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 개척자(6)
밤 12시가 되었어도 동네의 소음은 줄어들지 않았다. 이웃집과 판자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데다 대문은 물론이고 방문도 위아래 문틈이 한 뼘쯤이나 벌려져 있다. 마루바닥도 판자 사이의 틈이 있다 보니 소리가 다 새어 나가는 것이다. 자영이가 자는 방은 구슬로 만든 발이 드리워져 있어서 문이 없는 것이나 같다. 이영준은 응접실 겸 주방 겸 식당인 마루바닥에 타오와 나란히 앉아 맥주를 마셨는데 술 기운이 퍼지자 주위 소음이 반주 음악처럼 들렸다.
“그만 잘까?”
술잔을 내려놓은 이영준이 묻자 타오는 머리를 끄덕이더니 먼저 일어섰다.
“씻고 올게 먼저 방에 들어가 있어.” “같이 씻을까?” “싫어.”
눈을 흘긴 타오가 엉덩이를 살랑거리며 주방 뒷문을 열고 나간다. 입 안의 침을 삼킨 이영준이 침실로 들어갔다. 침실은 대나무로 만든 침대가 하나 놓여있고 벽에는 둥근 거울이 하나 붙어 있을 뿐이다. 옷은 옆쪽 벽에 옷걸이로 걸려 있었는데 깔끔했다. 대나무 침대에는 요도 깔려 있지 않았지만 이영준은 서둘러 옷을 벗고 팬티 차림으로 누웠다. 천정에 붙은 전등을 끌까 하다가 놔두었다. 옆집에서 아이 울음 소리가 들려온다. 여자의 투덜대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팔배개를 하고 누운 이영준이 다시 침을 삼키고는 불룩 솟아오른 팬티를 바라보았다. 누워 있으니까 내려다 보지 않는다. 그 순간 이영준은 섹스 할 때보다 기다리는 이 순간이 더 가슴이 설렌다는 생각을 한다. 이 설레는 시간을 더 갖고 싶다고도 생각했다. 물론 여자가 도망가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다. 그때 타오가 방 안으로 들어섰으므로 이영준은 숨을 멈췄다. 문고리도 없는 문이어서 잠글 수도 없고 위아래가 한 뼘쯤 터져 있는 터라 대가리는 안 들어 오겠지만 소리는 다 나간다. 다가온 타오는 목욕 타월로 가슴 아래를 묶고 있었는데 허벅지까지 가려졌어도 안은 알몸일 것이었다. 이영준의 시선을 받은 타오가 눈웃음을 쳤다. 그러나 시선은 마주치지 않았다. 이영준은 상반신을 일으켜 타오를 맞는 시늉을 했다. 남성이 팬티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솟아 있었지만 가릴 필요는 없다.
“불 꺼?”
하고 타오가 묻자 이영준은 머리를 저었다.
“그냥 둬.”
그때 타오가 수건을 풀어 늘어뜨렸다. 이영준은 숨을 멈추고는 홀린 듯이 타오의 알몸을 본다. 갈색 피부는 기름을 칠한 것처럼 번들거리고 있다. 물기를 먹었기 때문이다. 조금 여윈 어깨의 선, 그러나 허리로 내려오면서 선이 부드럽고 여유롭다. 그리고 둥근 엉덩이와 그 앞쪽의 도톰한 배, 그때 타오가 한 발을 침상 위로 올려놓고 오르는 찰나여서 짙은 숲 사이의 붉은 골짜기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으음.”
저도 모르게 탄성을 뱉은 이영준이 타오의 허리를 당겨 안는다. 그때 타오가 이영준의 팬티를 잡더니 끌어 내렸다.
“오.”
타오의 입에서도 탄성 같은 외침이 터졌다.
“크다.”
타오가 막 말을 배운 학생처럼 말하더니 두 손으로 이영준의 남성을 감싸 안았다. 기선을 빼앗긴 셈이지만 이영준은 타오의 허리를 감아 안은 채 누웠다. 그리고는 저도 타오의 골짜기 안으로 손을 집어 넣으면서 한 마디 했다.
“조개가 예쁘다.”
시적인 표현은 안 되었지만 지금 누가 그걸 따지는가? 따지는 놈은 미친 놈이다. (다음 회에 계속)
글_이원호|그림_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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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날마다, 좋을 순 없지만. 날마다, 웃을 순 있어요..^)^
행복한 하루, 좋은 하루 되시길요.~ ^(^
드디어 타오와 합방을 하는대목이네요. 타오도 이순간을 기다려온듯한 그런느낌 입니다 그러다가 이영준도. 떠나가면 언제올지 모를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