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숲 • 29
-클로리스
장미가 아름답다면, 오늘
그대 가슴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흠뻑
장미가 서럽다면, 지금
그대 가슴 한 쪽도 설움으로 복받치고 있다는 것이다
장미가 아팠다, 어제
그대 가슴은 쿡 쿡 뜨거운 상처로 복받치고 있었다는 것이다
영원 속 클로리스
아픔에 짓이겨져도 아름다운 그대여!
그냥 황홀해버려라, 저 황금빛 노을처럼
노란 병아리 앞가슴 색 장미 피어오르는 시간
아무도 몰래 심어놓은 발그레 향 깊은 골짜기에서
절대의 꽃잎 하나 피우며 숨죽인 아름다움이라는 이름의 그대여!
*클로리스: 꽃과 봄의 여신
행복의 숲 • 30
-소멸에게
어디선가
훅
향기가 풍긴다
어디선가
흰
꽃잎이 떨어져 계곡물 타고 흘러간다
아무도 모르게
향기 사라진다
아무도 모르는
시간이 타올랐다 사라진다
때죽꽃 피고 진 그늘엔
향기도
시간도
텅
비었다
물살이 입술을 축이고
나비가 허공을 흔들어 춤춘다
꽃살문,
그대라는 허공이 키스하는 동안
시간의 꽃잎 하나
날아와 앉더니
시간의 꽃잎 둘,
시간의 꽃잎 천만 생
모래알처럼
알몸을 쏟아놓고
흘러가다가
역류하다
몸서리친다
저 애무의, 저 눈물의, 바스러지는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