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비
6개월 전부터 준비해온 성모 성지 순례의 날이 임박해 오고 있다. 설렘과 기쁨으로 순례 일정을 짜고 나서, 항공편으로 프랑스 입국에 필요한 서류를 엄마 부탁으로 아들 승리가 인터넷으로 찾아 주었다. 백신을 맞은 뒤 7일이 지난 후에 비행기를 타면 코비 테스트를 안 해도 된다면서, 2차 맞은 뒤 280일이 지나면 백신 무효가 된다고 이 옵션을 적극적으로권장하였다. 결국 이런저런 고민 끝에 떠나기 일주일 전에 3차 백신을 맞고, 유럽 입국을 위해 dPLF( EU Digital Passenger Locator Form) 에 온라인에서 Register 했다. 등록할 때는 타고 가는 항공기 좌석 넘버까지 기록을해야 등록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다. 따라서 24시간 전에 온라인 Flight Check In 통해 좌석을 정한 뒤에 등록했다. 그리고 Spain과 Portugal 국경은 2주 전에 백신 맞은 것을 증명하면 다시 코비드 테스트 없이 통과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고민에 빠졌으나, 3차 백신 증명서를 프린트해서 제출하기로 하고 상황에 따라 현지에서 다른 옵션도 생각하기로 했다. 디지털 증명서와 함께 다른 서류들도 pdf 파일로 포도 앨범에 여행 서류 앨범을 따로 만들어 보관해 두었다.
이번 순례는 베로니카와 둘이 자동차로 이동하기에, 국제 운전면허증을 만들고, 만일을 대비하여 여행자 보험도 들었다. 비상 약품과 간단하게 식사를 준비 할 수 있는 도구도 챙겼다. (미니 후라이펜, 코펠, 미니 브루스터, 캠핑용 아이스박스<접을 수 있는 것> 양념 된장, 김, 마른반찬… 등등) 옷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셀폰과 카메라 베러리 그리고 밖에서 충전이 가능한 충전용 베러리도 준비하였다. 충전에 필요한 유럽용 어댑터 꼭 필요했다. 애플 air pod, 셀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할 수 있는 이어폰을 준비하였다. 방문하는 곳에서 영어로 설명을 듣기 위해서는 필수품이었다. 큐아르 코드로 앱을 다운받아 이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2주 동안 사용할 셀폰에 들어갈 유럽용 씸카드를 일주일 전에 오더하녔다. (20 G, international call 100분, 유럽통화 Text No Limited; CDN$56.00) 내비게이션은 구글맵을 기본으로 사용하고 만약을 위해 off line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방문 지역을 미리 다운로드를 받아 놓았다. 그리고 집에서 사용했던 오래된 내비게이션도 챙겼다.
처음 단둘이 하는 순례의 여정이 다가오면서 행복감이 몰려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시간과 돈과 마음의 여유도 함께 주신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하며 기도를 드렸다. “성모님 발현지 성지순례 동안 성모님의 도움으로 하느님의 은총을 입어 나의 부족함과 그동안 세속에서 묻은 때와 죄악을 벗어버리고 성모님이 주시는 하느님 말씀의 메시지를 따라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나이다. 저 자신을 성모님의 티 없으신 성심께 봉헌하오니 저를 참 그리스도인으로 변화시켜 주시어 다시는 죄의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생명을 하느님께 온 마음으로 의탁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축복하여 주소서!
하느님 아버지, 사랑하는 가족 이웃들과 사랑의 관계를 회복시켜 주시고 저의 입술을 다스릴 수 있는 천상의 지혜를 내려주소서.
나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부 하느님과 성령 하느님께 간절하게 청하나이다. 루르드, 파티마, 과달루페에서 발현하시어 당신 자녀들을 예수님의 성심 안으로 이끌어 주시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시고 축복하여 주소서!
아멘~
이렇게 순례에 필요한 물품과 마음을 챙기고 나니 더욱 성모님의 사랑이 마음속 깊게 느껴집니다.
그분에 겸손과 순종의 정신이 나의 내면으로…
- 출발과 프랑스 루르드
승리와 평화가 엄마 아빠를 공항까지 데려다주었다. 엄마는 그린 하우스에 텃밭을 잘 보살펴 주기를 승리에게 부탁하고, 나는 평화에게 루나와 형을 잘 보살펴 주기를 부탁했다. 형이 중요한 시험 준비 중이라 웬만하면 방해받지 않도록 집안일을 다 맡아 해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엄마 아빠가 없는 16일 동안 건강하게 본인들 일 잘하면서 강아지 루나와 텃밭을 잘 관리해 주기를 바랐다.
두 아이만 남겨놓고 떠나는 순례 여행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떠나는 날까지 이런 걱정 저런 생각으로 짐 싸는 내내 분주했다. 미리 준비는 했지만, 막상 떠나는 전날까지 잠을 일찍 자지도 못하고, 다음 날 피곤하고 지친 몸을 파리행 9시간 동안의 비행시간에 맡겼다.
그래도 베로니카와 출국 심사를 마치고 보딩을 기다리면서 나눈 이야기는 우리는 얼마나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가 많은지 서로 기쁨을 맛보기 시작하였다. 서로의 순례 동반자로서 이번 순례 목적을 나누었다. 나는 반복되는 나의 나쁜 습관적인 말과 삶의 태도를 깊이 성찰하고 바꾸는 것이다. 나 자신의 노력으로는 바꿀 수 없어 성모님의 도움과 하느님의 은총에 의탁하고자 결심했다. 철저하지 못한 태도, 적당히 일을 하려는 안일함, 세속의 일에 빠져드는 죄에 속성, SNS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는 일상, 자신의 건강을 잘 돌보지 않는 태도, 호기심으로 여기저기에 기웃거리는 욕심 많은 이기적인 태도, 불편함을 쉽게 포기하는 끈기 없는 태도, 한번 시작한 일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찾고, 이루려는 열정을 잃어버린 태도, 나열하면 나열할수록 형편없고 불쌍한 한 인간의 자화상을 볼 수 있었다. 성모님과 함께 묵상과 성찰을 통해 자신의 부족과 죄성을 인정하고, 무릎 꿇고 통회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하는 것이었다.
루르드 성모님께서 주신 축복과 은총은 회개였다. 루르드 둘째 날에 아침 미사 후 고해성사했다. 그때의 고해 사제는 미사 중에 뵈었던 노 신부였다. 그 분을 통하여 제가 성서에 나오는 돌아온 탕자 둘째 아들이였음을 고백할 수 있었다. 따스한 부드러운 음성에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느꼈다. 코비드 상황이라 기적수 침수는 허락되지 않았지만, 두 나이 많은 자매님의 안내로 탕 앞에 서서 함께 루르드 성모님께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올렸다. 축성된 기적 수로 머리와 눈과 입을 바르고 간절한 기도를 하였다. 생각과 말과 눈으로 세속에 물들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과 성모님의 메시지대로 참다운 그리스도인으로 다시 새롭게 태어나기를 청하면서, 영적인 치유 기도와 함께 기적 수를 마시게 하고, 육적인 치유 기도를 해주시면서 따라 하라고 하였다. 우리의 몸도 하느님께서 살아계시는 성전이니 거룩하게 보전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고, 우리는 아멘으로 화답하며 기쁨으로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나왔다. 나의 수호천사가 안내해 주는 그 자매님의 입을 통하여 저에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믿게 되었다. “내가 거룩하였으니 너희도 거룩하라고”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아멘~ 기적 수로 밥을 지어 먹고 누릉지 밥을 끓여 물을 마시기도 하였다.
떠나기 전에 역류성 식도염이 재발하여 약을 3주간 먹고 순례 중에도 계속 복용하고 있었다. 치유해 주실 것으로 믿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물을 받으러 언덕을 내려가 성당 옆 기적 수가 나오는 물터로 묵주 기도를 바치면서 향했다. 개인적으로는 순례팀과 함께 2006년에 이 자리에왔었다. 루르드 성모님 발현 동굴 앞에서 묵주기도 했던 것과 기적 수 침수 후 느꼈던 하느님의 은총이 새롭게 나의 영혼을 깨우고 있었다.
Ref. 성모 발현 성지, 프랑스 루르드,
성모발현(聖母發顯)
하늘나라로 들어 올림을 받으신 성모 마리아께서 특이한 방법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 보이신 일을 뜻합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발현 때마다 여러 메시지를 전달하셨는데, 이 가운데 특히 세계 평화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한 보속 기도를 당부하신 내용이 전해 집니다.
성모 발현은 여러 시대와 세계 곳곳에 있지만 그중 공식적으로 인정된 세계 3대 성모 발현지는 멕시코의 과달루페, 프랑스의 루르드, 포르투갈의 파티마가 있습니다. 천주교 신자에게는 그 어떤 여행지보다 의미 있는 곳입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종교를 떠나 경건하고 아름다운 체험이 가능한 성지입니다.
첫댓글 This time에서 지면 상
다음 주에 게재해 주시겠다고 연락 왔습니다
경건하고 성스러운 성지 순례를 경험하셨군요.
루르드의 성모 순례지 는 병을 앓는 순례자들을 위한 성스러운 작은 동굴, 조금 전에 랜섬 여행을 통해 주위를 삳삳이 돌러보았습니다.
성스럽고 고백적인 산문 수필 글. 맑고 깨끗한 글
내외분 영육간에 더욱 강건하소서.
소담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청야 선생님, 마음과 입을 다스리는 훈련이 되었고, 하느님 아버지의 은총으로 내면에 자아를 깊게 드려다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더욱 깊은 영적인 교감을 얻어 기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