을 전통적으로 지녀왔다는 독특한 팀컬러와, 3) 비록 제대로 된 우승은 한번 밖에 못했지만 대부분 5할이 넘는 성적과 통산승수가 패수보다 훨씬 많다는 전력상의 명문구단의 요건을 갖췄기 때문이며,
명문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이유로는,
1) 그 좋은 선수들을 두고도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야 보배라는 말처럼 기어이 프랜챠이즈 선수들을 이끌고도 제대로 된 우승을 한번도 못 이뤘으며, 결국 돈지x을 수없이 한 끝에 한국시리즈 1회 우승의 초라한(?) 전적을 가졌다는 점,
2) 전통적으로 타력이 좋은 대구야구의 프랜차이즈 선수들을 관리하는 구단의 안일한 태도가 스타급 선수 - 이만수, 장효조, 허규옥, 김시진, 강기웅, 김상엽, 박충식, 양준혁(해태 갔다 들어왔죠), 최익성 - 들을 외부로 내몰고 타팀 출신들로 채웠다는 점,
3) 2000년 이후 선수들을 육성할 생각은 않고 오직 돈만으로 비싼 선수들을 모아 우승병에 걸린 끝에 전체 프로야구계를 재미없게 만들었다는 점 - 아울러 배구계와 농구계까지 파탄으로 몰아넣었지요
4) 그밖에 1루측 관중석으로 컵라면이나 던지는 저질 관중들과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일부 인간 이하의 팬들, 1만 명 남짓 수용 가능한 수준낮은 야구장 (솔직히 사직이 낡았다고 하지만 대구 시민운동장에 비하면 메이저리그입니다)과 팀이 지고 있을 때 7회만 되면 야구장을 나가는 수준 낮은 관중들의 응원수준은 과연 이구단이 명문인가 의심스럽게 만드는 요소가 되지요.
결론은 삼성라이온즈의 칭찬할 점은 칭찬하고, 대신 비판받아야 할 점들은 논리적으로 비판해 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한 '명문이 아닌 이유'들은 비판의 대상이 되겠죠.
특히 오직 돈만이 전부라는 식의 트레이드와 선수영입으로 하마터면 야구판도 삼성판이 될뻔 한 점은 앞으로 10년간 비난받아 마땅한 불공정행위입니다. 물론 이점에 있어서는 롯데도 욕먹어 쌉니다. 이유는 반대죠. 지나치게 투자하는 팀이 욕먹는 이상으로 롯데프런트는 욕 직싸게 먹어야 합니다. 투자없이 성적이 안나오는 건 당연한데 그걸 응원한 우리가 4년 동안 당한거죠. 솔직히 올해 성적도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는데 투자를 안하니 불안할 수 밖에요...
이런 이유로 저는 현대의 김재박 감독과 김시진 코치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원래부터 비싼 선수가 아닌, 동계훈련기간 좋은 선수들을 발굴하여 시즌중 무리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프로선수를 양성해 내는가 하면, 기존의 스타급 선수들을 충분히 대우해 줌으로써 '적당한 자원으로 최고의 성적을' 냈고, 하마터면 2000년 이후 돈성에게 빼앗길 뻔 했던 '프로야구판의 즐거움'을 몇년간 지켜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 롯데팬 여러분은 아래를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어찌보면 삼성팬들이 제일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감독: 김응용(해태), 선동렬(해태), 서정환(삼성->해태->삼성),
코치: 한대화(해태), 김종모(해태), 이상윤(해태), 조충열(해태), 김평호(해태),
선수: 임창용(해태), 김현욱(쌍방울), 박종호(현대), 김기태(쌍방울), 박진만(현대), 김대익(롯데), 박석진(롯데), 김동수(엘지.현대), 김종훈(롯데), 그리고 심정수(현대)..
솔직히 이 명단만 보면 삼성라이온즈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하지만 이사람들 전부 삼성라이온즈 구성원이거나 멤버였던 사람입니다. 이런 선수단을 응원하는 삼성라이온즈 팬들... 그들은 이미 사랑할 대상을 잃어버린 사람들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기왕 온 선수들을 애써 좋아하려고 노력하면서 더욱 우승하려는 것인지도... 하지만 이런 선수들이 우승하는 게 팬들과 팀이 하나되어 일궈낸 우승인지, 일등주의 삼성그룹을 위한 우승인지는 우승한 뒤에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그들이 잃어버린 사람들로 코치진만 한번 구성해 볼까요..?
감독: 이만수
코치: 수석코치 박승호, 투수코치 김시진, 타격코치 장효조,김성래 주루코치 배대웅, 강기웅, 오대석...
불행히도 그들은 자충수에 말려 앞으로도 이런 멤버들로 우승할 가능성이 없어 보입니다. 물론 우승도 힘들겠지만...
저는 순혈주의를 지향하지도 않지만 롯데가 만약 절반 이상의 외부영입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우승을 만들어냈다면 롯데를 더이상 응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84년 최동원,유두열이, 92년 염종석,박동희,윤학길,박정태,김민호,김응국,전준호 이런 선수들이 만들어낸 우승이 아니었다면 우승같은 기분도 안들었을테지요.
비록 4년을 꼴찌한 팀이고 구단의 모기업이 뭐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 롯데는 응원할 선수가 많이 있습니다. 임수혁, 박정태, 박현승의 뛰는 모습을 다시 보기는 힘들어 보이지만, 아직 김민호,김응국,윤학길,김용철 같은 코치가 버티고 있고, 신명철,이대호,박기혁(헉..니가 언제까지 여길...),염종석,손민한,박지철,강상수(헤헤^^),주형광까지...
지금 성적이 좋기에 분위기도 좋은 것이겠지만, 혹시 다시 분위기가 나빠지더라도 우리는 돈성이 잘나간다고 비난하기 보다는 우리 롯데에 응원할 선수가 있다는 것을 즐거워하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 봅시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첫댓글 항상 몇몇이 분제죠. 어느팀팬이든..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멤버 보니깐.. 국가 대표 짜집기 한것 같네요.. 무신 외인구단들인줘~ 전부 소속이 왜 저럴까~~~
좋은 글이네요.. 박현승 어찌 됐나요...쩝..
이렇게 깔~끔하게 우리의 롯데에 대한 사랑과 그것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해주시다니...
브라보^ㅡ^/
와우~ 글 잘 읽었습니다.. 천프로 공감~!! 정말 와닿네요 ^^
박석진은 원래 삼성 -> 롯데 -> 삼성
김기태 삼성에 있나여??에스케이 아닌가염.ㅡㅡ//대타로 자주 나오등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