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해지지 마
“주님의 종 모세는 주님의 말씀대로 그곳 모압 땅에서 죽었다. 그분께서 그를 모압 땅 벳 프오르 맞은쪽 골짜기에 묻히게 하셨는데, 오늘날까지 아무도 그가 묻힌 곳을 알지 못한다. 모세는 죽을 때에 나이가 백스무 살이었으나, 눈이 어둡지 않았고 기력도 없지 않았다.”(신명 34,5-7)
한때 일본에서는 시바타 도요라고 하는 100세의 할머니가 쓴 시집 <약해지지 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시집은 1백만 부가 넘게 팔렸고, 할머니의 시는 신문에 연재가 되고 달력으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93세의 전직 외교관 스테판 에셀이 발표한 <분노하라>는 책이 베스트셀러 1위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시바타 도요는 부유한 미곡상의 딸로 태어났지만 가세가 기울면서 여관종업원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어렵게 성장하였습니다. 33살에 요리사 남편을 만나 아들 한 명을 두었습니다. 할머니는 1992년 남편과 사별하고 난 이후부터 시를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주 늦은 나이에 시의 세계에 입문을 한 것입니다.
할머니의 평범하고도 단순한 그러나 한없이 진솔한 시를 읽고 자살을 포기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합니다. 할머니는 말합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약해지거나 포기하지 말라고. 꿈은 나이에 상관없이 평등한 것이니 나이 들어서라도 꿈을 가지라고 말입니다.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약해지지 마' 중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100세의 할머니가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깊은 감동을 주며 노년의 삶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지금도 아무런 외출 계획이 없어도 아침에 일어나면 화장을 하고 곱게 단장을 한다고 합니다. 흐트러지지 않는 자기 관리의 모습입니다.
프랑스이 문호 앙드레 지드는 “사람이 아름답게 죽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아름답게 늙어가는 일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영국의 노인 심리학자인 브롬리는 “우리 인생의 4분의 1은 성장하면서 보내고, 4분의 3은 늙어가면서 보낸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잘 늙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무기력하게 죽음만을 기다리는 한없이 약한 모습이 아니라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활활 타오를 수 있어야 합니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노년의 나이에 불후의 업적을 남긴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조각가 부오나르티 미켈란젤로는 로마 베드로 대성당 원형지붕의 작품과 피에타를 비롯한 무수히 많은 걸작을 남겼습니다. 그는 89세로 죽을 때까지 손에서 망치와 끌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는 “인생은 일하도록 되어 있다.”고 말하면서 쉬어가면서 하라는 제자들의 부탁에 “죽으면 영원히 쉴 텐데.”라며 창작의 열정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파블로 피카소는 70세의 나이로 새로운 형식의 유파를 만들고, 92세까지 작품 활동을 하였습니다. 20세기 최고의 첼리스트로 꼽히는 파블로 카잘스는 97세까지 새로운 곡을 연주하였고, 아인슈타인은 죽을 때까지 연필을 들고 수학문제와 씨름하였습니다.
성경에 보면 이스라엘의 지도자 모세는 80세에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이집트에서 4백여 년 동안 노예생활을 하고 있던 동족을 구원하였습니다. 그는 120세까지 살았는데 죽을 때까지 눈이 흐리지 아니하고 기력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인생 마지막 40년을 불꽃과 같이 살다 죽었습니다. 모세의 후계자인 여호수아의 친구였던 칼렙도 85세의 나이에 헤브론 산지를 전쟁을 통하여 차지하였습니다.(여호 14,6-12 참조)
평균 수명의 증가로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요즘 노년의 의미는 달라져야 합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