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산책] 프로야구 롯데 이대호
'웃음을 달고 사는' 미완성의 거인
4년간 기다려 온 '자이언트'가 나타났다. '야구의 도시' 부산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최하위였다.
국내 프로야구 24년 역사에서 4년 연속 꼴찌는 롯데가 처음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거포가 없다는 약점이었다.
2005년, 드디어 부산 야구팬들이 기다리고 기다려 온 거포가 뜨고 있다.
4번 타자 겸 3루수 이대호(24).
1m93㎝.120㎏에 허벅지 굵기 34인치, 허리 둘레 40인치의 진짜 자이언트다.
마산에서 선두 삼성과 3연전을 펼치던 지난 4일 롯데 숙소인 창원 드래곤 호텔에서 이대호를 만났다.
◆ 돼랑이 파워 롯데 선수들은 그를 '돼랑이'라고 부른다. 돼지와 호랑이의 합성어다.
이대호가 사용하는 배트의 무게는 900g.
외국인 선수들이나 쓰는 무거운 방망이다.
웨이트 트레이닝 때는 150kg을 번쩍 들어 올리는 장사다.
가까이서 보니 그라운드에서 볼 때보다 훨씬 컸다.
잠시 곁에 앉은 양상문 감독(1m76㎝)이 중학생처럼 보인다.
지난달 29일 잠실 LG전은 이대호의 진가가 발휘된 게임이었다. 이대호는 5, 6, 8회에 연속 2루타를 뿜어내며 혼자 7타점을 기록했다.
5일 현재 30타점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고, 홈런은 4위(6개)다.
그가 타석에 설 때마다 팬들이 '이대호'를 외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대호는 완성품이 아니다. 양 감독은 "아직 4번 타자 실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다만 장래가 있기 때문에 멀리 보며 키우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대호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이대호는 "공이 잘 맞지 않으면 어쩔 줄 몰라 하고, 그게 얼굴에 나타난다"면서
"진짜 4번 타자가 되기 위해서는 포커페이스가 돼야 한다"고 했다.
◆ "제 얼굴에서 불행의 그늘을 찾아보세요" 덩치는 크지만 얼굴에서 웃음이 한시도 사라지지 않는 미소년 모습이다.
구수한 부산 사투리에 구김살이라고는 전혀 없다.
인터뷰를 시작하고 나서 많이 놀랐다. 너무도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얼굴에는 그 사람의 과거가 그려져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리 밝을 수 있을까.
아버지는 세 살 때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곧 재가를 했다. 어린 손자를 거둬 주셨던 할머니도 고등학교 때 돌아가셨다.
세 살 위 형(이차호)과 함께 삼촌 집으로 옮겼고, 지금도 삼촌과 함께 살고 있다.
이대호는 "아버지는 사진으로 본 얼굴만 기억나고, 어머니는 3년 전쯤 연락한 게 마지막"이라고 했다.
그의 연봉은 7000만원.
지난해 활약을 인정받아 3700만원에서 거의 두 배로 늘었다.
그러나 "돈은 모두 형이 관리하고, 형한테 용돈을 타서 쓴다"고 했다.
이대호는 결혼을 약속한 애인이 있지만 "형 먼저 장가를 보내고 난 뒤 결혼하겠다"며 두터운 형제애를 보였다.
◆ 투수에서 야수로 소년 이대호는 어렸을 때부터 덩치가 컸다.
그래서 부산 수영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방망이를 잡았다.
야구는 그가 빗나가지 않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게 해 준 '부모'였다.
대동중과 경남고에서는 투수 겸 4번 타자로 뛰었지만 팀 성적이 부진해 큰 대회에 출전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한국 청소년대표로 선발돼 2000년 캐나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0타수 15안타(5할)의 맹타를 휘둘렀다.
한국의 우승에 크게 기여했지만 상복은 없었다.
이대호는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에 타자가 아닌 투수로 1차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스프링 캠프에서 어깨를 다쳐 타자로 전향해야 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롯데의 투수코치는 양상문 감독이었다.
양 감독은 "내가 좀 무리하게 훈련을 시켰는데 고장이 났다.
나 때문에 다친 게 아닌가 싶어 부담감이 있었는데 타자로 전향해 오히려 잘 돼서 짐을 덜었다"고 했다.
롯데의 재활군에서 3년간 방망이를 가다듬은 이대호는 지난해 전 경기에 출전해 20개의 홈런을 쳤고,
올해 붙박이 4번 타자가 됐다.
◆ 통산 400홈런에 도전 올해 목표를 묻자 "가을에도 야구를 하는 것"이란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다'는 뜻이다.
부산 사직구장 스탠드에도 '올해는 가을에도 야구 보고 싶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개인적인 목표는 20홈런에 80타점.
개막 한 달 만에 이미 6홈런, 30타점을 기록했으니 목표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
이대호는 "팬이 많은 데서 뛰니 신이 난다.
2군에 비해 대우도 잘 받고 사랑도 받으니 행복하다"면서 "은퇴할 때까지 400홈런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
아름다운 청년' 이대호였다.
*** 이대호는… ▶출생=1982년 6월21일, 부산 ▶가족=형 이차호(26) ▶체격=1m93cm·120kg ▶학교=부산 수영초-대동중-경남고 ▶취미=영화감상 ▶좋아하는 선수=박계원(전 롯데) ▶보유 승용차=산타페 ▶올해 연봉=7000만 원 ▶주량=소주 2병 ▶주요 경력=2000년 대통령배 부산예선 타격왕, 2000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 *****
전 대호 선수가 이런(!) 삶을 살았을 줄, 생각을 못했습니다.
오히려, 토실토실하고 귀엽고 밝은 표정덕분에, 부잣집 막내아들이겠거니..했는데 말이지요.
기사 읽는데, 너무 의외라...기가 막히기까지!
이대호..
난 이제 더 미친 듯, 그를 응원할랍니다. 훌쩍.
* 그런데 기사 옮기며 줄 편집하는거, 은근히 힘드네요. 심슨님은 당최, 어떻게, 매일, 저렇게!! 새삼 심슨님께 감사와 존경을!!
* 근데 대호선수 81년생 아닌가요? 기사, 잘못된거죠? |
첫댓글 '개인적인 목표는 20홈런에 80타점...' 안돼~~!! 대호군..!! 왜이렇게 꿈이 소박한것이야!! ㅜㅜ 올해는 홈런30개라네!!
여자친구도 상당히 미인이던댕......^^
대호햄 술도 그럭저럭 마시네요 ㅋㅋㅋ
82년생 맞는데요..
대호 백감독있을때 2군에서 맨날 술먹고 다닐때 아까운 선수하나 가는구나 생각했는데..재기해서 지금 저렇게 잘하고있는거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양감독이 믿어주니까 거기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잘할꺼라 하네요..
아침에 신문보는데 대호선수 있어서 놀랬음..ㅋ 사진이 참 귀엽게 나왔더라구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